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절주절주저리

사실 하고 싶은 말이 없는 건 아니다. 잠들기 전엔 항상, 내일 아침엔 이런 글을 써야지 하고 글의 초안을 상상하다가 잠든다. 근데 아침에 일어나면, ‘그런 글은 써서 뭐하나’ 싶어 관둔다. 밤에 쓰는 글은, 밤에 구상하는 글은 역시 너무 감상적인 걸까? 그래서 공개하면 안 되는 걸까? 누군가는 그랬다, 밤에 쓰는 연애편지는 보내지 않는 거라고. 하긴. 밤에 쓴 글은 밤에 쓴 티가, 낮에 쓴 글은 낮에 쓴 티가 난다. 소설 중에도 밤에 쓴 것 같은 소설과 낮에 쓴 것 같은 소설은 확연히 다르다. 쓰는 시간은 문장에도 영향을 끼치는 걸까. 그리고 난, 밤엔 가급적 글을 쓰지 않으려 한다. 어디까지나 가급적일 뿐이지만.

사실, 원고 청탁을 받고 며칠 전부터 써야지, 써야지 하면서도 징징거리면서 미루고 있다. 다른 일을 하면서 회피하고 있다. 그래서 별의 별 글을 구상하고 있다. -_-;; 심지어 예전엔 “달팽이관을 관통”하지 않는 음악들도 달팽이관을 자극하는 중이다. ;; 흐.

일단 두 편의 글을 얼른 마무리해야 하는데. 발 동동. 괜히 징징.

아, 그러고 보니 계정을 연장해야 하는데, 귀찮다. 흐흐. -_-;;

신내림

사는 곳 근처에 만화책과 비디오/DVD를 싸게 처분하는 가게가 생겼다. 이른바 폐업정리. 하지만 그곳은 처음부터 만화와 비디오 대여를 하던 곳이 아니다. 몇 달을 못 가고 재고정리, 폐업처분이란 이름으로 종류를 바꿔가며 장사를 하는 곳이다. 그리고 이번엔 만화책과 비디오/DVD를 팔았다.

가끔 그곳에 들러 만화책을 산다. 잠 들기 전에 만화책을 읽는다. 낮에 읽기엔 시간이 빠듯하니, 잠들기 전에 읽는다. 이렇게 하루의 긴장을 풀고 있다.

최근에 읽은 만화는 귀신과 관련있는, 신내림이 소재인 만화였다. 어릴 때부터 신기가 있었던 건 아닌 듯 한데, 우연히 신이 내렸다. 그리고 벌어지는 일들을 그린 만화다. 이런 만화를 읽으면 어김없이 만화 소재와 비슷한 상상을 한다. 아니, 재밌는 소설이나 만화를 읽으면, 소재를 내 멋대로 바꿔가며 신나는 상상의 세계로 도망친다.

그렇다고 내게 신이 내리는 상상을 한 건 아니다. 물론 내게도 신이 내리면 좋겠다는 바람은 있다. 만화와 같다면 뭔가 재밌을 거 같기도 하다. 하지만 내가 사는 삶은 만화와 같지 않다. 그리고 이미 내게 신이 내렸는데 내가 자각을 못 하는 건지, 언젠간 신이 내릴 건데 아직은 시기가 아닌지, 신이 내릴 가능성 자체가 없는지는 알 수 없다. 그래도 신이 내린다면, 나는 어떤 삶을 살까?

하지만 이번에 한 상상은 내게 신이 내리는 상황이 아니었다. 오히려 내가 귀신이 되었을 때 나는 어디로 갈까, 하는 상상을 했다. 내가 만약 상대방을 선택할 수 있다면 나는 어디로 갈까.

아마도 서울에 머물지는 않으리라는 걸 깨달았다. 아니, 깨달을 필요도 없었다. 내가 귀신으로 살아간다면, 그곳에 가고 싶은 건 자명한 일이다. 그곳에서 살아가리라.

아직도 이런 바람에 머물러 있는 자신을 깨달으며, 조금 슬펐다. 그리고 조금 기뻤다.

니나 나스타샤 신곡

몰랐는데 한 달이 지나도록 핑크 플로이드만 듣고 있다. 최근에야 다른 이들의 음악을 듣고 있다. 며칠 전 핑크 플로이드와 관련한 글을 언제 올렸나 하고 찾아보니, 이미 한 달이 지났더라. 아, 이 얼마만의 집중인가. 혹은 즐거움인가. 히히.

뮤즈의 첫 번째 앨범과 두 번째 앨범이 나왔을 당시, 하루 종일 이 두 장만 들었던 적이 있다. 물론 그땐 음악을 들을 수 있는 시간이 하루에 두어 시간 뿐이기도 했지만. 그래도 두 장을 한 번씩 다 들었는데 시간이 남으면 다시 들었다. 들을 만한 좋은 앨범은 많았지만 그냥 뮤즈만 들었다. 그래서 세 번째 앨범이 나왔을 때 얼마나 좋았던가. -_-;; 흐.

이에 비하면 핑크 플로이드를 듣는 건 좀 더 행복하다. 현재 지지(mp3p)에 들어가 있는 핑크 플로이드 앨범은 총 15장. 그나마 최근에 한 장을 뺏다. 하루 종일 들으면 다 들을 수도 있고, 이틀에 나눠 들을 수도 있고. 15장엔 정규앨범에 B사이드+싱글 모음 앨범, 베스트 앨범, 라이브 앨범까지 섞여 있다. 이러니 듣는 재미도 쏠쏠하다.

암튼 이런 와중에 무척이나 반갑고 기쁜 소식! 니나 나스타샤(Nina Nastasia)의 신곡 소식!!! 우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 어찌 아니 기쁠 수 있으랴! 히히. 비록 새 앨범이 나오는 건 아니지만, 새로운 곡은 나왔다. 히히.

그냥, 나스타샤 소속 레이블 홈페이지에 갔다가 올 초에 신곡 두 곡이 들어간 싱글을 발매했다는 글을 발견. 너무 좋아서 싱글을 주문할 수 있는지 알아봤지만 구할 길이 없었다. 폭넓게 판매하는 건 아닌지, 일단 올뮤직에 앨범 정보가 전혀 없었다. 그래서 개인주문을 주로 하는 향뮤직에 문의하지 않은 상태. 홈페이지를 다시 확인하니 mp3로도 판매하고 있더라는. 물론 신용카드가 없으니 결제는 불가. ㅠ_ㅠ 그런데 다행히도 어떻게 하여, 파일을 받았다. 홈페이지에서 살짝 불법으로. 나중에 카드로 결제할 수 있으면 그때 제대로 된 파일을 받기를 기약하면서.

음악은? 당연히 좋다.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다방에 올렸으니, 직접 확인해보세요. 히히. 니나의 음악은 언제나, 즐겁다. 이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