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연구자가 있다. 주변에서 그 사람을 토론자로 부르고 싶어하지 않고 학술대회에서 그 사람 논문에 토론자로 참여하고 싶어하지 않는 연구자. 박사학위는 있는데 논문을 읽으면 심각하다는 평이 먼저 나오는 연구자. 그런데도 엄청 성실해서 열심히 글을 쓰는 연구자. 그런 연구자가 있다.
그런 연구자와 관련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고민하는데 좋은 연구자란 무엇일까? 자기 위치에 대한 어느 정도의 인식도 있고 공부도 열심히 하는데도 주변에서 기피하는 연구자가 된다는 건 어째서일까? 사실 성실함은 연구자의 기본 덕목이지 장점일 순 없다. (껠바서 터진 나는 글렀어.) 그래서 “그래도 그 사람 엄청 성실하잖아”라는 평은 좋은 평일 수 없다. 물론 갈 수록 성실함이 좋은 평가 지표가 되고 있긴 하지만. ㅠㅠㅠ
아무려나 좋은 연구자가 된다는 건 무엇일까? 똑같이 공부하고 열심히 공부하고 자신의 위치를 질문하는 작업을 하는데도 차이가 발생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쪼렙이고 평생 학생이고 싶은 나 따위야 신경 쓸 이유가 없지만 그럼에도 종종 궁금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