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쨌거나 한 수업에 특강강사로 초빙받아서 두 시간 동안 횡설수설하고 왔다. 덕분에 아침부터 [트랜스아메리카]와 [미녀는 괴로워]를 다시 읽었고 전에는 지나친 부분들을 다시 읽어서 좋은 만큼이나 두 작품 모두 쉽게 읽을 수 없는, 읽고 있노라면 괴로운 작품임을 새삼 깨닫는다. 하지만 바로 이런 이유로 몇 번이고 더 읽을 예정이고, 만약 언젠가 어디선가 시간강사를 한다면, 몇 주에 걸쳐 영화를 같이 읽고 얘기를 나누는 식으로 수업을 진행해도 괜찮겠다고 느꼈다.
(한글로 이루어진 트랜스젠더 관련 글들이 거의 없다는 점도 그렇지만, 어떤 의미에서 영화가 좀 더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이다. 대충 꼽아도 10편 정도는 되겠다: [내 어머니의 모든 것], [소년은 울지 않는다], [크라잉 게임], [메종 드 히미코], [폭풍우 치는 밤에], [천하장사 마돈나], [트랜스아메리카], [미녀는 괴로워], [드랙퀸 가무단], 등등. (몇 개는 일부로 제외))
두 시간 수업 중, 한 시간 정도 루인의 원퍼슨쇼를 하고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기로 했지만, 혼자서 떠들고 나니 30분이 지났다-_-;; 사실 그렇게 많은 준비를 하지는 않았다. 질의응답을 중심으로 구성할 계획이었기에. 다행인지 많은 사람들이 질문을 했고, 루인은 어김없이 다시 질문을 던졌다. 결국 나중에 한 사람이, 질문을 하면 어떤 답변을 하는 것이 아니라 질문자에게 다시 질문을 던지기만 한다는 지적을 받았을 정도. 어쩌겠어요? 이게 루인의 방식인데… -_-;;;
사실 강의실에 들어갔을 때 당황한 건, 대형 강의실에 사람들이 꽤나 많았다는 점. 한 20~30명 정도 듣는 수업이라 짐작하고 들어갔는데, 아니어서 상당히 놀랬다. 왜냐면 사람들이 트랜스젠더와 관련해서 어느 정도 알고 있는지를 알아야 얘기를 진행하기 편한데, 사람 수가 많은 것도 그렇거니와 강의실 형태 자체가 강사 중심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수강생과 강사가 소통하기 좋은 구조가 아니었다.
어쨌거나 내용은 거의 기억이 안 나지만, 한 시간 정도 지나니까 강의실 전체가 보이고 사람들의 모습과 표정이 보이더라는 건 중요한 성과이자 체험. 조금씩 배워가는 것이 중요하니까. …이건 어디까지나 루인의 입장이고 루인의 말을 듣고 있었을 사람들에겐 참 미안해요…
그 수강자들이 부러워지는걸요?
흑.. 그 자리에 안 계셔서 그래요.. 끝나고 돌아오는 길에 어찌나 미안하던지… 흑흑
묻는 답에 묻기.. 그거 미국 로스쿨에서 쓰는 소크라테스 교육법..-_-
푸핫, 소크라테스 교육법.. 낄낄낄
난 루인의 물음에 묻기 좋던데 ㅎㅎ
에헤헤. 루인도 R과 얘기하는 거 좋아요 🙂
물음에 다시 묻기가 맥락을 짚으며 모색하는 과정이고 그래서 소통하는 과정인데, 이걸 싫어하는 사람들도 꽤나 많더라고요.
와와 멋지세요. 루인님의 강의가 듣고 싶어지는데용? ㅋ
흐흐흐. 아마 듣고 나면 “아니 어쩜 저렇게 횡설수설할 수가 있지”라고 느낄 거예요. ㅠ_ㅠ
좀 더 익숙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고 있어요. 🙂
캔디로 루인하고 이야기 하는거 좋아요 +_+
근데 왠지 ㅌㄹ씨의 표정을 알 수 있을 것만 같아요.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