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언어부터 바꾸길

종종 트랜스젠더하면 기존의 이성애나 남/여 구분을 강화하는 것 아니냐는 비난을 듣곤 한다. 물론 질문자에 따라 좀더 섬세하게 하거나 다소 거칠게 하거나,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그다지 다르다고 느끼진 않는다.

사실 이런 식의 말들은, 레즈비언에게, “다 좋은데 부치-펨 관계는 이성애모방 아니냐”는 말과 마찬가지로 틀에 박힌 반응으로 느낀다. 퀴어든, 동성애든, 트랜스젠더든 상관없는데, 그래도 한 마디 훈계를 하겠다는 태도. “나는 이렇게 비판할 수 있을 정도로 안다”는 태도로 느껴진다고 할까.

이런 대답에 대한 비판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냥 간단하게 대답하면, 그럼 당신은 “강호동”이 당신 옆을 지나갈 때, “여성”으로 대할 수 있느냐고 물어보려 한다. 자신의 태도는 조금도 바꾸지 않은 체, 너무도 쉽게 “남성” 아니면 “여성”이라는 구분을 사용하면서, 거의 모든 설명을 양성에 기반을 두고 있으면서 이런 식으로 비난하는 말을 들으면, 사실 그저 웃기기만 할 뿐이다.

많은 걸 바라는 게 아니다. 상대방이 당신에게 커밍아웃을 하기 전까지(물론 당신도 상대에게 커밍아웃을 해야 한다, ‘이성애자’이기 때문에 커밍아웃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믿는 것만큼 오만과 착각도 없다) 상대방을 멋대로 재단하지 않는 것, 그리고 그런 상태에서 소통을 시작하는 것, 다만 이 뿐이다. 물론 이건 출발점일 뿐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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