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다방의 운영과 관련해서

어제, 늦은 밤, 키드님 블로그에 들어갔다가 음악다방을 접는다는 글을 읽으며 기분이 꽤나 복잡했어요. 물론 복잡한 기분을 정리하기도 전에, 변태고냥J가 거주하는 공간의 공개수위를 바꿨지만요.

음악다방의 공개수위와 관련해선 얼추 한 달 전부터 고민하고 있었어요. 물론 개정된 저작권법은 전혀 몰랐고요. 그저 검색로봇에 걸리고 싶지 않아서 어떻게 할까를 고민했죠. 그러다 RSS발행수위를 조절하면 검색로봇에 걸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알았어요. 글을 공개하는 것만으로도 RSS가 발행되는 방법과 이올린에 공개해야만 RSS가 발행되는 방법, 이 두 가지 중에서 선택할 수가 있더라고요. 물론 최근까지도 계속해서 이올린에 공개하지 않아도 공개만으로 RSS가 발행되는 방법을 선택했죠. 처음부터 이올린이나 티스토리 메인엔 공개하지 않았기에 검색로봇이 아니면 낯선 이들이 들어올 일은 별로 없었어요.

그럼에도 가끔 검색해서 들어오는 흔적을 볼 때면, 여러 갈등을 했죠. 비록 [Run To 루인]은 완전공개라 해도, 변태고냥J의 공간은 아는 사람만 아는 공간이고 싶었거든요. 그래서 팀블로그로 만들까, 하는 고민도 했었죠. 티스토리를 사용하는 분들이 많다는 점에서요. 조만간에 “RSS 발행을 중단한다는 글을 써야지”, 라는 고민도 했고요.

이런 와중에 키드님 글을 읽자, 가장 먼저 한 일은 RSS발행을 중단한 것. RSS로 들어오는 분들이 몇 분 있지만 RSS가 검색로봇을 불러들이는 역할도 하니까요. 그러고 나선 첨엔 모든 글을 비공개로 전환했어요. 하지만 곧 보호글로 바꿨죠. 블로그 주소를 바꾼다면 확실하게 숨을 수 있겠지만 지금의 주소가 좋으니까, 그러진 않기로 했어요.

변태고냥J를 그냥 중단하기엔, 루인이 자주 애용하기도 하거니와, 루인의 글만 있는 건 아니란 점이 걸렸어요. 이 지점이 가장 큰 고민이었죠. 어제까지 쓴 157개의 글도 글이려니와, 댓글로 소통한 흔적들을 그냥 닫기엔 많이 망설여지더라고요. 그래서 결국 “보호”글로 바꿨어요. 원하는 분들에게만, 비밀번호를 알려드리는 방법으로 하는 건 어떨까 했거든요. 이렇게 하면 티스토리를 사용하지 않는 분들도, 이곳을 공유할 수 있겠다는 상상.

그저 음악을 나누는 기쁨. 새로운 음악을 만나는 기쁨. 그러니 혹시나 원하시는 분들에겐 비공개 댓글로 비밀번호를 남겨드릴게요. (아무도 안 원하면 참 민망하겠다. 크크크.) 다만, 혼자 사용하는 컴에서만 열어주셨으면 하는 소심함을 함께 전하면서. (왜냐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나면, 다시 “로그아웃”을 할 방법이 없어서 창을 모두 닫는 방법 밖에 없더라고요. 힝.)

멍하니

어제는 1시간 30분 정도의 거리에 있는 곳에 3시간짜리 강의(?)를 하러 갔어요. 길에서 보낸 3시간, 강의실에서 보낸 3시간. 오전엔 강의 준비. 그런 이유로 어제 글을 쓰지 않은 건 아니죠.

아침에만 해도 강의가 끝나면 영화를 읽울까 했어요. 하지만 루인의 서식지에 도착했을 땐, 영화를 읽을 시간이 넉넉했음에도 읽지 않았어요. 그냥 쉬고 싶었어요. 아침을 먹은 이후로 커피만 마셨을 뿐인데 배도 안 고프더라고요. 그래서 그냥 터벅터벅 玄牝으로 돌아갔죠. 학교 연구실에 갈까, 잠깐 고민했지만 그냥 玄牝으로 갔어요.

