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인이 싫어 하는 거 세 가지

뒷 목에 도끼를 찍고 싶은 충동을 느끼는 편두통
으스스 몸이 떨리면서 한기와 식은 땀을 동반하며 갑작스레 찾아오는 허기
까무라칠 것만 같은 갑작스런 졸음

너무너무 싫어하지만 불가항력처럼 어쩔 수 없이 겪어야만 하는 것 세 가지.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밀려오면 글을 읽을 수 없어서 싫어 한다.

그러니,
두통약은 언제나 필수품.
사무실이나 玄牝에 간식거리를 준비하는 것 역시 필수.
하지만 까무라칠 것만 같은 졸음 앞엔 별수 없다. 커피로도 한계가 있다.

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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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mail을 확인하다가, “새 메일이 없습니다”란 메시지를 “새 메일이 있을 리가 있나”로 읽었다. -_-;; 크크크

02
새로 학과장을 맡은 지도교수는 학과 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루인에게 “미안한 말이지만 당신 혹시 전문 secretary나 행정직으로 방향 트는 게 낫겠어요. ^^“라는 메일을 했고, 이 문장을 읽고 좌절했다. 털썩. 선생님..ㅠ_ㅠ

물론 선생님의 의도는 아니지만, 문득 이 말이 “당신에겐 공부 보다는 이런 일이 적성에 맞아”라는 뉘앙스일 까봐 슬쩍 불안하기도 하다. 물론 선생님이 이런 의미로 이 글을 썼을 리는 없고, 단지 요즘 루인의 상태가 이런 자격지심을 불러 일으켰을 뿐이다. (알고 보면 정말 그런 의미? ㅜ_ㅜ 아니겠죠? 아닌거죠? 흑흑흑)

아, 그렇다고 루인이 일을 잘해서는 아니다. 다만 워낙 일을 안 하다 보니 조금만 해도 상당히 열심히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만든 결과일 뿐. 흐흐.

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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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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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건 의외일 수도 있지만 루인의 봉인을 푼 건, 세상엔 오직 여성과 남성만이 있고 가끔씩 하리수 같은 사람들도 있다고 설명하는 방식으로서의 젠더를 만나고 나서다. 그 이후, 다시 만난 하리수. 젠더와 하리수가 일종의 열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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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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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쇠는 애시당초 없었다. 애니메이션 형식을 따르자면, 열쇠가 있는 것이 아니라 그저 우발적인 사고에 의해 봉인이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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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은 영혼을 잠식한다.
불안하다.

녹물처럼 몸에 고여 간다. 하지만 녹물의 색깔은 예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