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리 근육통

살면서 처음인데 허리에 근육통이 생겼습니다. 의사 말로는 좀 많이 뭉쳤다고.. ;;; 그리고 E느님에게 엄청난 은혜를 입는 동시에 혼나고 있습니다. 크크크.
경과는..
수요일 점심 때 식당에서 밥을 먹는데 갑자기 허리가 아프더라고요. 책상다리로 음식을 먹는 곳인데 자세가 문제인가, 뭐가 문제인가 하며 그냥 조금 아픈가 했는데 조금만 움직여도 통증이 상당하더라고요. 헐.. 일단 식사를 다 하고 일어났는데.. 일어났는데 일어나기도 힘들고 걷기도 힘들어. 이게 뭐야. 암튼 식상에서 시간을 좀 보내며 통증이 좀 가라앉길 기대했지만 불가능. 일단 밖으로 나왔는데 어찌된 게 걸을 때마다 통증으로 허리가 지릿지릿하면서 걷기도 힘들더라고요. 결국 E의 제안으로 급한대로 근처 약국에서 파스를 붙이고, 저의 가방 중 하나를 E가 대신 든 상태로 멀지 않은 카페로 이동했습니다. 그 와중에도 친절한 E느님은 저에게 별사탕을 사주었지요. 우후후. 달달한 별사탕, 좋아.
진통제와 파스를 붙여서 좀 괜찮아지는 것 같았는데 어이하여 시간이 지나니 걸을 때마다 느끼던 통증은 좀 줄었지만 여전히 통증이 심해서 다음날 병원에 가기로 결정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E가 저의 무거우 가방을 대신 들어주고 이것저것 챙겨주느라 엄청 고생했지요. 고맙고 미안해라. 그리고 제가 늘 쓸데 없이 짐을 무겁게 해서 다닌다고 엄청 혼났습니다. ㅠㅠㅠ
목요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도저히 알바를 갈 상황이 아니라 하루 빠지는 것으로 급 협상. 그리고 간신히 씻고 E를 만나 집 근처 정형외과에 갔습니다. 엑스레이 찍고 이것저것 본 다음 의시가 말하길 근육통이라고. 허리 근육이 엄청 뭉친 상태라고 하더라고요. 오호.. 몇 가지 이유가 떠오르지만 무시하는 것으로… 의사가 “평소 운동을 안 하죠?”라고 물어서, 자랑스럽게 “네, 안 해요! 히히” 했는데 표정이 안 좋으네요. 왜지… 암튼 주사를 맞고 구강약을 처방받고 물리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만약 물리치료로 차도가 없으면 DNA재생인가 뭔가 하는 주사를 맞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었고요. 끙. 그건 의료보험이 적용되지 않는 항목이라 비싼데. -_-;; 암튼 40분 가량 물리치료를 받고 E의 도움을 받아 집으로 귀가. 그리고 계속 누워있었습니다. 눕는 게 가장 편한 상황.
오늘부터는 알바를 가야 하고, 당분간 물리치료를 받기로 했습니다. E의 조언에 따라 가방의 짐을 줄이기로 했고요. (퀴어락에 개인 노트북을 하나 마련해둬야 하나…) 그리고 당분간 알바를 제외한 모든 일정은 취소하는 것으로, 아니 취소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하하. ㅠㅠㅠ
+
그나저나 물리치료를 할 때 안마매트를 사용했는데, 오오 좋더라고요. 운동하긴 귀찮으니 안마매트를 구매해서 사용하면 편할까 했는데 E에게 혼났습니다. ㅠㅠㅠ
++
갑자기 돈 깨지는 소리가 들리네요. 냐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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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리치료를 할 때 안마매트로 마사지를 받을 때 그냥 누워만 있어야 하는데, 그 순간이 꽤나 좋아요. 일부러 폰이나 책을 안 챙겨서 그냥 멍 때렸는데 멍 때리며 망상하는 시간이 생겨서 기뻤달까요. 비싸지만 않으면 물리치료 계속 하고 싶다. ;;;;;;;;