나스타샤를 켜며, [Run To 루인]에 글을 쓸까 했어요. 하지만 지지에 옮겨 담을 음원을 추출하며 멍하니 시간을 보냈어요. 무엇도 하고 싶지 않더라고요. 그냥 멍하니 있고 싶었어요. 세 시간의 강의가 힘들었던 건 아니예요. 강의보다는 그곳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는 방식으로 진행했는 걸요.

이런 말을 하고 싶은 게 아니에요. 하고 싶은 말이 있는데, 정리가 안 되요. 뭔가 막막하고 먹먹한 몸이에요. 이 “몸”이 고민이에요.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가 봐요.

하드코어 음식 문답

돌아다니다가 왠지 재밌겠다 싶었다.

가점방법:
1번부터 15번까지는 선택된 답의 숫자가 그대로 점수.
16번은 답에 1/2을 곱한 게 점수다. 1번에서 16번까지만 합계에 들어간다. 나머지 두 문제는 그냥 보너스.
선택지를 어떤것으로 해야할지 애매하다면 적당히 알아서 해결한다. 예를 들어 1번 문제에서 뚝배기 불고기 백반 정도는 혼자 자주 사먹는 경우라면 점수는 3.5점이다.

[#M_ 문답읽기 | 흐흐 |
1. 볼일이 있어서 혼자 돌아다니던 중 출출해졌다. 밥을 먹어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안 먹어도 될 것 같기도 한 상황인데.

(1) 혼자 밥 먹는 것은 싫다. 친구를 불러내거나 집에 들어갈 때까지 참는다.
(2) 읽을 책이 있다면 간단한 음식은 가능.
(3) 패스트푸드점까지는 책 없이도 가능.
(4) 프렌치 레스토랑이나 이탈리언 레스토랑도 혼자 다녀온 적 있다.
(5) 뷔페도 가능.
(6) 고깃집에서 혼자 구워먹은 적이 있다.
#혼자 먹는 게 편하지만, 책이 없다면…, 그러니 정확히는, 읽을 책만 있으면 어디든 상관없지만 책이 없으면 어디든 별로랄까.

2. 피곤한 하루 끝에 천신만고 집에 돌아왔다. 경악스럽게도 밥이 없다면?

(1) 그냥 굶는다.
(2) 피자나 짜장면 등 배달음식으로 해결한다.
(3) 밥만 해서 밑반찬이나 계란 프라이와 먹는다.
(4) 나가서 무언가 사 오거나 사먹는다.
(5) 고기나 생선을 구워 밥이랑 먹는다.
(6) 두 가지 이상의 야채 손질이 필요한 요리를 만들어 먹는다.
(7) 두 가지 이상의 야채 손질이 필요한 요리를 딱 한 끼분만 만들어 먹는다.

3. 고기도 다 고기가 아니다. 나한테 고기는

(1) 안 먹는다.
(2) 살코기만 골라 먹는다.
(3) 고기는 역시 비계가 좀 섞여야 제맛이다.
(4) 내장이나 오돌뼈가 고기보다 맛있다.
(5) 생간이나 천엽도 얼마든지.
(6) 삼계탕에 들어 있는 흐물흐물한 닭껍질에도 아무 거부감 없음. 고기는 다 좋다.

4. 나한테 생선은

(1) 안 먹는다.
(2) 양념구이나 튀김만 먹는다.
(3) 생선은 역시 소금구이가 제일이다.
(4) 잘 끓이기만 한다면 매운탕보다 지리가 낫다.
(5) 신선만 하다면야 살보다 내장이 더 맛있지 않나. 이거야 말로 어른의 맛.
(6) 국물에 둥둥 떠다니는 생선눈알을 공공장소에서 쪽쪽 빨아먹을 수 있다.

