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 玄牝에 있으면 찜통에 앉아 있는 느낌이 들 때가 있을 정도다. 옥탑의 특징은 여름에 덥고 겨울에 추운 특수(!) 구조라는 것. 덕분에 마당(주인집의 입장에선 옥상)에서 햇살을 맞으며 서 있는 것이 더 시원하달까.
지금의 玄牝으로 이사한 후, 놀러온 사람들이 한결같이 보인 반응은 에어컨이 있어서 좋겠다 였다. 기본 옵션으로 가스레인지와 에어컨이 있다는 건 정말 괜찮은 일이었다. 하지만 올 여름 들어 에어컨을 한 번도 안 켜고 있다.
작년 여름, 몇 번 사용한 적이 있다. 하루에 기껏해야 한 시간을 틀었고 한 달 내내 튼 것도 아니었지만 전기세 용지를 받았을 때, 쓰러질 뻔 했다. 평소 2,000~3,000원 사이에서 나오던 전기 요금이 딱 10배로 뛰어 있었다. 용지를 받은 이후로 에어컨 리모콘은 손도 안 댔다던가.
올 해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고 있는 건, 딱히 전기세 때문은 아니다(맞다는 얘기다;;). 전기세 부담 보다는 딱히 틀 이유를 못 찾고 있다. 물론 후덥지근한 상황에서 에어컨을 틀면 좀 시원하긴 하겠지만 그게 의외로 중독이란 것도 알고 선풍기 바람만으로도 견딜 만 하다. 덕분에 자고 일어나면(잘 땐 선풍기를 틀지 않는다) 이불은 젖어 있지만 햇살이 좋은 덕분에 아침에 세탁을 해도 저녁이면 잘 말라 있다.
에어컨 바람을 그다지 안 좋아하게 된 이유는, 작년 씨네코아에서 이와이 슌지 영화를 상영할 당시로 거슬러 올라간다. 상영작을 연달아 보는데, 루인이 앉은 자리는 에어컨 바로 아래였고(천장에서 에어컨 바람이 나왔다) 어찌나 쉼 없이 틀어주시는지 냉방병에 걸릴 뻔 했다. 두통과 한기로 두 번째부터 영화와 놀기는 고통을 견디기로 바뀌었다(어둠의 경로로 이미 다 봤다는 점이 다행이었달까). 결국, 극장의 큰 화면으로 이와이의 영화를 즐기고 싶었던 몸은 그날은 에어컨 덕분에 참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지로 기억하고 있다.
에어컨을 틀지 않으면서 좋은 점은, 그렇잖아도 매일같이 연구실에 나오는데, 玄牝이 덥다보니 밤늦게까지 연구실에 머문다는 것. 연구실에서 빈둥거리며 노는지 책이랑 노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래도 왠지 뿌듯함은 있다는 점-_-;;;이 좋다면 좋달까. 북향은 안 좋다고만 들었는데, 여름엔 북향도 나쁘지 않다는 느낌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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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 나스타샤를 병원에 보냈다. 오늘이나 내일로 해결할 수 있을 듯. 이번엔 병원비가 꽤나 들어갈 것 같은 불길함. 역시나 이런 식으로 해결하는 것 같다. 노트북은 무슨;;;;;;;;;;;;;;;;;;;;;;;;;;;;;;;;;;;;; 그렇다고 가능성을 아주 버린 건 아니지만 우선, 하드에 보관 중인 자료를 살려야 하고 玄牝에서 영화라도 보려고 하면 암만해도 아주 방치할 수는 없겠더라고. ps는 100만원으로 LCD모니터까지 해서 데스크톱을 구매했던데, 아예 처음부터 다시 고민할까? 하지만 CD-ROM도 지금 것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모니터도 그대로 사용할 수 있고… 에잇, 귀찮으니 내년에 결정할래. 푸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