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디오스타] 2006.10.13.금요일. 6회, 21:40, 6관 9층, I-12
영화와 놀다가 이준익 감독은 게이가 아닐까하는 느낌을 받았다. 푸훗. 이러다 모든 영화감독을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로 만드는 것 아닌지 모르겠다. :p
굳이 따지자면 영화를 읽을 시간이 없었다. 수업 준비와 회의 및 세미나 준비, 25일에 있을 발표준비(한글논문 2개, 영어논문 7개, 영어책 2권을 요약해서 선생님에게 발표해야 한다, 후후후) 등등으로 영화를 읽으러 간다는 건 사치에 가까운 상황. 그럼에도 지난주부터 영화를 읽고 싶다는 욕망이 몸을 태웠고 결국 아트레온으로 향했다.
영화를 읽으며 이 감독은 게이가 아닐까 싶었다. 아닌 척 하지만 최곤(박중훈 분)과 박민수(안성기 분), 영월중계소의 국장과 음향기사, 이렇게 둘의 관계는, 후후후. 직접 읽으면 알 수 있어요. 🙂
이 영화가 재미있었던 건, 라디오를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보내는, 일종의 선물 같은 느낌 때문이다. 라디오 청취를 좋아하는 루인에게 이 영화는 같이 놀 수 있는 느낌이었고, 그래서 “라디오천국” 같은 느낌을 준다. 더구나 이 영화에서의 라디오 프로그램인 “최곤의 오후의 희망곡”은 루인이 가장 좋아하는 “정선희의 정오의 희망곡”을 바꾼 것이고, TV에서 안 하는 건 아니겠지만 라디오에서 들을 수 있는 청취자와의 전화연결, 그리고 청취자가 어떻게 반응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의 대처 등등. 아, 뭐라고 할 수 없는 이 느낌들을 어떻게 풀어야 할까.
이 영화의 또 다른 재미는 노브레인의 열연. 후후. 비틀즈를 비롯해서 유명 락밴드를 분장하는 장면도 장면이지만, 이 영화에서 손꼽을 장면 중 하나는 [Abbey Road] 표지 디자인을 패러디하는 부분이다. 비틀즈를 분장하고 나와선 최곤과 박민수를 따라가며 횡단보도를 건너는 데, 이 순간 표지 디자인을 패러디하며 재현한다. 그 장면에 넘어가라 웃었는데, 혼자 웃고 있더군;;; 아니면 혼자 너무 웃은 것인가ㅡ_ㅡ;;;
그런 느낌을 받았다. 이준익 감독이란 사람, 영화는 참 잘 만든다고. 사실 지금의 감흥으로는 이 영화를 다시 읽고 싶은 유혹을 마구마구 느끼고 있다. 물론 이 감흥은 이 영화에 대한 것이기도 하지만 라디오청취자로서의 감흥에 기대는 면이 크다. 보이는 라디오처럼 이 영화는 그런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이 영화 평이 다들 좋네요. 조만간 꼭 봐야겠습니다. 🙂
음악이 참 사람을 끈다는 느낌이 많이 들어요. 그래서또 읽었어요. 헤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