5. 날고기에 대한 입장

(1) 안 먹는다.
(2) 육회까지는 그럭저럭.
(3) 스테이크는 역시 레어. 국내에는 왜 피가 뚝뚝 떨어지게 구워주는 집이 없나 모르겠다.
(4) 육사시미라고 혹시 들어 봤는지…
(5) 타르타르 스테이크를 즐긴다.

6. 생선회에 관한 자세

(1) 안 먹는다.
(2) 생선회는 초장맛.
(3) 간장을 살짝만 찍어 먹어야.
(4) 신선만 하다면야 그냥 먹는다.
(5) ‘노인과 바다’에서 소금이나 라임을 안 가져온 것에 안타까워 하는 주인공을 보면서 그게 왜 필요할까 생각한다.

7. 야채에 대한 예의

(1) 안 먹는다.
(2) 고기 먹을 때 상추나 깻잎 두어 장 정도.
(3) 매시드 포테이토, 카레에 들어있는 당근, 시금치 나물처럼 익혀서 양념한 것은 먹는다.
(4) 샐러드를 비롯 생야채 좋아하지만 드레싱이나 쌈장 등이 없는 것은 생각할 수 없다.
(5) 오이나 상추를 싸먹을 것도 양념도 없이 우적우적 씹어먹는 것은 나의 일상.

8. 안 먹는 식재료는

(1) 열 가지 이상.
(2) 다섯 가지 이상.
(3) 한두 가지.
(4) 없음.
#이 질문에 답하기가 참 곤란한데, 이 문답의 맥락에선 육류나 어류도 “식재료”에 속하지만, 루인의 범주에선 “식재료”에 속하지 않는다는 점. 근데 “식재료”란 식의 표현은 참 불편하다.

9. 외국에 나가면

(1) 고추장이나 밑반찬을 싸간다.
(2) 꼭 한식은 아니라도 하루에 한 끼는 밥을 먹어야지.
(3) 고수처럼 특이한 향초만 아니라면 외국음식도 그럭저럭.
(4) 한 달이건 두 달이건, 외국에서 한식은 안 먹는다.
#나간 적이 없으니 통과.

10. 나는 다음 경우에 양껏 먹을 수 있다

(1) 처음 만나는 사람들과의 모임.
(2) 소개팅.
(3) 맞선.
(4) 상견례
(5) 본인의 결혼식
#낯선 사람과의 자리면, 상대방의 존재를 잊는 경향이 있지만, 그럼에도 소화를 잘 못 시킨다. 그래서 해당사항 없음.

11. 나에게 제일 맛있는 밥은

(1) 남이 해 준 밥.
(2) 남이 해 준 집밥.
(3) 남이 해 준 맛있는 밥.
(4) 내가 한 밥.
#玄牝에서 음식을 안 할 때는 아무 것도 안 하지만, 밥을 해먹을 때면, 전기밥솥이나 압력밥솥이 아니라, 돌솥(이른바 뚝배기)에 밥을 해서 먹는다.

12. 밥이란

(1) 밥. 다른 것으로는 대체할 수 없다. 안남미도 밥 아님. 빵이나 국수는 싫다.
(2) 빵과 국수를 좋아하지만 끼니는 아니지. 어디까지나 간식.
(3) 일주일 정도는 밥 말고 다른 걸 먹어도 상관없음.
(4) 밥, 국수, 빵은 완전히 평등하다.
#면음식을 좋아하지만, 위가 약해서 자주는 못 먹음. 안타까울 따름.

13. 케이크란

(1) 안 먹는다.
(2) 일부러 먹으러 가진 않지만 누가 먹자면 같이 먹어줄 수야 있다.
(3) 케이크 뷔페 정보를 수시로 수집한다.
(4) 케이크 한 조각이 밥 한 끼보다 비싼 게 뭐가 이상하다는 건지 모르겠다.
(5) 환갑이나 돌잔치 케이크를 싸준다면 반색을 한다.

