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외로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음.
영화 [스파이더 릴리]에, 샤오뤼(?, 였는지 다른 한 명이었는지는 긴가민가)는 다케코에게 문신을 하러 가며, 살이 찌거나 해서 몸이 변하면 문신도 변하겠지, 라는 말을 한다. 질문 같지만 질문이 아닌 일종의 혼자말로. 현실로, 실재인 것으로 남아 있겠지 하는 흔적도 세월 속에선 변하기 마련이다.
샤오륑(?, 이름이 긴가민가 하니 때때로 바꿔가며 부른다는 -_-;;;)은 다케코에게서 문신을 하는 도중 다케코와 헤어지면서, 기억은 환상이어도 문신은 현실(혹은 실재)이라고 중얼거린다. 몸에 분명하게 남아 있다고 믿는 흔적. 샤오륑은 백일몽과 깨어 있는 상태를 헷갈리고 다케코의 동생이 아니라 다케코 자신, 혹은 샤오뤼 자신이 해리성 기억상실일 수도 있다. 그렇기에 세월이 지나 몸의 형태가 변하면 영원히 변하지 않을 것만 같은 문신도 변하기 마련이라는 걸 이미 알고 있으면서도 샤오륀은, 문신 만은 변하지 않을 거라고 얘기한다. 변하는 기억 속에서도 그 흔적이 있다는 사실 만은 붙잡고 싶기 때문이다.
※스포일러 가능성 끝!
종일 울음에 체한 상태로 지내고 있다. 예측 불가능한 주기로 오긴 해도, 어쨌거나 낯선 감정 상태는 아니지만, 언제나 어찌할 수 없는 상태다.
<스파이더 릴리>는 아무래도 후유증이 긴 영화인 듯 합니다. 자꾸만 저도 영화 속 대사들이 머리에 맴돌아요.. ^^
정말 그래요. 순간순간 어떤 장면들, 대사들이 떠올라선 감정을 흔들곤 슬쩍 사라지고… 이러다 나중에 극장에서 다시 읽을 수 있을지 걱정 하기도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