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소보다 늦게 잠들었는데 눈을 뜨니 4시 30분경이다. 다시, 숨이 가팠다. 아니다. 숨이 가픈 게 아니라 그냥 숨이 안 쉬어 질 때가 있다. 잠들려고 누우면, 숨을 안 쉬는 게 아니라, 숨이 가픈 게 아니라, 숨을 못 쉬는 게 아니라, 그냥 숨이 안 쉬어 진다. 분명 호흡을 하고 있고 숨을 쉬고 있다고 느꼈는데 ‘숨이 안 쉬어 진다’란 어색한 문장 외에 달리 표현할 길이 없는 상태에 빠진다. 그냥 ‘숨이 안 쉬어 진다.’ 의식을 못 하고 있다가 갑자기 어지러우면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호흡을 밭는다. 이러길 반복하다 잠든다. 이런지 좀 됐다. 잠들 때만 이런 줄 알았는데 잠에서 깨어나도 마찬가지다.
두통이 있었다. 새벽, 눈을 뜨는데 머리가 아팠다. 호흡을 밭으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뒤척였다. 보통은 다시 잠들기 마련인데 잠이 안 왔다. 식각한 흔적이 반사하는 빛들 사이로 오고가다보니 6시를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자리에서 일어났다.
아침, 평소와 비슷한 시간에 나왔는데 더 어둡다. 내일은 더 어두워지리라. 어두운 아침, 도로에서 자동차의 헤드라이트 불빛과 마주쳤다. 순간 그 자리에 멈췄다. 그 불빛을 마주하는 순간 모든 것이 멈췄다. 차는 오고 있는데 나는 아무 판단도 못 하고 멍하니 불빛을 보고 있었다. 아, 그랬지. 이 불빛이 도로 위를 지나다니는 많은 동물들을 죽인다고 했지. 갑작스러운 빛은 판단을 중지시켜. 그냥 멍하니. 한동안 멍하니. 다행인지 불행인지, 정신을 차리고 길을 마저 건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