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에게 네일아트를 해주다

친구랑 점심을 먹으며, 차를 마시며 네일아트를 해줬다. 후후후. 예전에 한 번, 해달라는 말을 했었고 오늘 매니큐어 등을 챙겼고 어색한 아마추어 티를 풀풀 내며 해줬다.

헤헤. 즐거운 건, 친구가 좋아하고 손톱을 보면서 기뻐하는 표정 때문이다. 조금은 지쳐있는 친구에게 웃음을 줄 수 있다는 건, 루인이 더 즐거워지는 일이다. 완벽하게 몸에 들진 않지만(그러긴 불가능하지만) 그래도 받는 사람이 즐겁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잖아.

그러며 농담을 나눴다, 아예 이걸로 돈벌이를 할까? 하고. 흐흐. 홍대 앞을 지나다보면 길에서 작은 책상 같은 걸 펼쳐두고 목걸이나 귀걸이를 파는 것처럼. 흐흐. (이봐, 이봐.)

비가 오는데

아침부터 라디오는 가능하면 집에 머물라고 말하고 내일 세미나 발제를 해야 하는 루인은 가능한 한 가볍게 해서 사무실로 나왔다. 나스타샤가 아프니 어쩔 수 없다. 발제할 챕터를 모두 번역하고 이제 머리를 자르러 갈까? 머릿결이 엉망이라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이다.

다음 주에도 여이연 세미나. 애초 계획은 7시에 하는 안티고네 관련 강좌만 들을 예정이었는데, 3시에 하는 “생명윤리를 넘어선 과학과 여성주의”도 들을까 갈등 중에 있다. 그 강좌를 맡은 분의 설명을 듣다가 듣고 싶은 욕망이 몸을 타고 돌았다. 아아, 3주 연속 3시 7시 강좌를 듣는단 말이냐. 하지만 그렇게 해서 즐거울 수만 있다면!

쓰고 싶은 글이 몇 있는데 내일로 미뤄야지. 몇 시간을 컴퓨터 앞에 있으니 쉬고 싶다.

뮤즈 신보: 단골과 팬 사이

아마, 뮤즈Muse와의 첫 만남이 어땠는지를 말하라고 하면 열 번이고 스무 번이고, 처음 한 얘기처럼 적을 수 있다. 2002년 1월 어느 겨울 처음 만난 이후, 2년 간 하루도 빠짐없이 들었다는 얘긴 이제 진부한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요즘이야 괭이의 힘이나 니나노~를(크크크) 더 자주 즐기지만 뮤즈를 듣지 않고 견디기 힘든 날 또한 빈번하다. 그래서 지지(mp3p)에게 괭이, 니나노, 뮤즈가 빠지는 날은 드물거나 없다.

며칠 전 애드키드님의 블로그에서 뮤즈의 이번 신보 [Black Holes And Revelations]의 소식을 접하고, 으아악~ 왜 발매 당일을 놓친 것이냐고 슬퍼했지만 일요일 한 치의 망설임도 없이 ●●●으로 갔고 싱글을 한 장 더 사며 같이 구매했다. 그렇다면 당일 저녁이라도 샀다고 좋아할 일인데 이제 서야 적는 이유는,

바로 이것 때문이었다. 싱글 DVD라니! DVD 싱글이라니!!!

몇 해 전 뮤즈 세 번째 앨범이 나왔을 때, 영국에선 DVD를 첨부한 앨범을 한정 판매한 적이 있었다. 한국에선 구할 수 없으리라 했는데, 웬걸 경매로 나왔다. 첫 번째인가 두 번째인가 경매에서 성공했고 기뻤던 기억이 있다. 구하고 싶었던 싱글이나 EP를 구하지 못해 아쉬웠기 때문에 많은 위로가 되었다. 그런데 이번엔 싱글 DVD라니! 어떻게든 구할 테다!

매장에 가서 조심스럽게 물었다. 혹시 싱글 DVD를 구매라도 할 수 있나요? 라고. 소심해서 주시면 안 돼요? 라고 차마 묻진 못하고 구매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전화를 해서 알아보더니 지금은 (일요일이라) 담당자가 자리에 없으니 물어보고 가능하면 챙겨둘 테니 내일(월요일) 다시 오라고 했다. 시간이 안 될 것 같아 화요일에 간다고 했고 그렇게 화요일이 되었다.

음료수를 하나 사서 ●●●으로 향했다. 가능하든 안 되든 신경 써 준다는 것이 고맙기 때문이다. 그런데, 으하하, 가능했고 받았다! 냐핫.

이건 단골이라는 점 때문에 가능한 일이란 걸, 안다. 루인 역시 판매 알바를 해 본 경험에 비추어 볼 때, 익숙한 사람, 자주 오는 사람에게 하나라도 더 챙겨주는 거, 인지상정. (자본주의 경제학에서 감안할 수 없는 변수! ← 뜬금없이 자본주의 경제학이란 말이 나온 건, 라디오를 듣다가 FTA와 관련해서 한 경제학 교수의 바보 같은 소리를 들어서. 그 교수가 말하길, 소비자로서 FTA를 채결하면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데 왜 반대하는지 모르겠다는 소릴 했다. 바보. 생산자와 노동자와 소비자가 따로 있니? 모두 같은 혹은 최소한 두 가지 이상 겹치는 사람들 아냐? 오직 생산만 하는 노동자 따로 있고 오직 소비만 하는 소비자 따로 있니?) 아하하. 기쁜 몸이었지만, 나스타샤가 아픈 상황에서 언제 볼 수 있을까. 아흑.

그래서 음악은?

세 번째 앨범인 [Absolution]이 나왔을 때 들었던 예감은 앞으로의 음악 방향은, 이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인 “Rule by Secrecy”와 같은 분위기로 변하겠구나, 였다. 그 징후는 두 번째 앨범인 [Origin Of Symmetry]의 “Megalomania”에서 이미 시작했었다. 그러니 리듬감이 더 두드러진 곡이 있지만, 이미 예상한 흐름으로 가고 있달까. 비록 “Soldier’s Poem”이 좀 당혹스럽긴 하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