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한 학술대회에 참여해서 신지연 선생님이 광주에서 수도권으로 양육 출퇴근하는 노년을 인터뷰한 발표를 들었다. 그 발표는 광주와 수도권 사이의 이동이라 주중에는 자식의 집에 머물며 손자녀를 양육하고 주말이면 집으로 돌아가 병원 치료를 받거나 남편이 살아 있다면 남편 반찬 만드는 일로 바쁜 일상이었다. 이 발표를 들은 청중 중 한 분이 수도권 내에도 양육을 위한 이동이 많다며 함께 다루면 좋겠다는 의견을 냈다. 그 두 논의가 겹치자 다른 논의 사항이 떠올랐다.
정치권에서 노인의 지하철 무인승차는 계속 논란거리처럼 다뤄지고 제3 정치를 한다는 양당 기득권의 정수 중 한 명인 ㅇㅈㅅ은 무인승차를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경마장에서 하차하는 인구가 가장 많다는 혐오와 비난의 의도를 가득 담은 발언과 함께. 또한 무임승차는 지하철 운영에서 적자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말해질 때가 많고 무엇보다 무임승차하는 노인이 출퇴근 시간은 피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비난하는 말도 많다. 물론 무인승차는 교통복지, 의료복지 차원에서 논해야 한다는 논의도 있으며 무임승차가 수도권에 거주하는 노년에게 주로 혜택으로 돌아간다는 점에서 서울 중심주의라는 문제의식 역시 존재한다.
그런데 출퇴근 시간에 무임승차를 하는 노인이 자식의 자식, 손자녀를 돌보기 위해 이동하는 중이라면? 다른 말로 무임승차를 출산율과 양육의 문제 중 하나로 논의할 필요도 있지 않을까? 지금은 무임이지만 비용을 내야 한다면 이는 단순히 노년층의 문제만이 아니라 손자녀를 노인에게 위탁하고 있는 양육자의 문제이기도 하다. 그러니까 무임승차 논의는 이성애-비트랜스 중심의 가족주의 체계에만 제공하는 혜택이기도 하겠지만 동시에 노년만의 문제가 아니라 어린 아이를 둔 양육자에게도 중요한 의제가 된다는 뜻이다.
물론 나는 이 의제를 그저 미디어에서 다루는 정도만 이해하고 있어서 더 정교한 논의를 하기는 어렵지만, 누가 더 정교하게 논의해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