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비염과 허리통증, 용돈, 동네

01
요 며칠 잠에서 깨어나면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다. 잠에서 깨면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을 정도였고, 간신히 일어나도 움직이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이유를 알 수 없었다. 그전까지 아무런 문제가 없었는데 갑작스런 허리 통증이라니. 첨엔 매트리스가 너무 오래되어서 그런 걸까라는 추정을 했다. 지금 사용하고 있는 매트리스는 92년에 샀으니 햇수로 20년째 사용하고 있다. 스프링 같은 것이 고장났다고 해도 조금도 이상할 것 없다. 하지만 이렇게 갑자기? 얼마 전까지 문제가 없는데 이렇게 갑자기? 내 몸은 지금 매트리스와 20년을 함께 했는데 갑작스레 허리 통증이 생길 이유가 없잖아. 그럼에도 이유를 매트리스에서 찾을 수밖에 없었다. 다른 이유가 없으니까. 매트리스를 새로 사야하는 것일까 하는 고민에 몇몇 사이트에서 검색도 했다. 후덜덜한 가격에 조용히 창을 닫았지만, 다음날이면 다시 검색했다. 허리가 끊어질 듯 아팠으니까. 이 비용을 어디서 마련할까를 걱정했지만 최저가 매트리스를 확인하며 구매 버튼에 커서를 올렸다 내리길 수 차례 반복했다. 근데 오늘 아침, 잠에서 깼는데 허리 통증이 없다. 아울러 그동안 지독했던 비염이 조금씩 차도를 보였다. 그러니까… 지독한 허리 통증은 비염이 유발한 증상이란 말인가. 그러고 보면 비염이 지독했을 때마다 허리 통증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비염이 독하면 이 정도인가.. 참. 비염이 한창 지독할 땐 두통도 상당해서, 그날 저녁에 먹은 음식을 밤새 몇 번이고 확인했다는 일화가.. 쿨럭. 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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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엄마가 전화를 했다. 핸드폰 요금 미납고지서가 부산 본가에 왔다면서. 으잉? 며칠 전 통장에서 핸드폰 요금 출금 내역을 확인한 나로선 황당할 따름. 그런데 이번이 두 번째다. 신종 금융사기아니냐고 물었지만, 엄마는 그런 것 같지 않다고 했다. (근데 통신사에서 어떻게 지금 주소로 우편물을 보냈을까? 난 통신사에 전화해서 나의 개인정보, 즉 주소지를 수정한 적 없다. 내가 모르는 곳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냐! ㅠㅠ) 두 번 연속 미납고지서를 받은 엄마는 요즘 벌이가 시원찮냐고 걱정하며 용돈을 주겠다며 했다. 난 단박에 거절했다. 생활하는데 큰 문제가 없다고. 두어 번 이런 얘기를 하고서 끊었다. 전화 끊고 3초 후 후회했다. 그냥 받는 건데! 마침 오늘 어린이날이잖아. 난 정신 연령이 매우 어리니까, 어린이날 선물을 받아도 괜찮은데. 법적 나이로 어린이일 땐 어린이날 선물을 못 받았으니 지금이라도 받을 걸!! 괜히 거절했어. 줄 때 받는 건데.. 크크크.
03
집에서 멀지 않은 곳에 이슬람 사원이 있다. 꽤나 유명하여 관광객도 많다. 한국인으로 추정하는 집단이 이슬람 사원으로 단체관광을 할 때도 있다. 그럼 난? 이태원에서 산지 1년하고 3달이 지났지만, 사원 구경을 한 적이 없다. 으음…;;; 역시 가까이 살면 미루는 것인가? ;;; 재개발로 철거되기 전엔 구경해야 할텐데…

