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바람과 보리의 거리

요즘 바람과 보리의 거리, 혹은 사이.

예전 같으면 이 정도 거리가 되기도 전에 바람은 기함을 하며 도망갔겠지만 요즘은 이 정도 거리를 그냥 두거나, 이렇게 접촉해도 잠깐은 참는다.
물론 이 사진의 결과는 바람이 테이블에서 벗어난 것이지만… 흐흐.
내년엔 둘의 거리가 또 어떻게 변할지 기대가 크다.

비염의 계절

비염이 터질 때마다 쉴 수 있다면 일년에 100일은 쉬어야 한다. 그리고 비염으로 쉴 때마다 마감이나 다른 여타의 일정이 연장된다면 좋겠다. 하지만 이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비염이 터지건 어디가 아프건 일정은 변하지 않는다. 드러누우면 그저 나의 시간만 사라질 뿐이다.
비염이 터지면 온 얼굴과 머리가 다 아프다. 뼈의 이음새, 근육, 신경 모두가 다 아프다. 머리가 빠개지는 느낌이다. 사실 지나 4월부터 약으로 비염을 억누르고 있었다. 하지만 약을 과복용하는 것이 아닐까라는 걱정에 약을 복용하지 않았고 비염이 터졌다. 비염을 억누르면서, 알러지는 코에서 눈으로 전이했고 눈이 아프고 눈물이 많이 난다. 눈물과 콧물. 그래서 비염이 터지만 가급적 누워있으려고 하지만 쉬운 일이 아니다. 비염이 터질 때마다 눕는다면, 쉰다면 일년의 1/3은 쉬어야 하니까.
비염이 터지거나 말거나 시간은 흘러간다. 그래서 책과 펜을 들 힘만 있으면 무조건 뭘 해야 한다. 그래야 100일의 시간을 어떻게든 활용할 수 있으니까. 더 이상 억누를 수 없는 비염의 계절이 왔다.

보리 고양이와 1년

1년 전 오늘, 저는 과감하게 바람의 동생을 들이기로 합니다. 홍대 인근에서 가기 싫다고 울던 보리를 데리고 집으로 왔지요. 아직도 기억해요. 바람은 바람대로 엄청 놀라며 이불에 숨고, 보리는 보리대로 놀라고 무서워서 베개 뒤에 숨었지요. 제가 손을 내밀어 쓰다듬으면 안심했지만요.

며칠 지나 적응하면서 이런 표정을 지었지요.

이런 작은 고양이, 아기 얼굴이 분명한 꼬맹이었죠. 뱅갈이냐는 말도 들으면서요. 🙂
그런 예쁘고 귀여운 아기 고양이는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나서…

이런 표정을 짓는 성묘로 변했습니다. 흐흐흐.
일부러 이런 표정을 골랐지요. 흐흐흐.

사진을 찍겠다고 하니, 이런 포즈를 취했지요. 이 녀석.. 후후.

체형이 코숏과는 달라 뱃살이 붙거나 살이 많이 찌는 편은 아니지만 나름 뱃살도 좀 붙었습니다. 하지만 뱃살은 바람이죠. 후후. 바람의 뱃살. 그리고 보리는 그 쫄깃한 체형이 매력이지요. 스크래처에서 뒹굴며 놀기도 잘 놀면서요.

물론 이런 표정도 짓습니다. (포스터를 최근 것으로 바꿀까봐요.)
하지만 사실 이 표정은…

이러기 위한 준비 단계였습니다. 후후후.
1년이란 시간을 함께 했어요. 싸우기도 많이 싸우고, 그러면서도 예쁘다고 사랑한다고 정도 많이 들었고요. 주방에서 식사 준비를 하다가 뒤돌아봤을 때 보리가 박스 위에 올라와 있지 않으면 어쩐지 서운한 그런 시간입니다. 아니, 보리가 옷장에 들어가는 걸 좋아해서 옷 갈아 있을 때면 옷장에 잠시 들어가게 하는데, 그렇게 보리가 조용하고 보이지 않으면 뻔히 어디있는지 알면서도 허전함을 느낍니다.
저만이 아니라 바람도요. 열심히 싸우지만 또한 엄청 잘 놀고 때론 붙어 있기도 하죠. 바람은 보리의 성격을 배워서 조금은 담력을 키웠고 보리는 바람의 성격을 배워서 낯선 사람이 오는 소리가 들리면 도망가고 숨습니다. 여전히 보리는 화장실 청소를 할 때마다 자신의 응가하는 모습을 자랑하지만요. -_-;;; 흐흐흐.
이제까지 함께해서 기뻐요. 앞으로도 오래오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