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매하다: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조용필콘서트

01
서울국제여성영화제가 곧 시작이네요. 한땐 우피스 매니아를 구매하고, 그것으로도 부족해서 더 예매하던 시절이 있었지요. 요즘은 그냥 무덤덤해요. 가도 그만 안 가도 그만… 뭐, 이런 상태;;
그래도 상영작 목록을 살폈고, 꼭 봐야하는 작품만 몇 편 골랐습니다. 예매는 세 타임, 끌리는 영화가 하나 더 있지만 귀찮기도 하고-_-;; 원고 마감 일정과 겹치기도 해서 망설이고 있습니다. 아마 안 볼 거 같아요.
고른 작품은 트랜스젠더 이슈와 관련 있습니다. 대충 쭈욱 훑고 고른 것이라 더 있다면 추천 부탁… 흐
영화제 기간 많은 사람과 만나지만, 의외로 사람과 만날 일이 없기도 하더라고요. 워낙 사람이 많아서요. 혹시나 영화제에 가신다면 우리 마주치지 말아요. 그렇잖아도 인사할 사람 많잖아요. 😛
02
무려무려무려… 조용필 콘서트 예매했습니다. :0
뮤즈가 오면 무조건 가는데 조용필은 그동안 한 번도 안 갔어요. 뭐랄까, 왠지 다음에도 기회가 있겠거니 하는 믿음이 있달까요. 그냥 나중에 가도 될 거라며 미루거나 무심했습니다. 이런 믿음은 마치 조용필이 불로장생할 거란 믿음과 같은 걸까요?
오래 살진 않았지만, “다음”이란 없더라고요. “나중에”도 없고요. 언제나 지금 이 순간이 마지막 순간이더라고요. 그동안 전 너무도 많은 “다음”을 기약하며 살았어요. 그래서 안타깝고 또 아쉬운 일도 많아요. ‘그때 그냥 그 말을 할 걸 그랬어’라며 잠을 설칠 때도 있고요.
삶의 태도를 바꾸는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냥 지금 이 순간의 바람에 충실한 삶을 사는 연습을 하고 있어요. 물론 어떤 사람에겐 제가 이미 지금 이 순간의 바람에 충실한 삶을 살고 있는 듯하겠지만, 제겐 그렇지 않거든요. 좋으면 좋다고 말을 하며 살아가려는 연습. 물론 쉽지 않으리란 것을 압니다. 일 년이 지나도 여전할 수 있지요. 하지만 삶이 어느 한 순간 변하던가요? 아… 사실 한 순간에 변하는 것이 많긴 하지만;;;, 시간을 들여서라도 몸을 좀 바꾸려고요.
암튼 중요한 것은, 조용필 콘서트 간다는 것!
사족 하나 덧붙이면, 전 지금도(아무런 예습이 없어도) 조용필 1집부터 최신 앨범까지 전곡을 따라부를 자신이 있습니다. 후후. 🙂

잡담: 원고, 남성성과 젠더, 고양이

01

일은 언제나 몰아서 온다. 4월 말까지 정신 없는 일정이다. 아아… 하지만 바쁜 이유의 팔 할은 글쓰는 일이라 좋기도 하다. 헤헷. 마감 없인 글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런 강제 마감이 좋다. ;;; 그나저나 나는 왜 어떤 형태의 글이건, 원고청탁 거절을 못 하는 것일까.

02
경향신문에 [남성성과 젠더]의 서평이 실렸다.
한윤정 “[책과 삶]경계를 넘나드는 지식의 ‘전위예술’” http://goo.gl/Fx3SF
출판사에서 보내주는 보도자료를 정리한 것이 아니라, 기자가 책을 다 읽고 썼다. 서평에서 놀라운 점은 주디스 버틀러를 언급한 부분이다.
[남성성과 젠더]의 인용문헌을 확인한 사람은 알겠지만, 누구도 주디스 버틀러를 인용하지 않았다. 그저 본문에서 한 번 정도 언급될 뿐이다. 하지만 [남성성과 젠더]에서 논하는 젠더 개념은 기본적으로 주디스 버틀러의 자장에서 자유롭지 않다. 저자마다 버틀러를 해석하는 방식은 다양하지만, 한 가지 공통점은 버틀러 이후의 젠더를 사용하고 있다. (사실, 버틀러 이후 버틀러 논의에서 자유로운 젠더/퀴어/트랜스젠더 이론을 찾기 어렵지만;; ) 기자는 이 부분을 지적하고 있다. 기자가 어떤 분인지 궁금한 찰나. 흐흐. ;;
+아쉬운 점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일간지 서평이란 맥락을 고려한다면!
03
이 와중에도 리카는 옆에서 자고 있고, 바람은 나의 책상다리 위에 올라와 있다. 아흥.

[고양이] 어떤 풍경

아기고양이 바람은 태어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내겐 여전히 아기고양이다. 태어날 때부터 봤다는 건 이런 걸까? 10년이 흘러도 여전히 바람은 아기고양이일까? 바람을 부를 땐, 바람이라고 부르지 않고 아가야,라고 부른다. 이 말이 더 익숙하다.
리카가 내게 왔을 때, 리카는 몇 살이었을까? 얼굴 크기나 덩치를 바람과 비교하면 2살 정도가 아니었을까? 물론 리카가 그 동안 나이를 먹었고 출산도 했으니 바람과 직접 비교할 순 없겠지. 그래도 지금의 바람보단 덩치가 조금 더 컸던 거 같은데… 리카의 지금 나이가 두 살 정도인지 세 살 정도인지 가늠할 수 없다. 나와 함께 살아온 시간만 알 수 있을 뿐이다. 살면서 중요한 건 함께 살아가고 있는 시간이지만, 내가 모르는 그 시간이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다.
지금 두 고양이는 침대에서 자고 있다. 리카는 끙끙, 잠꼬대를 하고, 바람은 조용하다. 내게도 이런 시간이 있을 줄 정말 몰랐는데… 가끔은 이런 시간이 꿈인 것만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