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학신청 기간을 모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논문학기 등록을 하려면 복학신청을 해야 한다. 근데 그 기간이 언제지? 이미 지났으면 어쩌지? 하는 불안으로 확인하니, 이미 지났다. 확인하는 순간, 살짝 공황상태에 빠졌다. 내가 이런 적이 있던가. 이런 일처리에서 날짜가 늦은 적이 있던가. 갑자기 울고 싶어졌다. 요즘 뭐하고 사나 싶었다. 엉망진창이야, 엉망진창. 제대로 하는 게 없어, 정말.
안절부절, 안절부절. 더 읽어야 한다는 강박은 있지만, 정말 무얼 읽어야 하는지도 모르겠다. 그러다 예전에 메모한 목차를 보는 순간, 난 방향 없이 달려왔구나, 싶었다. 지금 나는 과도한 욕심을 내고 있는 거야. 과도한 욕심을. 지금 수준에서 최선을 다하면 되는데, 괜한 욕심을 부리며 최선을 다하지도 않고 있다. 이젠 포기할 건 정말로 포기할 때라고. 도대체 뭐하고 사는 거야. 그나마 목차를 확인하면서 조금 안심했지만 그래도 속상했다.
내일은 아침부터 정신없겠다.
사실 어제, 살짝 공황상태에 빠졌을 때 모든 걸 그만두고 도망가고 싶었다. 뭐하고 사나 싶었다. 제대로 하는 것도 없이 소문만 내고 다닐 뿐이라고, 허풍뿐이라고 느꼈다. 그냥 다 관두고 어디 도망가서 숨고 싶었다. 근데, 안다. 도망가고 싶을 때가 바로 시작할 때라는 걸. 도망가고 싶고 모든 걸 관두고 싶을 때가 바로 막바지에 다다른 시기란 걸. 도망가고 싶다는 건 막다른 골목에 도달한 게 아니다. 단 하나 남은 길에서 머뭇거리며 회피하고 싶은 거다. 간신히 추스르고 있다.
내일은 암튼 생전 안 해본 일처리를 해야 한다. ㅠ_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