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음에 체하기라도 한 것 마냥, 종일 짜부라져 있다가, 결국, 이른 저녁, 터벅터벅 걸어서 玄牝으로 돌아왔다. 지겹지도 않은지, 혼자하는 감정 싸움을 매일 하면서도, 또 이렇게 혼자서 지친다.
29편의 시나리오를 구상하고 그 중 17편의 시나리오는 기승전결까지 완성하고, 이렇게 완성한 시나리오들의 결론들이 서로 충돌하고, 서로가 서로의 결론이 더 좋다고 우기고, 서로가 서로의 취약함을 들추어 내고, 있지도 않은 일을 상상하고 과민반응하며, 혼자하는 감정싸움. 그러다 제풀에 지쳐, 울음에라도 체한 것 마냥, 푹삭 짜부라지면, 영화를 볼 힘도 없어, 마냥 시간을 흘린다.
일컬어 “노심초사사전지랄솔로난리부르스”라고 하지요. 그랑께 요런 솔로활동이야말로 세상을 겁대가리상실허고 살아가게 허는 힘?!인듯. 힘내삼. (번역: 나도 그라고 살아욧. 내 맥락에서 내 상황에서.)
“노심초사사전지랄솔로난리부르스”라는 구절을 읽고, 낄낄 거리면서 웃다가, 어느 순간 oTL 자세를 취하고 있음을 깨달았어요. 흐흐
근데, 정말 이런 감정들이 삶을 지속할 수 있는 힘으로 작동하는 것도 같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