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이 좀…;;;

이글루스 4주년 기념, 이글루 기네스를 읽다가, 1년 동안 무려 8,000여 개의 글을 작성했다는 문장을 읽고 뜨악했다. 하루 평균 22개의 글이라니.

만약 루인이 하루에 22편의 글을 쓴다면, 이 말은 잠도 안 자고 하루 종일 블로그에 글만 쓴다는 걸 의미한다. 글 한 편에 대충 1시간에서 2시간 정도 걸리니까. 근데 만약 하루 종일 블로그에 글만 쓴다면, 더 이상 쓸 내용도 없을 테니, 어느 순간, 이전에 쓴 글을 비판하고, 의견을 바꾸는 등등, 했던 말 또 하는 식이 될까? 그 블로거가 어떤 식으로 글을 쓰는지 살짝 궁금했지만, 그렇다고 그 블로그에 가고 싶지는 않았다. 그저 그 블로그를 찾는 사람들은 심심하진 않겠다란 감상이 든 정도랄까. 어쨌거나 한 시간에 글 한 편은 올라온다는 얘기니, 심심할 때 그 블로그에 가면 새 글이 없다고 아쉬워할 일은 없을 테니까.

근데 정말 하루에 22편의 글을 쓴다면 어떤 내용들일까, 궁금하지 않은 건 아니다. 그냥 궁금할 뿐 확인하고 싶은 건 아니고.

하지만 이렇게 궁금해하는 루인도 오늘 하루 5편 째 글(메모 포함해서)을 쓰고 있다. 사실 한 편 더 써야 하는데, 내일 쓰기로 했다. -_-;; 한동안 뜸할 수밖에 없었던 글쓰기를 오늘 다 풀겠다는 걸까. 흐흐.

바람

여름만 되면 유난히 면역력이 떨어져. 그래서인가봐. 묻어둔 기억들이, 침전물처럼 가라앉아 있던 기억들이, 작은 진동에도 다 일어나는 건.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 끊임없이 흔적 찾기 놀이를 하지만 찾으면 사라지고 다시 찾고 사라지는 날들의 반복. 이런 무미건조한 일상을 살아.

그저 살아 있었으면 좋겠어. 시제가 불일치하는 바람을 품고 있어.

집으로 돌아오는 밤

소나무 위에 손톱달이 떴다. 이런 풍경을 볼 때마다, 작은 연못 옆에서 어떤 색깔의 물병 혹은 약병을 들고 있는 마녀가 떠오른다. 저 소나무 아래에 마녀가, 키득거리며 웃고 있을 것만 같아, 슬쩍 놀러가면 신나게 놀 수 있을 것 같다.

어릴 때 읽은 소설들에 따르면, 마녀나 드라큐라는 위험한 존재가 아니라 악동에 너무도 친밀한 이미지들이다. 괜히 장난치면, 킥킥, 웃으면서 신나게 놀 수 있을 것만 같은 느낌. 손톱달이 뜬 날이면 연못에 앉아 골똘히 생각에 잠겨 있다가도 꺄르르 웃으면서 어딘가로 달려갈 것만 같은 마녀를 만날 것만 같다.

… 따라갈 걸 그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