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 편집장에 대해 쓴 적이 있다(이글).
최근 편집장의 역할에 대해 다시 고민하고 있다. 편집장이란 자신의 의견을 기고자들에게 투여하고 그래서 자신의 의도와 취향에 맞춰서 편집하는 사람인 건지, 기고자들의 능력을 최대한 끌어내면서 그 능력을 적절하게 배치하는 사람인 건지. 물론 루인은 후자를 좋아한다. 기고자들의 목소리와 언어를 최대한 살리면서도 부족하다 싶은 부분은 더 끌어내고 그것을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는 능력이 좋은 편집장이고 같이 일하고 싶은 편집장이라고.
편집장이 자신의 주장을 기고자들의 글에 투여하고 그래서 편집장의 언어로 기고자들의 문장이나 언어들을 바꾼다면 그 편집장과는 같이 작업을 하고 싶지 않고 심할 경우 편집장이 바뀌어도 그 매체엔 글을 싣고 싶지 않다고 느낀다.
예전에 그런 경험이 있었다. 루인의 글을, 루인이란 이름으로 나간 건 아니지만, 편집장의 주장에 맞춰 바꿔버린 경험. 그렇게 바뀐 내용이 루인의 몸에 드느냐면 전혀 아니었다. 심지어 루인이 주장하지도 않은 내용과 사용하지도 않는 언어들로 바뀌어 있었다.
편집과 관련한 고민을 다시 하고 있다. 물론 루인이 편집장을 할 리 없지만, 루인 역시 좋은 편집장일 리는 없다. 루인이 비판하는 언어들과 내용을 잘 못 참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블로그나 사전 검열 없는 기고 형식을 좋아하는 건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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