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렇게 사나..

어제 [천유로 세대]와 관련한 글을 쓰고 나서, 도대체 왜 이렇게 사나, 하는 상념에 빠지고 있다. 도대체 왜 이렇게 살고 있는 건지….

지금의 생활이 싫은 건 아닌데, 이런 생활 방식이 구질구질하고 지긋지긋하단 느낌도 많이 든다. 또 이러고 말겠지만, 왜 이렇게 사나 싶고. 그러면서도 또 교보홈페이지에서 사고 싶은 책 목록을 보며 좋아하고, 돈이 들어오면 곧장 책부터 사고. 한동안 이러다 말겠지 하면서도(정말 한동안 이러다 말아야 하는데;;;) 스스로 못 믿는다. 꽤나 오래 전까진, 엄마님께서 “아직도 책을 사느냐”고 물었는데, 이제는 이런 질문도 않으신지 오래되었단 걸 방금 깨달았다. 한동안 이러다 말겠지, 라고 믿은 적도 없지만 “한동안 이러다”가 10년을 넘었으니 이젠 그러려니, 하고 만다. 그래도 가끔은 이런 자신이 지긋지긋하다.

… 근데, 어쩌면 이런 식의 푸념이 지금의 생활을 정당화 하고 싶은 바람의 반영은 아닐까 의심스럽기도 하다. 왜, 어느 영화에선가, 주말에 교회 나가서 회개하고선 “일주일치 죄를 사했다”고 말하고선 다시 나쁜 짓을 하는 장면처럼. -_-;;; 이렇게 한 번씩 “지긋지긋”해 함으로써, 지금 생활방식을 유지하는… ;;;

권력

한 곳에 오래 머물면, 원치 않을 때에도 그곳 사람들의 권력관계부터 내부 사정까지 알게 되는 경우가 있다. 특히나 그곳 사람들 사이에서, 권력이 누구에게 집중되어 있는지 혹은 누구의 발언권이 가장 센지를 알게 된다는 건 결코 유쾌하지 않은 일이다. 발언권이 가장 세고 권력이 집중되어 있는 사람에게 붙게 되어서가 아니다(알면서도 찍힐 행동을 했다는… -_-;; 크크크).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는 걸 말을 꺼내기도 전에 알게 되고, 행여 말을 했고 그리하여 당장은 효과가 발생했다 해도 결국 나중에 어떤 형태로건 후폭풍을 경험한다는 걸 알기에, 애초 시도조차 하지 않으려 하기 때문이다. 이 순간이 가장 슬프다.

예전에 한 수업시간에, 같은 수업을 듣던 사람이 “박사를 취득하고 모교에서 교수가 되는 로망이 있다”고 했다. 그러자 그 수업의 선생님은, 말린다고, 모교에서 교수가 안 되는 게 가장 좋다고 얘기했다. 요즘 들어, 어렴풋이 선생님의 말이 무슨 의미인지를 짐작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