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개가 된 사나히에는 80대 여성국극 배우 이미자, 90대 여성국극 배우 이소자가 나온다. 두 배우의 출연은 계속해서 감사하고 또 감동적인데, 단순히 역사적 두 배우의 출연 때문만은 아니다. 이 공연은 기존 여성국극의 관습과 규범성을 근본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있는데, 두 배우는 기존 여성국극의 규범성을 체현하는 인물로 등장하는 것으로서 자신들이 만든 역사의 부정적 측면을 직접 재현한다. 동시에 이 공연에서 그 부정적 측면을 문제삼고 재구성하고자 하는 작업에 후배 배우들과 함께 한다. 역사를 만든 이들이 자신들이 만든 역사와 관습, 규범성을 새로운 흐름과 함께 하는 것으로 여성국극의 새로운 약속을 만든다. 무엇보다 새로운 세대만 참가하는 공연이었다면 자칫 세대 갈등처럼 오해되었을 장면을, 두 배우의 참여로 인해 이런 반성과 도전이 여성국극의 관습이라고 설득한다. 그래서 소년과 왕자 사이의 욕망이 재현되는 장면 등은 특히나 인상적이었다. 이런 이유로 두 배우의 출연이 감동적이고 또 계속 곱씹으며 배우고 싶은 태도이기도 하다.
이 공연, 안 본 사람 없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