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도망

다시 혹은 또, 나는, 마지막 순간에, 아니, 가장 중요한 순간에, 그래서 견디고 또 견뎌야 할 기간에, 도망친 건지도 모른다. 아니다. 무서워서 도망친 거다. 직면하기 무서워서, 나의 부끄러움을 견디기 싫어서. 그래서 더 부끄럽다.

구글웨이브Google Wave + 약간 추가

진부한 표현을 빌리면, 아기다리 고기다리 던! 구글웨이브(Google Wave) 초대장이 왔다. (구글웨이브 소개글은 여기, 사용관련 소개는 여기 그 외에도 검색하면 관련 내용을 쉽게 찾을 수 있을 듯.) 처음 구글웨이브 소식을 들었을 때, 바로 신청을 했고, 지난 9월 말부터 구글웨이브 측에서 초대장을 배포하기 시작했다. 초대신청서에 ‘적극적으로 피드백을 줄 사람, 적당히 피드백 할 사람, 그냥 즐길 사람’으로 구분하고 있었고, 난 ‘그냥 즐길 사람’을 표시했다. 그래서인지 배포 초기에 초대장이 안 와도 놀라진 않았다. 하지만 한 달이 지나도 안 와서 포기할까 했는데, 어제 밤 초대장이 도착했다!! 으하하.

그래서 얼른 계정을 생성했는데. 흠. 그간의 소문처럼 구글웨이브는 결코 혼자 노는 걸 좋아하는 나 같은 인간이 좋아할 서비스가 아니다. 철저하게 협업을 위한 서비스다. 즉, 특정 문서를 공동으로 작성할 필요가 있거나 게시판을 만들어 낙서하면서 놀기에 매우 유용한 서비스란 것.

예전에 누군가와 문서를 하나 만들어야 했는데, 그땐 구글독스(Google Docs)를 사용했다. 일단 내가 글을 쓰고 저장하면 상대편이 확인하고 수정해서 다시 저장하면 내가 그걸 보고 다시 고치는 식이었다. 자동저장 기능이 있다고 해도 글을 수정하고 나면 저장해야 상대방이 수정한 내용을 확인할 수 있다는 점에서 조금 불편했다. 헌데 구글웨이브는 이런 점에서 매우 유용할 듯. 몇 초 간극으로 동기화하여 내가 수정한 내용과 쓰고 있는 내용을 상대방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고, 수정할 수도 있다. 그러니 문서를 작성해야 하는 회의나 모임에선 매우 유용할 듯.

하지만 이메일과 RSS리더 기능을 포함하지 않는다는 건 매우 아쉽다. 2009년에야 비로소 이메일이란 서비스를 만든다면 어떤 형태일까란 상상에서 구글웨이브를 만들었다는 말에, 구글웨이브 안에서 이메일을 사용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더라. 현재로선 문서협업 도구에 가깝다. 초대에 의해서만 사용할 수 있고, 아직은 시작 단계니까, 더 기다리고 더 사용하면 어떤 효용이 있을지 확인할 수 있을 듯. 아직은 초기라는 것이 중요.
(어쩌면 이메일을 ‘소식주고받기+문서협업도구+서로 심심할 때 낙서하며 놀기’로 재정의한 건지도 모른다.)

아무튼 필요한 분들에게 초대장을 드릴게요. 하지만 이미 알고 지내는 분들에게만 배포하겠습니다(이미 댓글로 소통을 한 적이 있는 분들에게만 배포한다는 얘기). 공유 및 협업 시스템이라 아무래도 이미 알고 있는 분들에게 드리는 게 좋을 듯해서요. 즉, 구글웨이브 초대장으로 검색해서 들어오신 분들은 참아주세요. 🙂 공개건 비공개건 지메일 주소를 댓글로 남겨주시면 5분께 초대장 드릴게요. 일주일에서 열흘 정도 지나면 구글웨이브에서 초대장을 보낸다고 하고요.

