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개가 된 사나히(고연옥/구자혜)

일요일에 ‘벼개가 된 사나히’를 관람했다. 생각보다 사람이 적었는데, 이 공연만이 아니라 내란 사태라 공연계의 타격이 크다는 말을 들었다… 얼른 내란 우두머리와 동조자들 모두를 잡아들여야 하는데 뭐하나 싶네.

암튼 여성국극이라는 이름으로 나온 공연 <벼개가 된 사나히>는, 어떤 의미에서 여성국극의 전통에 가장 충실했다. 여성국극과 관련한 논의가 나오던 초기에 읽었던 논의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기존의 전통과 규범, 통상적인 문법 등을 깨는 파격이 중요했다는 점이었다. 사회적, 기술적 변화가 있으면 그것을 적극 반영하며 여성국극을 계속해서 갱신했다는 논의는 여성국극을 누가 어떤 포인트에서 구성할 것인가에 따라 전혀 다른 형식과 입장으로 전개되겠구나 싶었다. 또한 사회적 고민과 질문을 어떤 식으로 여성국극에 담아내며 새로운 경로와 사회적 맥락에 닿을 것인가가 중요한 지점이었다. 정확하게 이런 맥락에서 나는 이번 작품이 여성국극의 자기갱신을 치열하게 고민한 작업이라고 느꼈다.

일단 추가 2회를 더 예매했다. 언제나 그렇듯 구자혜 연출의 작업은 두세 번은 더 관람하고 싶은 매력이 있고 이번에도 그렇다. 무엇보다 국극 배우들의 소리가 좋아서 그냥 감상하고 싶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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