고양이, 소비

바람과 보리가 으르릉 거리면서 놀고 있다. 바람은 발라당 드러눕고 보리는 그 위를 공략하지만 바람이 그렇게 만만한 고양이는 아니지. 열심히 놀고 있는 둘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어떤 집사는 자신의 만족보다 고양이의 즉각적 만족에 더 관심이 많고 이를 경유해서 자신을 만족시키는데 관심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자신의 만족으로 고양이를 즐겁게 한다는 소리다. 즉, 새로운 사료, 새로운 모래, 새로운 장난감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구매하는 찰나는 집사의 만족이자 욕망의 실현이다. 구매 이후는 고양이의 만족과 욕망에 따른다. 고양이가 만족하길 바라는 집사의 욕망이 소비를 야기한다. 그럼 고양이를 만족시키지 않는, 고양이를 애호하는 집사의 만족을 위해 어느 정도 비용을 지출하고 싶어할까? 고양이를 위해서라면 적잖은 비용도 과감하게 지출한다.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고양이 사료와 모래부터 구매하고 남은 돈으로 집사의 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야기는 유명하고 또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럼 집사의 고양이를 애호하는 마음을 위한 지불은 어느 정도일까. 글쎄, 생각해보면 의외로 낮다는 걸 깨닫는다. 적어도 내가 알아온 주변의 반응이지 보편적인 건 아니라 막연한 판단이지만, 대충은 그런 듯하다. 고양이에게 직접적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선 소비를 잘 안 하는 편인 것 같기도 한 태도. 그렇다면 어느 지점을 건드려야 할까. 어느 지점을 건드려야 소비를 할까.

이런 이상한 소리를 끄적거리는 건 이유가 있지만(지인의 고민이라거나 나의 출판 계획이라거나) 그냥 문득 궁금하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리고 이 애정은 왜 이렇게 많은 돈울 요구할까(돈이 들지 않는 애정이 어디에 있겠느냐만)… 그냥 문득 궁금했다.

부산행 + 집에 비글이 있어…

지난 주말, 2박3일로 부산에 갔다 왔다. 방학도 했고 6월에 못 가기도 해서 며칠 다녀왔다.
전에 없이 머리카락이 길었는데, 어머니께서 별 말씀 없으셨다. 왜지? 평소라면 한 마디 할 텐데 어쩐지 그냥 넘어갔다. 오호라.. 다음에도 비슷하게 시도해볼까?
가서 일만하다가 왔다. 원래 그럴 계획이었지만 계획에 없는 일도 잔뜩 했다. 그 중 하나는 실내자전거를 조립하는 일이었는데, 완성하고 나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은근 끌린달까. 하지만 내가 직접 구매하는 일은 없겠지. 내가 무슨 운동이라고. 크크크. 운동은 숨쉬기 운동, 평소 이동할 때 하는 걷기 운동이면 충분합니다. 후후.
뭔가 재밌는 것도 발견했는데.. 시중에 파는 열무김치는 물김치건 빨간김치건 상관없이 젓갈이 들어간다. 그래서 어머니가 가끔 물김치를 주실 때마다 젓갈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곤 했다. 그때마다 물김치에 무슨 젓갈이 들어가냐는 반응이었다. 알고 보니 어머니나 어머니 주변 사람들에겐 물김치에 젓갈을 넣는다는 상상력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무척 신기한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김장김치엔 젓갈을 반드시 넣지만 물김치엔 일절 안 넣는다는 게 나는 신기했다.
암튼 일도 하고 좀 쉬기도 하면서 귀가했는데, 문을 여는 순간 중얼거렸다. 이 집에 비글이 생겼어. -_-;; 바람 혼자 있을 땐 상상도 못 했던 그런 난장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5개월도 안 된 보리에겐 그러니까 비글의 기미가 농후에. 얼른 중성화수술이나 해야겠다. 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