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 여권

두통
며칠 전부터 자고 일어나면 개운한 게 아니라 두통이 난다. 미열처럼 두통이 일어나는데 그게 그냥 두면 더 심해질 것만 같아 약을 먹곤 한다. 그럼 완전히 괜찮은 게 아니라 미열 수준의 두통으로 유지된다. 어제는 그런 두통이 극심했고 종일 두통약 다섯 알을 먹으며 두통이 극심해지는 것을 간신히 막았다(소염제는 위에 안 좋다고 해서 간에 안 좋은 타이레놀 세 알, 그래도 별 차도가 없어서 간엔 지장이 없지만 위엔 안 좋은 이지엔6 두 알). 하지만 눈을 뜨고 있기가 조금 버거운 상태로 두통은 유지되었다. 계속 두통, 두통. 오늘 아침에도 일어나자 미열 같은 두통을 느꼈고 결국 두통약을 먹었다. 그나마 어제보다는 괜찮은 것 같지만 두통의 이유를 알 수가 없다. 끄응…
여권
내년에 빈에 갈 것 같다. 90%의 가능성으로 확정인데, 100%라고 말하지 않는 것은 세상일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니까. 이런저런 우여곡절 끝에, 어쨌거나 항공기와 숙박을 지원해준다고 해서 가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내 신상정보를 알려주면 표를 예매하는 방식일 줄 알았는데 영수증과 비행기표를 챙기서 보여주면 지불하는 방식이란다. 헐… 비행기표는 무슨 돈으로 예매하지? 가장 저렴한 직항으로 왕복 최소 200만 원 수준인데 무슨 수로 이 돈을 마련하지… 덜덜덜. 아무려나 여권을 신청하러 가야 한다. 내가 여권을 만들다니. 여권은 몇 년 뒤에나 만들 줄 알았는데, 영어 한 마디 못 하는 내가 여권을 만들다니. 그런데 빈에 가면 공식 일정 외에 며칠 더 머물며 여행을 좀 할 계획이다. 이 기회가 아니면 언제 빈을 구경하겠는가. 후후후.

밥밥밥

요즘 먹고 있는 밥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이건 밥솥을 열었을 때 모습.

이건 뒤집고 있는 모습.
쌀, 찰현미, 흑미, 병아리콩(이집트콩), 렌틸콩, 고구마가 들어갔습니다. 밥만 먹어도 맛있고 건강해질 것 같지요. 건강해지는 건 모르겠고 맛은 있어요. 렌틸콩과 병아리콩은 집 근처 마트에서 싸게 팔고 있어서 구매했고, 찰현미는 예전에 마트에서 공동구매로 싸게 팔았을 때 샀고, 흑미는… 어쩐지 흑미가 있더라고요. 콩밥을 먹을 때면 콩의 고소한 맛이 매력인데, 렌틸콩은 아무런 맛이 없고, 병아리콩도 특별히 튀는 맛은 없는 듯하네요. 역시 고구마가 들어가니 달콤하게 맛있어요. 고구마밥이 최고예요. 후후.
다음에도 이렇게 먹을 듯합니다. 일단 맛있거든요.

보리 고양이가 아프다 혹은 아팠다

보리가 아팠다. 혹은 보리가 아프다. 둘 중 하나만 적절한 표현이지만 둘 다 적절한 표현이다.
지난 월요일 오전 보리가 기운이 없었다. E가 오면 반갑게 맞이한 다음 뛰기 마련인데 그날은 그냥 상당히 얌전했다. 왜 그럴까 싶어 보리를 살피다가 오른쪽 눈이 이상하단 걸 발견했다. 눈 색깔이 상당히 탁했다. 덜컥 겁이 났지만 그냥 일시적 현상일까 하며 바로 병원 가길 망설였다. 잠시 지켜보는 게 좋을지 당장 병원에 가는 게 좋을지 망설이는데 E가 당장 병원에 가라고 해서 서둘러 보리를 납치해서 근처 병원으로 향했다.
보리를 진료하는 의사는 상당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일단 체온, 안압 등 기본 증상을 검사하겠다고 했다. 그런 다음 눈에 상처가 났는지 검사를 하는 등 몇 가지 검사를 하겠다고 했다. 다시 나와서 상처는 아닌 듯하다며 피검사를 하는 방향을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할 것인지 내게 물었고 30분 정도 걸린다고 했다. 그래서 동의했고 진료실에서 나왔다.
대기실에 앉아서 검색어를 입력했다. ‘고양이 전염성 복막염’ 몇 가지 검색 결과를 확인하며 의사가 했던 말, 행동의 의미가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확진이 불가능하며 죽어 부검을 하기 전까진 확신할 수 없다는 기사, 습식이면 1~2주, 건식이면 1~2년이 생존할 수 있는 시간이라는 글을 읽었다. 그래서였나. 의사는 코로나 바이러스 변종에  따른 복막염을 의심한다고 했는데, 계속해서 확진은 불가능하기에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단서가 될 법한 것을 검사하겠다고 했다. 정확하게 이런 이유로 몇 가지 가능성을 지워가는 방법을 택했고 피검사를 하는 것도 알부민 수치를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그랬구나, 그래서 의사가 상당히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구나.
중얼거리며, E와 행아웃을 하다가, 기다리는 동안 챙겨간 논문을 읽었다. 어쨌거나 아직은 확진이 아니니까.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사를 하고 있는 거지 어떤 식으로건 확진을 한 것은 아니니까. 그러니 나는 별일 아니기를 믿으며 기다렸다. 시간이 흘러 의사가 나를 불렀다.
혈액검사 결과 평균치에 부합하지 않는 사항들이 있긴 하지만 평균치를 내면 일단 괜찮은 것 같다고 했다. 한숨이 나왔다. 다행이다… 다행이다… 눈물이 글썽였다. 사실, 무서웠다. 많이 무서웠다. 그래서 눈에 눈물이 고였다.
혈액검사 결과로는 큰 문제가 없는 것 같지만 일단 며칠 지켜보자고 했다. 일단 바이러스성 결막염을 의심하며 그에 따른 약을 처방하고 차도를 살펴본 다음 다시 검사를 하자고 했다.
집에 와서 안약과 구강약을 투여하며 간병을 하고 있는데…
현재 상황에선 조금 아리까리하다. 기운은 돌아와서 이젠 잘 뛰어 다닌다. 홍채 크기도 비슷하고 탁한 것도 없다. 그래서 다시 검사를 받았을 때 이제 괜찮은 것 같다며 닷새치 약을 처방받았다. 하지만 여전히 종종 오른쪽 눈을 제대로 못 뜰 때가 있다. 이게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아닌 거 같기도 하다. 계속 불안과 안심 사이에서 흔들리고 있다. 일단은 괜찮지만 더 지켜봐야 할 듯한 상태? 괜찮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