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전에 회의 자리에서 ㅇㄹ씨가 루인에게, 루인은 너무도 많은 고민들이 담겨 있는 내용들을 너무도 가벼운 농담조로, 그것도 툭 뱉는 한 마디로 말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사람들이 루인의 이런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구체적으로는 모른다해도) 느끼길 바라는 경향이 있다고. 그 지적에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었다. 사실이니까.
지금도 조금 불안하다. 정말 하고 싶은 말은 다른 내용의 다른 형식인데, 그걸 에둘러 말하고, 이런 에둘러 말하기를 통해 엉뚱한 효과를 낳는 건 아닌지… 루인이 듣는 비난이나 비판이 걱정이 아니라 상대방이 느낄 불쾌함이 고민이다.
언제나 이런 식이다.
… 사실은, 갈 수록 모르겠다. 이제 조금 알 것 같다고 믿는 순간, 아무 것도 모른다는 걸 동시에 깨닫는다. 관계를 엮어가는 일이 언제나 이렇다지만… 그래도… 갈 수록 한 마디 한 마디가 더 불안하다. 매번 새롭게 알아가는 과정. 안다고 믿으려는 순간이 곧, 아무 것도 모른다는 걸 깨닫는 순간이기도 하다. 뭔가 알 것 같다고 믿었는데, 이미 알 것 같은 상태에 있던 그 사람은 어디에도 없고 저 만치 변한 모습으로 있다. 안다고 믿으며 말했는데, 말하고 난 순간, 반추한다. 도대체 난 무엇을 알고 있다는 건지. 어떤 맥락을 알면서, 안다고 믿고 있는 건지.
말을 엮어 가고 만들어 간다는 건, 이런 긴장을 견디는 과정인지도 모르겠다. 매번 낯설게 깨닫는다.
관계맺기에서 그 ‘소통’의 방식이란건 항상 고민스러워요. 특히나 ‘말’로써 이루어 지는 많은 것들이 전사실 두렵기 까지 한걸요. 특히나 말실수가 잦은 저로써는 더더욱이 그래요. 근데 사실 저는 루인이 가끔 ‘툭’ 하고 내던지는 그 말들이 좋을때가 있어요. 결국 난 내 방식에서 루인의 말을 받아들이겠지만 (사실 못알아들으면 다시 되묻곤 하죠) 어쩔 땐 그런 루인의 방식이 더 와닿을때가 많거든요. 사실 말이란건 너무 피곤해요.ㅠㅠ
가장 마지막 문장이 앞서 쓴 다른 말들을 잡아 먹는다고, 마지막 문장을 읽고… 정말 그래요.ㅠ_ㅠ 말이란 사람을 참 피곤하게 하고, 그래서 종종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거나 느껴줬으면 하는 바람을 품기도 하는 가봐요.
기운내고 토요일에 봐요. 🙂
루인과의 관계가 아주, 오래, 지속되었으면 좋겠어요.
나랑도 말을 엮어가고 만들어가기로 했으니까.
응, 오래, 꾸준하게 만나며 말들을 만들어가고 엮어 가길 바라고 있어요. 매순간 최선을 다하면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