조용필 콘서트를 앞두고 전곡을 처음부터 듣고 있다. 그러며 내가 길에서, 집 아닌 곳에서 조용필 음악을 들을 수 없는 이유를 새삼스럽게 깨달았다. 조용필 전곡을 다 따라 부를 수 있음 자체는 특별할 것 없다. 특별히 더 좋아하는 곡을 나도 모르게 따라 부르기 때문이다. 나도 모르게 소리를 내며.
지난 추석 때 어머니께서 말씀하시길, 어째 언니와 나 둘 다 아버지를 닮지 않았냐고 했다. 노래와 관련한 부분이다. 언니와 나는 둘 다 음치에 박치인데 아버지는 그렇지 않고 어머니가 그렇다고 한다. 이런 것도 유전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려나 나는 지독한 음치에 박치다. 아마도 내가 음치와 박치가 아니었다면 음악하겠다고 설쳤을지도 모를 정도로 노래하는 걸 좋아했지만 음치에 박치임을 깨닫고 모든 걸 포기했다. 무엇이 잘 된 것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려나 이런 지독한 음치가 길에서 노래를 흥얼거린다면 이건 민폐지. ;ㅅ;
이번에 음악을 들으며 새삼 가슴을 친 가사는 “무정유정”의 한 구절
“천 조각난 달빛은 자꾸만 모이는데 두 조각난 내 사랑 그 정은 모을 길이 없어요”
아, 정말 죽이는고만.
가왕이여 ㅠㅠ
누가 사랑을 아름답다 했는가
차라리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
ㅠㅠㅠㅠㅠㅠㅠㅠㅠ
문득 생각하기를… “그대의 흰 손으로 나를 잠들게 하라”가 흰면장갑을 끼고 내 목을 졸라 죽여라는 뜻으로 읽히네요… 덜덜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