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또 블로그 폭파를 욕망하며 블로그를 방치했다. 언제 즈음 이 욕망이 무덤해질까. 하지만 어차피 방문자의 70%가량이 검색봇이라면 까짓 비공개 블로그를 만들어도 무방하지 않을까, 구글드라이브 문서로 블로그를 대체해도 괜찮지 않을까란 고민도 진지하게 했다.
이 글은 금요일, 대구에서 강의 끝나고 서울가는 기차에서 쓰는 글(블로그는 트래픽 초과로 접근 불가). 그리고 되는대로 지껄이는 글.
올 들어 처음하는 강의인데 5시간짜리 강의여서 엄청 긴장했고 열심히 준비했다. 그랬더니 시간이 부족한 사태가… ;ㅅ; 우찌 이런 일이.. 허허허. 차분히 말한 것까지는 나쁘지 않았는데 3시간 자고 아침 6시 기차 타고 이동하느라 헤롱헤롱. 그래도 강좌 참가자분들의 피드백이 무척 좋아서 기분이 좋았다. 그분들은 어떨지 모르지만…;;; 지금 잠들려고 한시간 가량 눈을 감았다가 너무 피곤하면 오히려 잠을 못 잔다고 딱 그런 상태다. 내일(공개 기준으로 오늘) 퀴어문화축제 부스행사에 갈 수는 있을까. 걱정이다. 처음엔 허리 근육통 때문에 걱정했는데(사무실에서 참가 가능성을 50%로 봤다… 그니까 반반) 지금은 피곤한 게 걱정이다. 어차피 퍼레이드는 참가를 못 하기 때문에(근육통으로 퍼레이드 때 부스지킴이 낙찰!) 큰 무리가 없을 것 같기도 하다. 오히려 걱정은 그냥 앉아 있으면 허리에 무리가 별로 안 가는데 서 있으면 무리가 간다는 점이다. 부스 돌며 기증을 요청하려면 종일 계속 돌아다녀야 하는데 괜찮을까? 사람들의 예상 혹은 기대와 달리 퍼레이드를 시작하기 전에 귀가하는 사태가 발생할지도 모르겠다.. 허허허… 요근에 무리가 갔으면 치료에 시간이 많이 걸릴 거라고 했는데 얼마나 걸리려나… 무엇보다 일요일 하루 동안 피로와 근육 무리가 다 풀려야 할텐데 이래저래 걱정이다(월요일 아침 일찍 방문자 있음…).
암튼 강의 원고를 밤늦게까지 쓸 땐 몰랐는데(나는 강의 준비를 할 때 토씨 하나까지 다 쓰면서, 이 즈음 이런 농담을 해볼까라는 메모까지 다 쓰면서 준비하는 편이다. 실제 그 토씨 하나, 농담 하나 그대로 다 말하진 않지만… 그렇게 강의 전에 원고를 작성하고 강의 가는 길에 그 원고를 읽으면서 다시 정리하는 방식을 쓴다.. 그리고 그 준비가 충분하지 않으면 강의에서 망한다… 아직도 즉흥적으로는 어려워서… 역시 쪼렙!) 대구 가는 가차에서 졸린 눈을 억지로 뜨고 다시 읽다가 느꼈는데 이런 흐름으로 정리만 잘 하면 논문 한 편이 되겠다는 걸 깨달았다! 주요 논지가 패닉방어고 패닉방어로 자료집 아닌 출판을 기획만 하고 있었는데 대충 형태가 나왔다! 자, 나는 언제 이 작업을 할 것인다… 허허허… 이미 원고의 일부가 있는 것만도 여럿인데… 허허허… 젠더표현과 시스섹시즘 논문도 완성해야 하는데… 허허허… 박사논문도 진행해야 하는데… 허허허… 에라 모르겠다… 허허허… 허허허…
대구 가겠다고 4시 즈음 일어났는데 가장 먼저 한 일은 실론티를 한 캔 마시는 것! 그런 다음 밥을 챙겨 먹고(아침 잠을 줄여서라도 아침밥을 먹는 인간) 다시 실론티 한 캔! 기차 타서 강의 준비하며 또 실론티 한 캔. 커피를 마시지 않는 내가 잠을 쫓아야 할 때 마시는 건 홍차인데 홍차를 직접 타기 어려울 때가 있어서 실론티로 대체하곤 한다. 하지만 이것도 일 년에 몇 번 있는 일인데 밤을 새기 위해선 오히려 아무것도 안 마시고 낮에 잠을 깨기 위해 마신다. 커피를 끊었더니 이런 몸이 되었다. 오늘 밤(공개 기준 어제 밤)에 잘 잘 수 있을까…
기차 화면에 ㅈㄷㅁ 나온다. 꼴보기 싫어.
또 뭔가 쓸까 했는데 까먹었다. 졸린데 어쩔 수 없지. 10분 정도 지나면 기차도 서울역에 도착할테고.
아, 뭘 지껄이지… 이런 순간에 트윗했다면 폭트했겠구나. 의미 없는 내용을 중얼중얼중얼… 그만두길 잘 했다. 그곳에서 유통되는 정보와 논의가 궁금하긴 하지만. 집에 가서 덕질하고 싶은데 일단 누워야겠다. 덕질도 몸이 받춰져야 하는구나. 아쉽구나.
그나저나 6월 들어 올해의 첫 강의를 했는데 8월에 두 개, 9월에 하나 있다. 으아… 강의를 안 하고 싶어!!!라고 외쳤더니 정말 안 강의를 안 하게 되는 매직을 맛봤다! 후후후. 앞으로 계획된 건 자체 기획인 거고. 그리고 좀 심한 생활고를 겪고 있다… 강의 불러주시면 열심히 가겠습니다… 굽굽
암튼 거의 도착할 즈음이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