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잠에서 두 번 깨었다. 옥탑의 특성을 살려, 빗소리가 방 안에 울려 잠들 수가 없었다. 한 번은 너무 시끄럽다고 느끼며 깨었고 두 번째는 시끄러운 와중에도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몸앓이에 일어났다.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는데, 내일로 미루기로 해. 뮤즈 신보와 관련한 즐거운 일이 있다. 후후.
새벽, 잠에서 두 번 깨었다. 옥탑의 특성을 살려, 빗소리가 방 안에 울려 잠들 수가 없었다. 한 번은 너무 시끄럽다고 느끼며 깨었고 두 번째는 시끄러운 와중에도 창문을 닫아야 한다는 몸앓이에 일어났다.
하고 싶은 얘기들이 있는데, 내일로 미루기로 해. 뮤즈 신보와 관련한 즐거운 일이 있다. 후후.
후후후. 이렇게 웃기엔 태풍에 장마로 심란한 날씨지만
오늘부터 다시 시작이다.
2006 여이연 여름강좌.
이번 주는 3시와 7시
다음 주는 7시.
다다음 주는 3시와 7시.
한 주 쉬고 다시 3시.
여기에 매주 세미나 하나와 격주 세미나 하나. 후후후.
2006.07.09.(일) 아트레온 20:20, 2관 3층 D-17 : 캐리비안의 해적: 망자의 함
(+ 어둠의 경로: 캐리비안의 해적: 블랙펄의 저주)
은유나 비유는 기본적으로 약속에 바탕하고 있다. 평화와 아무런 상관없는 비둘기지만 비둘기는 평화를 상징하고 한때 빨간색은 “빨갱이” 곧 친북이나 북한을 상징했다. 이런 상징은 실재의 존재들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지만 비유나 은유의 대상으로 자리하는 순간 고정적이고 언제나 그런 모습으로 나타나야 한다. 그래서 다른 모습으로 나타날 때 “배신감”을 느끼거나 당황한다.
유머도 마찬가지라서 공통의 합의 없인 웃기 힘들다. 외국 영화에서 나타나는 코미디를 한국에선 왜 웃는지 알 수 없는 경우는 그래서다. [노스 컨츄리]란 영화는 직장 내 성폭력 사건을 다루고 있는 영화지만 그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는, 직장 상사를 비웃으며 “호모”라고 ‘동성애’ 혐오/공포발화를 유머랍시고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 루인은 이 영화에 좋은 감정을 가지기 힘들다. 트랜스 영화인데 채식을 (계급의 맥락과 상관없이)비난하거나 이반/퀴어queer영화인데 트랜스혐오를 드러내거나 “여성”혐오를 드러내는 영화들을 좋은 감정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이유도 마찬가지다.
[캐리비안의 해적]을 보겠다고 한건, 다른 이유가 아니라 [반지의 제왕]을 보다 좋아하게 된 올랜도 블룸가 나온다는 이유 하나에서였다. 그리고 [캐리비안의 해적]을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조니 뎁이 아니라 올랜도 블룸에 초점을 맞추고 보면, 참 재미없다. 1편에서의 블룸은 너무 ‘착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사실, [망자의 함]을 보기 위해 본 [블랙펄의 저주]는 딱히 누군가에게 초점을 맞추지 않더라도 재미있다는 느낌이 안 들었다. 그저 오랜만에 영화관을 찾는다는 기분으로 예매했을 따름.
영화를 보며, 느낀 점은, 아시아 혹은 제 3세계를 야만, 원시, 미개로 그리는 것에의 불편함, 불쾌함과 ‘엉성한’ 스토리의 지루함이었다.
#이제부터 스포일러 가득할 듯.
부족들이 나오는 장면은 “미지의 아시아(혹은 아프리카) 종족”에 대한 서구제국주의 시선의 전형을 보여준다. 대표적으로 식인 풍습을 보여주는 장면은, 이 영화에서 없어도 되지만 그나마 가장 재밌게 하려고 만든 장면이며 보는 내내 불편했던 장면이다. 이런 시선은 엔딩크레딧이 다 올라가고 나오는 보너스장면에서 정점을 이룬다. 이 영화는 영국-동인도회사와 해적 간의 다툼을 인도/아시아에서 치루는, 인도/아시아를 대리전쟁터로 여기고 있으며 좀 오버해서(과도하게 오버해서) 해석하면 식민지제국 시대를 그리워하고 있는 혐의를 드러낸다(이런 느낌은 이와 관련한 해석의 맥락이 있어서이다).
‘플라잉 더치맨’의 데비 존스의 모습과 그 배는, 애니메이션 등을 통해 너무도 익숙했기 때문에, 특히 데비 존스가 배에서 피아노(?)를 치는 장면은 순간적으로 다른 영화를 보고 있나 싶을 정도로 진부. 뭐, 이를 재현한 기술력을 칭찬하자면 그럴 수 있겠지만, 특수 분장이나 CG를 공부하지 않고 있는 입장에서 그런 기술력을 ‘당연시’하는 루인으로선 기술력이 얼마나 뛰어나냐가 아니라 기발함 혹은 이야기 전개를 더 중시하는 편이다. (전개가 엉성하더라도 기발함에 더 비중을 두는 편이기도 하고.) 이럴 때, 이 영화, 좀 지루했다. 올랜도 블룸 보다는 조니 뎁이 더 매력적으로 나오고 집시 캐릭터(이름이;;;;;;;;;;;;;;)가 괜찮았다.
어쩌면 단지 루인의 취향이 아니기 때문에 지루했을 지도 모른다. 이른바 (한국형)블록버스터라고 불리는 영화 중에 재미있다고 느낀 영화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청연]도 블록버스터라고 할 때, 비교하자면 어떻게 접근하느냐가 쟁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