[고양이] 배웅, 헤어드라이어, 발라당

01
며칠 전 아침, 알바하러 갈  리카가 화장실에 갔다. 그 시간 리카나 바람이 화장실에 가는 일이 드물어 조금 신기했다. 신발을 신고 문을 여는데, 리카가 후다닥 달려왔다. 평소보다 빨리 볼일을 보고 달려왔다. 난 그런 리카를 문 앞에서 한참 바라보며 인사했다. 평소 리카는 내가 외출할 때마다 날 배웅한다. 하지만 그날은 리카가 화장실에 있었기에 그 상태로 인사할 줄 알았다. 얼른 볼일을 보고 후다닥 달려올 줄 몰랐다. 괜히 기분이 좋았다.
요즘은 바람도 나를 배웅한다. 최근 들어 생긴 버릇이다. 내가 외출하면 바람도 문 앞까지 와선 내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본다. 가끔, 리카가 날 배웅하지 않으면 바람은 리카와 나를 번갈아 바라보며 불안한 표정을 짓는다. 리카가 배웅하러 나오면 그제야 바람은 안심한다.
02
아침, 머리카락을 말릴 때면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한다. 신기하게도 리카는 내게 온 초기부터 헤어드라이어 소리에 놀라지 않았다. 내가 헤어드라이어를 사용하고 있으면 발치에 앉아 나를 빤히 바라볼 때가 많다. 머리를 다 말리면 난 헤어드라이어로 리카의 털을 고른다(?). 첨엔 리카가 도망갈 줄 알았다. 헤어드라이어 소리가 크기도 하거니와 그 바람을 좋아할 것 같지 않았다. 그런데 리카는 헤어드라이어를 피해 도망치기보다는 가만히 있을 때가 많다. 때론 배를 드러내며 발라당 누워선 장난을 걸 때도 있다. 따뜻해서 좋은 것일까?
바람은 헤어드라이어 소리만 들리면 구석진 곳에 숨는다. 집고양이인데, 큰 소리를 무서워한다. 헤어드라이어의 따뜻한 바람도 싫어서 후다닥 도망간다. 후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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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은 겁이 많아 곧잘 도망가고 구석에 숨지만, 놀자고 “야옹, 야옹” 울기도 한다. 거의 매일 운다. 울다가 안 되면 발라당 뒤집어져선 배를 드러내곤 나를 바라본다. ‘이렇게 해도 나와 안 놀거야?’란 표정이다. 난 그 배를 마구마구 쓰다듬는다. 고양이의 따뜻한 배가 좋다.

비염, 유근피

이틀 동안 알러지성 비염을 독하게 앓았다. 눈물 줄줄, 콧물 줄줄. 심할 땐 눈을 뜰 수도 없는 상태였다. 일 년에 한두 번, 봄이면 이렇게 비염을 독하게 앓는다. 평소라면 하루 앓다가 만다. 아침에 터지면 저녁 늦게 진정이 된다. 하지만 독하게 앓을 때면 이틀 내내 비염에 시달릴 뿐만 아니라 그 여파가 며칠 간다. 그래서 지금도 몸 상태가 별로 안 좋다. 콧물 줄줄에 재채기도 심해서, 뒷골이 당기고 두통에 시달린다. 이대로 훅, 가겠다는 느낌이 들 정도. ;;
정신이 좀 들자, 유근피 액기스를 주문했다. ;;; 유근피가 비염에 좋다고 하니, 일단 시도하기로 했다. 유근피로 살까 하다가 마침 액기스도 팔기에 액기스로 주문했다(직접 달여 먹기엔 좀 귀찮아서;; ). 내겐 후덜덜한 가격이지만 어쩔 수 없다. 더 이상 이렇게 살고 싶지는 않달까(비염에 시달리는 사람은 무슨 말인지 알 듯). 위(胃)에도 좋다고 하니, 위가 약한 나로선 딱 좋다. 부디, 비염에 효과가 있기를. 효과가 있다면 유근피를 사서 직접 달여먹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 밥하는 시간이 아깝다고 밥도 안 해먹는 내가, 유근피를 직접 달여 먹겠다니. 이것은 인간개조 프로젝트인가… 크크.
아무려나 지금은 헤롱헤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