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는 몸이다

비염이 터지고 나면 온 몸이 아프다. 하루 종일 코를 훌쩍이고 맑은 코를 계속 풀고 또 어떻게든 비염이 진정되길 바라면서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으면 에너지 소모가 크다. 그래서 비염이 터진 날은 다른 날보다 좀 잘 챙겨먹으려고 한다. 잘 챙겨 먹는 것과 별개로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계속 코를 풀고 난 다음이면 코와 그 주변이 헌다. 하지만 이것만이 후유증이 아니다. 뼈마디가 쑤시고 뒷목 혹은 목 뒷덜미 부위는 그냥 아프다. 뭐라고 표현하면 좋을까? 아무려나 그냥 아프다. 두통은 당연하다. 얼굴 부위의 통증으로 끝나지 않는다. 온 몸의 뼈마디가 쑤시고 근육이 풀리면서 아프기도 하다. 온 종일 긴장하고 또 신경을 잔뜩 세운 상태니 어쩔 수 없는 것인가. 그러니 비염은 상당한 졸음 혹은 피곤을 동반하고 훌쩍거릴 때도 비염이 어느 정도 진정될 때도 졸린다. 꾸벅꾸벅.

비염이 터지고 나면 코는 몸의 일부지만 또한 몸 자체란 느낌을 어떤 사실처럼 깨닫는다. 어떻게 보면 그저 맑은 콧물이 줄줄 흐르고 때때로 재채기를 연달아 할 뿐인 증상이다. 하지만 비염이 지속될 수록 몸의 다른 부위는 점점 코로 집중된다. 코에 내 몸이 있고 내 코가 내 몸이다. 콧물 하나에 온 신경을 다 쏟아야 하고, 콧물 하나에 온 근육을 다 동원에서 어떻게든 견디려고 애써야 한다. 코가 몸이다. 내 몸이 내 코에 있다.

귀가

대체공휴일도 있고 해서 좀 길게 부산에 다녀왔다.

부산에선 대체로 무난하게 지냈다. 뇌수술을 하면 몇 년 간 성격이 변한다고 했다. 화를 잘 내는 성격으로 변한다는 얘기를 들었고, 특히나 별일 아닌데 버럭 화를 내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본인도 모르게 그렇게 된다고. 그래서 걱정을 좀 했는데 정반대로 바뀌었다. 그 동안 화를 내거나 집요하게 말씀하시던 이슈를 대충 말하곤 그냥 넘어가고 있다. 오호… 물론 여전히 결혼을 요구하지만(어머니, 저도 이제 나이가 많이 들었어요. 물론 이른바 ‘결혼 적령기’도 높아지고 있다는 게 함정이지만 -_-;; ) 예전만큼 집요하거나 그렇진 않다. 이렇게 몇 년 버티면 뭐라도 되겠지. 아무려나 예전보다는 좀 더 편한 느낌이라서 그냥 어머니와 두런두런 얘기도 나누면서 시간을 보냈다.

그리고 집으로 돌아왔더니… (…) 고양이판이었다..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좀 심하다 싶은 그런 고양이판이었다. 바람만 있을 때의 두 배가 아니라 바람만 있을 때의 네 배 수준인 듯. 하긴, 바람만 있을 땐 청소하고 몇 시간은 그럭저럭 깔끔했는데 보리가 오고 나서 청소하고 10분이면 청소하기 전 상태로 돌아가지. 우후후. 발랄하고 활달한 고양이 같으니라고. ;ㅅ;

그나저나 왜 자꾸 트래픽초과가 나오지?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