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시야: 무모함

무모하다는 건 루인도 잘 알아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몸 따라 가겠어요.
몸 가는 데로…

분열된 몸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 몸들이 가는 길 마다 따라 가겠어요.
따라 가는 몸들과 어딘 가로 가고 있는 몸들과
이런 몸들을 그저 망연자실히 바라 볼 뿐인 몸들과…

몸들이 만나고 흩어지고 갈라지고 스쳐지나가며 서로에게 남기는 흔적들
그런 흔적들이 몸들에 쌓이면
그 무게로 다시 흔적을 남기겠지요
흔적이 흔적을 남기고 다시 흔적을 남기고…

하지만 어쩌겠어요.
무모하단 걸 알기 때문에 이러고 있는 걸요.
무모하기 때문에 이러는 걸요.

인연

그리워하는데도 한 번 만나고는 못 만나게 되기도 하고, 일생을 못 잊으면서도 아니 만나고 살기도 한다.
-피천득 [인연] 중에서

–교보홈페이지에서 읽은 글..

책을 고를 일이 있어 교보홈페이지에 갔다가, 상태표시줄(?)에 위와 같은 문장이 있는 걸 알았다. 단박에 외웠다. 물론 한 시간이 지나면 잊어버릴 수도 있겠지만, 옮겨 적어야지 했을 때, 단박에 저 긴 문장을 외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