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아는 그 사람은 퀴어 혐오를 적극 비판하고 관련 활동에 적극이었다. 그리고 워마드가 젊은 세대 여성의 투쟁이고 고통을 말하는 행위이기에 충분히 함께 할 가치가 있고 그들의 목소리를 기록하는 것은 중요하다고 인식한다. 하지만 그 사람의 그 태도는 그 사람이 정확하게 그 위치에 있을 수 있음을 말해준다. 나는 그 사람이 일베에도 동일한 동정과 연민을 느낄 것이라고 믿지 않는다. 일베에 분노할 것이라고 확신한다. 하지만 일베도 혹은 한남도 언제나 억울함을 토로하고 어떤 투쟁과 고통을 말하고 있다. 자신이 권력자 혹은 혐오 가해자라는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부당한 공격이라고 믿는다. 그럼 왜 그 말은 듣지 않는가? 나에게 워마드의 어떤 행위는 일베와 같다. 워마드 계열이라고 불리는 집단, 혹은 래디컬 페미니스트라고 자처하는 집단(나는 그 자처에 동의하지 않지만 나의 동의가 무슨 상관이겠는가)은 끊임없이 트랜스를 공격하고 비난하고 존재 자체를 부정하고 조롱한다. 그 발언을 무시하고도 그들과 함께 할 수 있는 당신은 어떤 위치에 있는 사람인가? 그 발언을 결코 받아 들일 수 없는 나는, 그들의 어떤 활동은 지지함에도 그들과 결코 함께 할 수 없고 그들의 어떤 활동에도 동참할 수 없는 나는 어떤 위치에 있는 무엇인가? 예전에 노동 운동 하는 사람, 막시스트나 좌파를 자처하는 많은 사람이 노동해방되면, 뭐만 해결되면 ‘여성 문제’ 등 모든 문제가 해결될 거라는 식으로 최우선의,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할 의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워마드는 누구와 닮았는가? 그런 워마드 계열이나 래디컬 페미니스트를 참칭하는 이들의 태도에 동참할 수 있거나 연민을 느끼는 당신의 위치는 어디인가? 워마드라 불리는 이들의 목소리는 들을 가치가 있다며 함께 할 때, 그들이 그토록 조롱하고 비난하고 혐오하는 집단의 목소리는 들을 여유가 없었는지 묻고 싶다. 나는 당신이 낸 음반을 당신에게 반납하고 싶지만, 나는 당신에게 지금 시점에서 연락을 할 힘이 없다. 슬프고 분노가 치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