+
구글웨이브 관련 검색하다 찾은 재밌는 포스팅. http://bit.ly/3lRUn4 무려 과반수가 로그인하고선 그냥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다는 말에 완전 공감. 같이 놀 친구가 없는 현재, 사용자가 매우 적은 현재의 문제점이랄까. 웹에서 놀기 좋아하는 친구가 대여섯 명만 있다면 구글웨이브는 무척 즐거운 서비스일 거 같다. 메신저를 즐겨 사용한다면 훨씬 재밌는 서비스가 될 거 같고. 하지만 지금은 그저 멍때릴 뿐~ 흐흐. 최종 투표결과는 http://bit.ly/iEbEY

주절주절: 댓글 5000!, 작은도서관을 꿈꾸며

01
어제 블로그 관리창을 확인하다, 이제까지의 댓글이 총 5000개를 넘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래서 5,000번째 댓글은 누가 달았을까, 싶어 확인하니 지구인 님이었다! 마침 같은 곳에 있어 그 자리에서 고마움을 표했다. 뭐라도 선물이라도 해야 할 것 같은 기분인데 …. 구할 수 있다면 대충 찍은 건 있다. 하지만 구할 수 있을지가 관건. 아무려나 나중에 5,555번째 댓글을 쓰는 분께는 그럴 듯한 선물이라도 할까? 하하. 문제는 나의 답글도 모두 포함하기에, 자칫 내가 5,555번째 댓글을 쓸 수도 있다는 것.

사실 방문자수로 뭔가를 하고 싶었다. 숫자도 정했는데, 어제 관리창을 확인하니 이미 훌쩍 넘었더라. 하고 싶었던 숫자는 10만 명, 50만 명, 100만 명 같은 숫자가 아니라, 같은 숫자의 연속. 가장 멋진 경우는 아마도 댓글 5,555에 방문자 555,555명을 동시에 찍는 경우일까? 하하. 하지만 방문자를 이렇게 찍으려면 1년도 더 지나야 가능하다. 아무려나, 몇 명 기념 오프라인 모임을 한다고 제안해도 사람들이 모일 것 같지 않은 이 블로그에서 고마움을 표현하는 방법은 이런 방법 뿐이다. 하하.

아무려나 이곳에 방문하고 댓글 달아준 모든 분들께 고마움을 전합니다. 🙂

02
내가 가진 책들부터 시작해서 여러 사람의 책을 모은, 작은 도서관 혹은 무상도서대여점 같은 걸 만들고 싶은 바람이 있다. 내가 가진 책 중 어떤 책은 특정 주제로 계속 공부를 하는 이상 소장하고 있어야 하지만 어떤 책은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추리소설을 비롯한 장르소설의 경우, 적은 수를 제외하면 굳이 소장할 필요가 없는 책들이 대다수. 하지만 또 그냥 배포하기엔 아쉽다. 그래서 책을 깨끗하게 읽는 제한된 범위의 사람들과 책을 대출할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품는다.

예를 들어, 난 미야베 미유키 소설을 무척 좋아해서 가급적 소장하려고 한다. 하지만 미야베의 책 중에서 다시 읽을 책은 그리 많지 않으면서도 소장하고 싶지 누군가에게 주고 싶지는 않다. 이때 만약, 내 책을 다른 사람들에게 빌려주고, 나 역시 굳이 사고 싶진 않지만 한번 읽어는 보고 싶은 책을 빌려 읽을 수 있는 시스템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고민을 한다. 이걸 작은도서관이라고 부르고 싶은 것. 딱히 누가 지키고 있지 않아도, 어떤 조합처럼 특정 공간에 책을 두면 알아서 빌려가고 알아서 갖다 놓는 시스템. 전공서적처럼 내놓을 수 없거나 공유하기 애매한 책도 있지만, 소장하고 있으나 공유할 수 있는 책도 있을 터. 그렇다면 공유할 수 있는 책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는 작은 사무실 같은 곳이 있으면 좋지 않을까. 문제는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다는 것! 하하. 10평 정도의 크기에 벽엔 책장으로 채우고, 가운데 의자 두어 개만 있으면 무난하지 않을까 싶은데. 그 사무실을 마련할 돈이 없다! 관리비는 어떻게 해결할 수도 있겠지만.

도서관처럼 신분증을 제시하고 대출증을 만드는 시스템도 좋지만, 그냥 아는 사람들끼리, 취향이 비슷하면서도 다른 사람들끼리 모여 작은 도서관을 만드는 꿈. 요즘 꾸고 있는 꿈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