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란 이름

가끔 우울한 상태로 빠져들곤 해요. 물론 이건 심각한 상태는 아니어서 그냥 적당한 음악을 들으며 치유할 수 있는 정도죠.

여전히 그래요. 시간이 흐르면 달라질 수 있다고 믿었지만 여전해요. 아직도 옅은 우울에 중독되어 살고 있죠. 당신이란 이름을 부르며…

당신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는 궁금하지 않아요. 더 이상 당신을 생각하는 날도 없지요. 왜 당신을 떠올리겠어요. 그저 무심한 하루들이 스쳐갈 때 마다 몸 한 곳엔 죽은 시간이 쌓여갈 뿐.

딱 이정도면 좋겠어요. 더 이상 당신을 생각하지도 않고 당신이 그립지도 않으면서 살짝 우울한 상태. 딱 이 정도면 좋겠어.

이제 그만

오랫동안, 玄牝에 숨어 지내다시피 했다. 어디에도 나가기 싫었고 누군가를 만나기도 싫었다. 때론 사나흘씩 바깥 출입을 전혀 하지 않고 지내기도 했다.

이제 그만해야 겠다. 밖에도 좀 나가고 그래야 겠다.

자신이 피폐해져 가는 걸 느낀다.

밖으로 나가야 겠다. 이대로 가면, 원치 않는 결과가 나오리란 불안감.

연속

이글루를 접었다. 그곳에 이곳의 정보를 남기진 않았다. 뭔가 길게 쓰고 싶지도 않, 예전에 읽은 요시모토 바나나 소설의 한 귀절만 남겼다. 사실 그곳에 들리는 사람 자체가 거의 없기 때문에 남기지 않아도 된다고 몸앓았다.

…라는 말은 거짓에 가깝다. 그냥 남기고 싶지 않았다. 어차피 그곳에 오는 사람은 루인을 오프라인에서도 아는 사람들이기에 언젠간 직접 물어볼 거라 몸앓기 때문이다.

어쩌면 이곳은 세 번째 블로그고 어쩌면 다섯 번째 블로그다. 그리고 이곳에 오래오래 정착할 수 있을까. 잘은 모르겠지만 그냥 이글루에서 그랬던 것처럼 부담없이 지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