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난 비건빵은 비건전문빵집의 빵이 아니다.

몇 번 쓴 것 같지만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빵은 비건전문빵집에서 파는 빵이 아니라 발효빵을 전문으로 하는 곳에서 파는 빵입니다. 정말로요. 비건빵 전문점에서 빵을 많이 사먹어봤지만 달리 선택지가 없어서 사먹었지 맛이 엄청 좋았던 건 아니었다. 물론 이태원의 플랜트처럼 뭐든 다 맛난 곳도 있지만. 🙂
조용필 콘서트에 갈 때 중간에 빵을 사먹었는데 그때 빵이 유난히 맛났다. 다시 생각하는 맛이었고 그래서 어렵게 빵집 이름을 찾아냈고 내가 큰 부담 없이 갈 수 있는 곳에 분점이 있음을 확인했다. 그리고 다시 그곳 빵을 사먹었는데 역시 내 입에 맞다. 맛있다. 비건빵 전문점은 아니고 발효빵을 파는 곳이었다.
사실 비건음식점이 자주 혹은 빈번하게 문을 닫고 있어서 의무처럼 비건음식점에서 사먹어야 할까란 고민을 할 때도 있다. 하지만 나의 주요 활동반경에 비건식당이 별로 없기 때문에 잘 안 가는데 가끔 가도 맛이 별로일 때가 있다. 예를 들면, 이제는 문을 닫은 러빙헛 신촌점처럼. 한두 메뉴는 나의 입맛에 맞았지만 기본적으로 맛이 무난하거나 평이하거나 그냥 먹을만하거나 그런 경우도 적지 않다. 그래서 비건카페에서 맛나다고 말하는 비건식당 평가가 어떻게 구성되는 것일까 싶을 때도 많다. 비건식당이 더 많아지길 바라지만 가격은 비싸고 맛은 별로인 곳이 가볼 곳으로 추천받는 건 좀 아니다 싶으니까.
마찬가지로 빵도 그러한데 비건이 먹을 수 있는 빵은 비건전문빵집 빵이 아니다. 가격은 확실히 비싸고 맛은 무난할 때가 많다. 그냥 발효빵을 파는 집에서 사먹는 게 훨씬 맛나다. 뭔가 슬프지만, 어째서인지 뭔가 슬프지만 그럼에도 어쩔 수 없다. 더 많은 비건음식 전문점이 생기길 바라지만 잘 모르겠다 싶을 때가 많다.

직접 만든 간짜장

오랜 만에 시간을 내서 요리를 했다. 만든 것은 간짜장. 춘장을 튀긴 다음 물을 거의 안 쓰고 만들었는데 꽤나 괜찮았다. E느님께서 두부를 튀겨줬는데 그게 또 탁월했다. 짜장면은 사먹는 것도 좋지만 직접 만들어 먹는 것이 더 맛난다. 후후. 이것은 이제 일주일치 반찬이 되겠지. 후후후.

조용필 콘서트

어제 E와 조용필 일산 콘서트에 갔다. 모든 노래를 립싱크했고 끝나고 났을 때 정말 행복했다. 이 기쁨, 이 행복이 일상이라면 어떤 느낌일까 싶었다. 그런 기쁨이었고 즐거움이었고 행복이었다.
첫 시작이 정말 인상적이었다. 철창처럼 생긴 반투명한 무엇으로 무대를 가리고 있었기에 무대가 시작되면 그것을 치우리라 예상했다. 하지만 그것은 스크린 역할을 했다. 무대 뒤를 비출 수도 있지만 동시에 훌륭한 스크린 역할을 했다. 뿐만 아니라 주변의 벽을 스크린으로 활용해서 적극 사용하여 공연장 자체를 무척 풍성하게 만들었다.
기대하지 않은 곡이 나와 정말 기뻤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앨범은 14집인데 그 중 ‘추억에도 없는 이별’이 나왔다. 상당히 좋아하는 곡이라 연신 ‘대박’을 외치며 립싱크를 했다. 아울러 역시 좋아하는 8집에서 ‘바람이 전하는 말’이 나와서 무척 기뻤는데 이 곡은 최근 어머니가 좋아하는 곡이기도 해서 좀 더 기뻤다.
그 외에도 좋아하는 곡이 가득 나왔고(동시에 이 곡이 없었구나라며 아쉬워했고) 정말 끝날 때까지 잠시도 쉬지 않고 전곡을 립싱크할 수 있는 기쁨을 만끽했다. 아아… 내년에도 가리라.
그나저나 조용필은 감기에 걸려 컨디션이 썩 좋지는 않았지만 여전히 노래를 잘 불렀다. 컨디션이 괜찮은 내년엔 더 멋지게 부르겠지만. 후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