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공동연대 문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하는 과정에서(비록 루인은 문화제기획단은 아니었지만) 예전에 사용했던 리플렛을 볼 기회가 생겼다. 그곳엔 “Transgender? Transgender!”란 제목의 설명글이 있었는데, 그 내용이 루인이 가장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일테면 트랜스젠더/성전환자는 “정신적인 성과 육체적인 성이 불일치하는 사람”이란 식으로 설명한다거나, 취직, 학교 등에서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를 얘기한다거나.
당장 시간이 바쁘다고 하더라고 이건 고치지 않을 수 없었다. 그러며 두어 번의 수정을 거친 내용이 지금 이 글. “시비조다”, “공격적이다”란 평을 들어서 나름대로 “착하고 순하게” 바꾸는 작업까지 거친 내용이다. 믿거나 말거나. 흐흐.
트랜스젠더는 “정신적인 성과 육체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는 사람”이라고 너무도 ‘쉽게’ 그리고 너무도 자주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트랜스젠더/성전환자들이 겪는 ‘고통’과 ‘긴장’은 자신이 인식하는 성별과 다른 사람들 및 사회 제도가 요구하는 성별 사이에서, 바라는 몸의 형태와 호르몬 등으로 변하는 몸의 형태 사이에서 발생합니다. “정신적인 성과 육체적인 성이 일치하지 않는”과 같은 표현은 이러한 긴장과 고통을 성전환자/트랜스젠더 개인의 문제로 돌리고, 그것이 사회 문화적인 맥락에서 발생한다는 걸 은폐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지금 이 사회에 살며 고통과 긴장을 경험하고 있습니다.
흔히 트랜스젠더/성전환자는 “성별위화감”, “수술 자체의 위험과 부담”, “직업 찾기의 어려움” 등을 겪기에 법이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지금까지 너무도 자주 이런 식으로 우리를 재현했고, 그래서 끊임없이 우리의 고통을 증명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꼭 이렇게 고통을 전시하고, 얼마나 고통 받고 있는지를 호소해야만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지 물어야 합니다. 꼭 고통을 받아야만, 그래서 피해자나 희생자가 존재해야지만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건 아니니까요. 고통을 전시하지 않고, 고통을 얘기하지 않으면서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는 운동을 지향합니다. 그리하여 동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소통하고, 이러한 소통 과정에서 변화할 수 있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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