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잘이 몸에 미치는 영향

지난 수요일 저녁 씨잘을 먹었다. 몸에 두드러기가 돋았고 좀 많이 가려워서 비염을 비롯한 알레르기에 효과가 있는 씨잘을 먹었다. 일전에도 씨잘을 먹고 나면 두드러기가 모두 가라앉았기에 효과는 이미 검증되었다. 그리고 어제까지 헤롱헤롱한 상태로 지냈다. 맙소사.

7-8월 계속해서 해롱하고 정신이 없고 멍하고 어지러운 상태로 지냈다. 거의 매일 그랬는데 정확한 이유를 알 수가 없었다. 잠을 자도 계속 졸려서 곤란하다 싶을 정도였다. 그땐 몰랐지만 지금은 추정할 수 있다. 단순히 여름이어서가 아니라 씨잘이 내 몸에 안 맞다는 것을.

지난 수요일 저녁에 씨잘을 먹고 나서 다음날 아침, 두드러기는 다 가라앉았다. 하지만 아침에 눈을 뜨려고 할 때 엄청 몸이 무겁고 졸렸다. 지난 주 들어 몸 상태가 상당히 괜찮았기에 당혹스러웠다. 하지만 아침의 헤롱거림은 시작일 뿐. 수요일 내내 헤롱헤롱했고 정신을 차리기 힘들었다. 그리고 이 상태는 금요일에도 마찬가지였다. 계속 졸립고 몸이 무겁고… 이것에 그치지 않고 뼈마디가 아프기도 했다. 요즘 매일 저녁 스트레칭을 하고 있는데, 스트레칭을 하는 것 자체가 어렵고 아프다는 느낌이 들었다. 이 상태는 토요일로 이어졌고 오전에 정신을 차리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일요일에도 계속 멍한 상태에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건 마찬가지였다. 대신 이후로 비염도 진정 단계였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다행인가. 하지만 비염은 진정 단계지만 몸 상태는 헤롱헤롱이니 좋은 것만은 아니다.

그러니까 이것은 씨잘, 즉 레보세티리진(levocetirizine) 5mg이 몸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가를 알려주는 임상실험 같은 것이기도 하다. 이것은 비염약이 다양한 종류일 수밖에 없는 이유기도 하고. 워낙 사람마다 효과가 있는 성분이 다르다보니 다양한 종류의 약이 나오고 있는데 그럴 수밖에 없지.

며칠 푹 잘 계획이 아니라면 씨잘은 중단해야겠다. 퓨우..

코는 몸이다

비염이 터지고 나면 온 몸이 아프다. 하루 종일 코를 훌쩍이고 맑은 코를 계속 풀고 또 어떻게든 비염이 진정되길 바라면서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 에너지 소모가 크다. 그래서 비염이 터진 날은 다른 날보다 좀 잘 챙겨먹으려고 한다. 잘 챙겨 먹는 것과 별개로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계속 코를 풀고 난 다음이면 코와 그 주변이 헌다. 하지만 이것만이 후유증이 아니다. 뼈마디가 쑤시고 뒷목 혹은 목 뒷덜미 부위는 그냥 아프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아무려나 그냥 아프다. 두통은 당연하다. 얼굴 부위의 통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온 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근육이 풀리면서 아프기도 하다. 온 종일 긴장하고 또 신경을 잔뜩 세운 상태니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그러니 비염은 상당한 졸음 혹은 피곤을 동반하고 훌쩍거릴 때도 비염이 어느 정도 진정될 때도 졸린다. 꾸벅꾸벅.

비염이 터지고 나면 코는 몸의 일부지만 또한 몸 자체란 느낌을 어떤 사실처럼 깨닫는다. 어떻게 보면 그저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때때로 재채기를 연달아 할 뿐인 증상이다. 하지만 비염이 지속될 수록 몸의 다른 부위는 점점 코로 집중된다. 코에 내 몸이 있고 내 코가 내 몸이다. 콧물 하나에 온 신경을 다 쏟아야 하고, 콧물 하나에 온 근육을 다 동원에서 어떻게든 견디려고 애써야 한다. 코가 몸이다. 내 몸이 내 코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