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추 일주일 전부터 위가 안 좋다. 매스껍고 쿡쿡 쑤시듯이 아픈 정도랄까? 뭐 심각한 건 아니고, 그냥 안 좋아서 이틀 전부터 속을 비우고 있다. 어제 저녁엔 이틀 만에 죽을 먹었는데, 그것만으로도 부담스럽더라는. 그래서 다시 오늘은 그냥 과일만 먹겠다고, 아침부터 천도복숭아를 몇 개 먹고 있다. 음식을 먹으면 위가 활동을 못 하는 것 같아서, 과일이면 괜찮지 않을까 하는 판단. 그냥 혼자서 멋대로 내린 처방이다. 원래는 며칠 동안 아무 것도 안 먹을까 했지만, 영양분은 보충해야겠기에, 과일을 선택했다.
어제 저녁엔 안경도 새로 맞췄다. 몇 년 만에 새로 맞추는 안경이라, 어떤 디자인이 있을까 궁금했는데, 오오, 꽤나 괜찮은 디자인을 발견했다. 우헤헤. 렌즈는 연보라색으로 했다. 그러고 보면 근 몇 년 째(고등학생 시절부터), 색깔이 안 들어간 렌즈를 착용한 적이 없구나 싶다. 월요일에 찾으러 간다. 우후후.
그리고… 일주일만 있으면 개강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벌써 개강이야!! 라고 비명이라도 지를 법 하지만, 이번 방학은 대학원 들어와서 보낸 방학 중 가장 괜찮게 보낸 것 같다. 방학을 시작한 6월 말부터 8월 초까지는, 매주 논문 5편에 소설책 한두 권, 그리고 몇 편의 영화를 읽는 생활을 유지했다. 비록 8월 들어 종시를 준비하면서 이런 생활이 좀 흐트러지긴 했지만. 물론 읽어야 했던 책을 읽지는 못 했지만, 그동안 방학하면 꼭 읽어야지 하며 추려둔 논문들은 얼추 읽은 셈이다(H님 논문 정말 멋져요! 몇 가지 아이디어도 얻었고요. 헤헤). 하지만 무엇보다 이번 방학의 만족이라면 오랜 만에 소설을 몇 권 읽었다는 거. [화이트 노이즈]는 첨엔 부담을 갖고 시작했는데, 이런 부담은 기우였음을 깨달았다. 꽤나 재밌게 읽었다. 다음에 한 번 더 읽고 싶은 바람이 들게 하는 그런 책. [눈뜬 자들의 도시]를 읽기 시작한 것도 기쁘고, 온다 리쿠에 버닝할 지도 모르겠고.
하지만 무엇보다도, 일전에 참고문헌이 없다고 염려했던 일을 해결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하고 있다. 종시를 준비하면서 다시 읽던 논문이, 그동안 찾고 있던 논문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더군다나 그 동안 관심을 갖고 모아뒀지만 아직 읽은 적은 없는 몇몇 저자들이, 상당히 중요한 아이디어를 줄 거란 걸 깨달은 것도 소중한 수확.
아무려나 일주일 뒤면 개학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학부 때 개강이 종종 반갑기까지 했던 그 기분이 그리워요- 이제 와서는 개강은 거의 세상 종말과 비슷한 무게감으로 다가오니 참 ㅠㅠㅠㅠㅠㅠㅠㅠ
크크크. “개강은 거의 세상 종말과 비슷한 무게감”이라니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완전 공감이에요. 흑흑.
끄윽.. 개강…..(털썩)
개강은 언제나 좌절케 하는 힘이 넘치는 것 같아요.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