퀴어이론 맥락이나 어떤 언어를 전제하고 글을 쓰면 언제나 듣는 말이 어렵다, 못 알아듣겠다, 알아듣게 써라. 대중이라고 가정하는 사람을 염두에 두고 글을 쓰면 듣는 말이 왜 한국엔 아직도 퀴어이론을 깊이 다룬 글이 없냐, 왜 계몽적 글밖에 없느냐. (시기를 달리해서 나는 같은 사람에게 이런 요지의 반응을 접한 적도 있다.) 죽으란 소리다. 더 정확하게는 한국에서 퀴어이론을 하지 말라는 소리고 하려면 학문이 아닌 수준에서 하란 뜻이다. 한국의 퀴어이론은 학문수준이 아니란 평가를 할 수 있는 근거의 글만 쓰란 소리다.
나는 이런 식의 반응에 깊은 분노와 빡침과 화와 울분과 적대가 있다. 1990년대부터 LGBT/퀴어 관련 글을 여러 사람이 써왔다. 반응과 이해는 1980년대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공부는 하지 않으면서, 있는 글도 찾아 읽지 않으면서 무슨 글이건 어렵다고 떠들고 이론이 없다고 떠든다. 이론을 구축하려 들면 모르겠다고 하고 읽지도 않는다. 어쩌자는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