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지날 수록 망설임만 늘어나는데 그러다보니 언제 확신을 갖고 주장하고, 언제 의심을 하며 기다려야 하는지를 판단하기가 어렵다. 확신이 필요할 때 머뭇거린다면 그나마 낫지만 의심을 해야 하는 상황에서 확신을 가진다면 최악의 상황을 만들 것이며 그런 일이 쌓이다보면 불안이 누적된다. 이것은 피로함이라기보다 불안함이고 불안이 누적되다보면 실수와 잘못을 눈더미처럼 쌓여 내가 변했다는 또 다른 불안에 잠식된다. 사실 요즘 내 상태가, 뭔가 변했는데 그걸 명확히 포착하기 어려워 전전긍긍하는 상태다.
그러다보니 시간과 속도를 다시 고민한다. 좀 더 늦고 좀 더더더 느려도 괜찮지 않을까 하고. 2016년 연말에 한 강의에서 트랜스 범죄와 관련한 주제를 다루며, 나는 이 주제로 글을 쓰기 위해 7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그리고 7년의 시간이 지났고 여전히 그 주제를 쓰기에 나는 부족하다. 그리하여 다시 7년의 시간을 더 줄 예정이다. 이런 느리고 느린 속도. 한 번 삶의 패턴이 무너진 이후로 나는 더더욱 느린 속도를 필요로 하고 느린 속도로 진행한다고 해서 무어 그리 큰 일일까. 나는 고작 그 정도의 사람이고, 이것은 비하가 아니라 비하하지 않기 위해 자신을 더 정확하게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하다. 내가 존경하고 역할모델 같은 분들처럼 살아가기를 바랐지만 나는 그렇기 힘들다면 적어도 어떤 태도, 의심해야 하는 상황에서 조심성을 갖추는 태도를 견고하게 훈련해야 하지 않을까…
뭔가 글이 두서가 없는데, 블로그 프로그램을 바꾼뒤 모바일로 글을 작성하기가 수월해졌고 그래서 X처럼 가볍게 쓰기가 쉬워졌다. 그렇다고 자주 쓰지는 않지만 두서 없더라도 메모라도 남기자는 기분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