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여성영화제, 시작

개막식은 어제했다지만, 루인에겐 오늘부터 시작이다.

애니메이션 한 편 한 편, 장 ․ 단편 따로 치면 26편, 시간표로는 10타임. 주말은 아트레온에서 살 것 같다. 여기에 이 기간동안 [나나], [빨간 모자의 진실], [크래쉬]를 즐길 예정이니 일주일 사이에 13타임, 29편의 영화를 접하는 셈이다. 헉, 이렇게 적으니 일년 치 몰아서 즐기는 것 같다. 하지만 안다. 이런 시절이 있다. 어떤 땐 몇 달이고 영화관에 안 가는가 하면 어떤 땐 일주일에 몇 번이고 영화관에 간다. 그냥 이런 주기가 있는 것 같다.

작년엔 영화를 접하고 중간에 시간이 남으면 玄牝으로 돌아가서 영화평을 쓰기도 했지만 올해는 힘들 것 같다. 월, 화 이틀간 대학원 수업이 있어서. 다행이라면 읽을 텍스트가 적다는 것. 화요일 수업은 안 할 수도 있었지만 아쉽지는 않다. 등록금이 얼만데 휴강이란 말이냐!

다만 지금 조금 피곤한 것이 아쉽다. 오늘 새벽 2시 넘어서 잤으니까. 그래도 좋다. 신나는 시간이 기다리고 있다. 고통과 상처로 변태하는 시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라고 쓰고 나서 수업커뮤니티에 들어가니 휴강하고 영화 보란다. 대신 다음날 있는 특강에 오란다. 앗싸! (이봐이봐, 위에서 적은 말과 반응이 너무 다르잖아;;;;;;;;;;)

책 분양!

일전에 적었듯, 책 분양 들어가요. 헤헤.
하지만 반드시 주의할 사항은 헌책방에서 산 책들이기에 결코 깨끗하다고 할 수가 없어요. 때론 누군가의 밑줄 흔적이 있을 수도 있고 때론 새책방에서 산 책 보다 더 깨끗할 수도 있고. 이건 순전히 운의 문제예요. 헤헤.
신청 방법은 언제나 그렇듯 선착순. 예전엔 “다 줘!”하면 다 드렸지만 이젠 그러지 않을래요. 좀더 필요한 사람에게로 가는 것이 더 좋을 것 같아서요. 우선은 신청부터 해주세요.
문제는 오프라인으로 알고 지내는 경우는 별 상관이 없지만 온라인으로만 알고 지내는 경우겠죠. 이곳, [Run To 루인]을 통해 자신의 수신 주소를 적을 수 있을 정도의 신뢰가 있는가의 문제가 있으니까요. 그럴 수 있다고 결정하신 분만 나중에 주소를 적어주세요. 뭐, 선착순이라 신청이 곧 확정이니까, 루인의 답글이 달리면 다시 비밀답글로 주소를 적어 주시면 이랑 종이매체와 함께 우편으로 보내드릴게요.
뭐, 아직 리플 한 번 안 달았다고 해서 뻘쭘해 하지 마세요. 루인에게 겹치는 책을 나누려고 하는 것일 뿐이거든요.

책 목록은

안드레아 드워킨 [신에게는 딸이 없다Mercy](1993, 고려원) : 루인은 이 책을 읽다가 다 못 읽었던 흔적이 몸에 있어요. 아파요. 단, 출판사 정보를 잘 확인 하세요;;;
폴 러셀 [The Gay 100 – 2](1996, 사회평론) : 두 권짜리 책인데 첫 번째 책은 없고 두 번째 책만 있어요. 역사 속의 ‘동성애’자들을 소개한 책이죠.
권혁범 [민족주의와 발전의 환상](2000, 솔) : 최근 [여성주의 남자를 살리다]란 책을 낸, 스스로를 “남성 페미니스트”로 명명하는 권혁범씨의 책이에요. 뭐, 이 책은 페미니즘과는 그다지 관련이 없다면 없다고 할 수도 있고요.
캐럴 J. 아담스 [프랑켄슈타인은 고기를 먹지 않았다](2003, 미토) : 현재 한국에서 접할 수 있는, 채식주의 페미니즘 이론서로는 거의 유일하다 시피 한 책이에요. 미국에서 1990년대 초반에 나왔고 지금의 루인이나 루인과 함께 세미나를 한 나무님에겐 비판을 받고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채식주의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 쯤은 읽을만 해요.
준비에브 브리작 [난 아무것도 먹고 싶지 않아](1997, 황금가지) : 소설인데, 아파요. 거식증과 관련한 책이고 거식증과 관련해서 많은 추천이 있는 책이기도 하고요. 루인은 이 책을 읽고 브리작에 푹, 빠졌어요.
김연자 [아메리카 타운 왕언니 죽기 오분 전까지 악을 쓰다](2005, 삼인) : 제목을 클릭하면 정희진 선생님이 쓴 서평이 나와요.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파스칼 로즈 [제로 전투기](1999, 열린책들) : 작년 1월 초, 이 책을 읽고 한 동안 우울에 푹, 빠졌어요. 그런 책이에요.
스코트 펙 [거짓의 사람들](1997, 두란노) : 역시 클릭하면 정희진 선생님의 서평이 나와요. 예전엔 좀더 보기에 괜찮은 사이트가 있었는데 지금은 찾을 수가 없네요.
박완서 [너무도 쓸쓸한 당신](1998, 창작과 비평사) : 루인은 박완서 선생님이라고 불러요. 어차피 아는 분은 다 알 테니 더 무슨 말이 필요하겠어요.
엘리자베스 김 [만 가지 슬픔](2001, 대산) : 어떤 페미니스트는 이 책과 정희진 선생님의 [저는 오늘 꽃을 받았어요]를 읽고 여성학을 공부하기 시작했다고 했어요.

서울여성영화제-우피스매니아

음하하.

아침 10시에 있는 수업을 마치고 곧장 사무실에 있는 컴퓨터를 켰다. 그리고 혹시나 하는 몸으로 우피스매니아를 구매하러 갔는데, 살 수 있었다!!! 음하하. 이리하여 작년에 이어 올해도 서울여성영화제는 우피스매니아로 본다. (우피스매니아는 6장 가격으로 9장을 구매할 수 있는 티켓.)

원래 계획은 어제, 볼 영화 일정을 짜는 것이었지만 수업 준비에 신경성 위염으로 그럴 수가 없었다. 우피스매니아는 구매했으니 이젠 영화 고르는 일이 남았고, 감독특별전과 이반 관련 영화 몇 편, 그리고 단편 애니메이션 모음 등을 선택하니, 총 10타임(으로 표시하는 건, 10편이라고 하기엔 중단편의 경우 묶어서 상영하기 때문)이 나왔다. 뭐, 작년에도 대충 이런 상황이었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이 기회가 아니면 접할 수 없기에 망설이지 않고 모두 선택했다(는 건, 우피스매니아로 9타임 결제와는 별도로 한 타임을 더 결제했다는 의미). 몇 해 전부터 봄이 오면 이 시간만을 기대하니, 좋을 따름이다.

아무튼, 신경성 위염 덕분에 오늘 아침은 굶고 점심은 과자 몇 조각 먹고 저녁에야 삶은 고구마와 귤 몇 개를 먹었다. 그러나 지금도 조금은 부담스러운 상태. 내일이면 괜찮아 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