14. 발효식품이란

(1) 안 먹는다.
(2) 김치는 먹는다.
(3) 프로세스 치즈나 요거트 정도야 좋아함. 하지만 이름이 어려운 치즈는 꾸리꾸리해서 싫다.
(4) 명란젓을 비롯 빨갛게 양념한 젓갈은 먹지만 토하젓이나 그밖에 많이 삭힌 젓갈류는 곤란하다.
(5) 홍어도 거뜬. 없어서 못 먹는다.

15 아주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있는데

(1) 아무리 좋아해도 한 끼로 충분.
(2) 두 끼나 세 끼까지는 괜찮지 않나.
(3) 한 번 열광했다 하면 물릴 때까지 닷새고 열흘이고 먹어야 직성이 풀린다.
(4) 아주 좋아하는 음식이 아니라도 같은 음식을 네다섯 끼 정도는 계속 먹어도 상관없다.

16. 다음 중 집에서 만들어 본 것은 몇 가지나?

김치, 간장이나 고추장이나 된장, , 치즈, 요거트, 케첩, 마요네즈, 말린 토마토, 야채나 과일칩, 장아찌나 피클, 젓갈, 버터, 아이스크림, 어묵, 족발, 소시지나 햄, 떡, 빵이나 과자나 케이크, 팟이나 완두앙금, 식혜나 수정과, 술, 식초, 도우와 소스를 모두 직접 만든 피자. 생강차나 유자차.

17. 가장 좋아하는 음식은? (주관식)
김밥 *힐끔*

18. 평생 똑같은 음식만 먹어야 한다면 무엇으로? (주관식. ‘한정식’처럼 얍삽한 대답 금지)
김밥 -_-;; 낄낄

총 21.5점._M#]

[#M_ 결과확인 | -_-;; |

결과를 봅시다

식귀
80점 – 87.5점
머릿속에 들어 있는 것은 먹을 것, 그리고 먹을 것, 오직 먹을 것.
하지만 맛없는 걸 먹느니 굶는다. 외식은 가능한 기피.
당장 쓰러져 죽을 것 같아도 밥은 직접 한다.

식신
65점 – 80점
인생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먹을 것.
다른 것에도 정신 팔릴 때가 없는 건 아니지만 역시 먹을 것이 제일.
밥은 혼자 먹는 게 제일 맛있다. 왜냐하면 다른 사람한테 신경 안 쓰고 먹을 것에만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식도락가
50점 – 65점
마음에 맞는 사람과 맛있는 것을 찾아다니는 것이야말로 제일 큰 낙.
인터넷이나 TV에 나온 맛있는 집에는 꼭 가봐야 직성이 풀린다.

정상인
25점 – 50점
맛있는 음식이 싫다는 것은 아니지만 짜장면 한 그릇 사먹자고 차타고 나가는 건 싫다.
주말이면 엉덩이가 급격히 무거워져서 집밥보다는 외식, 외식보다는 배달음식을 선호한다.

의욕상실
15점 – 25점
하루하루 챙겨먹는 것이 스트레스인 당신.
밥 대신 먹는 알약이 나오기만 한다면야 당장 일 년치를 사재기할 것이다.
김밥이나 햄버거, 라면처럼 인터넷을 하면서 먹을 수 있는 음식이 제일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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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문답이 재밌다고 느낀 건, 순전히 결과 “해석”에서 “밥 대신 먹는 알약이 나오기만 한다면야 당장 일 년치를 사재기할 것이다.“란 구절 때문이다. 맞다. 루인은 충분히 이러고도 남을 인간이다. 크크크. 맨날 하는 소리가 밥 먹기 귀찮다고, 알약으로 대충 때울 수만 있으면 좋겠다고 중얼거리니까.

하지만 이 문답은 채식(주의)자의 경험을 배제하거나 넘겨짚는 경향이 있다. 모든 채식(주의)자라고 해서 먹는 걸 싫어하는 건 아닌데, 이 문답의 질문구성은 채식주의자는 필연적으로 낮은 점수를 받도록 되어있다. 하긴, 이런 문답자체가 어떤 “이상적인 경험”을 전제하고 있고 그런 “경험”에 맞춰 다른 “경험”들을 재단하도록 되어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