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소비

바람과 보리가 으르릉 거리면서 놀고 있다. 바람은 발라당 드러눕고 보리는 그 위를 공략하지만 바람이 그렇게 만만한 고양이는 아니지. 열심히 놀고 있는 둘의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며 어떤 집사는 자신의 만족보다 고양이의 즉각적 만족에 더 관심이 많고 이를 경유해서 자신을 만족시키는데 관심이 많다는 점을 깨달았다. 그러니까 자신의 만족으로 고양이를 즐겁게 한다는 소리다. 즉, 새로운 사료, 새로운 모래, 새로운 장난감을 끊임없이 시도한다. 구매하는 찰나는 집사의 만족이자 욕망의 실현이다. 구매 이후는 고양이의 만족과 욕망에 따른다. 고양이가 만족하길 바라는 집사의 욕망이 소비를 야기한다. 그럼 고양이를 만족시키지 않는, 고양이를 애호하는 집사의 만족을 위해 어느 정도 비용을 지출하고 싶어할까? 고양이를 위해서라면 적잖은 비용도 과감하게 지출한다. 통장에 돈이 들어오면 고양이 사료와 모래부터 구매하고 남은 돈으로 집사의 생계를 유지한다는 이야기는 유명하고 또 어느 정도 사실이다. 그럼 집사의 고양이를 애호하는 마음을 위한 지불은 어느 정도일까. 글쎄, 생각해보면 의외로 낮다는 걸 깨닫는다. 적어도 내가 알아온 주변의 반응이지 보편적인 건 아니라 막연한 판단이지만, 대충은 그런 듯하다. 고양이에게 직접적 이득이 돌아가지 않는 상황에선 소비를 잘 안 하는 편인 것 같기도 한 태도. 그렇다면 어느 지점을 건드려야 할까. 어느 지점을 건드려야 소비를 할까.

이런 이상한 소리를 끄적거리는 건 이유가 있지만(지인의 고민이라거나 나의 출판 계획이라거나) 그냥 문득 궁금하다. 무슨 이유에서일까. 그리고 이 애정은 왜 이렇게 많은 돈울 요구할까(돈이 들지 않는 애정이 어디에 있겠느냐만)… 그냥 문득 궁금했다.

부산행 + 집에 비글이 있어…

지난 주말, 2박3일로 부산에 갔다 왔다. 방학도 했고 6월에 못 가기도 해서 며칠 다녀왔다.
전에 없이 머리카락이 길었는데, 어머니께서 별 말씀 없으셨다. 왜지? 평소라면 한 마디 할 텐데 어쩐지 그냥 넘어갔다. 오호라.. 다음에도 비슷하게 시도해볼까?
가서 일만하다가 왔다. 원래 그럴 계획이었지만 계획에 없는 일도 잔뜩 했다. 그 중 하나는 실내자전거를 조립하는 일이었는데, 완성하고 나니 생각보다 괜찮았다. 은근 끌린달까. 하지만 내가 직접 구매하는 일은 없겠지. 내가 무슨 운동이라고. 크크크. 운동은 숨쉬기 운동, 평소 이동할 때 하는 걷기 운동이면 충분합니다. 후후.
뭔가 재밌는 것도 발견했는데.. 시중에 파는 열무김치는 물김치건 빨간김치건 상관없이 젓갈이 들어간다. 그래서 어머니가 가끔 물김치를 주실 때마다 젓갈이 들어갔는지 확인하곤 했다. 그때마다 물김치에 무슨 젓갈이 들어가냐는 반응이었다. 알고 보니 어머니나 어머니 주변 사람들에겐 물김치에 젓갈을 넣는다는 상상력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무척 신기한 일이란 반응을 보였다. 김장김치엔 젓갈을 반드시 넣지만 물김치엔 일절 안 넣는다는 게 나는 신기했다.
암튼 일도 하고 좀 쉬기도 하면서 귀가했는데, 문을 여는 순간 중얼거렸다. 이 집에 비글이 생겼어. -_-;; 바람 혼자 있을 땐 상상도 못 했던 그런 난장판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다. 아직 5개월도 안 된 보리에겐 그러니까 비글의 기미가 농후에. 얼른 중성화수술이나 해야겠다. 킁.

비염약, 자가 임상실험: 씨잘, 슈다페드, 옴나리스 나잘스프레이

비염인 분들은 알겠지만 몸에 잘 듣는 약을 찾기가 참 어렵다. 남들 다 잘 듣는다는데 내가 사용하면 효과가 없을 때가 많다. 더군다나 약을 잘못 고르면 엄청 졸린데다 비염은 진정될 기미를 안 보여서 고생만 할 때도 종종 있다. 나 역시 이 모든 과정을 거쳤고 최근에야 내게 잘 듣는 약을 찾았다. 그것은 코감S. 세리티진 5mg과 슈도에페드린 120mg이 들어있는 이 약은 일반의약품에서 처방전이 있어야만 구매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으로 바뀌었다. ;ㅅ; 그나마 다행이라면 내 몸에 확실하게 효과가 있는 성분을 찾았다는 점이다.

얼마전 처방전을 받으러 병원에 갔다. 의사는 슈도에페드린이 몸에 많이 안 좋으니 다른 약을 권했다. 일단 세리티진 5mg의 씨잘과 슈도에페드린 60mg의 슈다페드. 그리고 옴나리스 나잘스프레이.

코에 직접 분사하는 스프레이가 몸에 가장 덜 해로우니 가급적 스프레이를 사용하라고 의사는 권했다. 코의 염증을 직접 진정시킨다면서(이것은 내 기억에 따른 각색이지 정확한 표현은 아닐 수도 있다). 약을 구매한 약국에선, 개봉하면 4개월 안에 사용해야 하고, 한 번 사용하면 한 달 꾸준히 사용하고 중단했다가 다시 사용하면 한 달 꾸준히 사용하라고 했다. 최근 비염이 좀 약해진 것인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아침마다 스프레이를 뿌리고 있는데 죽염을 통한 코세척보다 괜찮은 듯하다. 얼추 3년 가까이 죽염 희석액으로 코세척을 하고 있는데 과거보단 덜 하지만 비염이 터지면 별 수 없다. 더구나 비염의 계절엔 속수무책이다. 아무려나 스프레이는 비염 증상이 발동하기 전에 뿌리면 어느 정도 효과가 있다. 이제까진 비염 증상만 보이면 약을 먹었는데, 비염이 그리 심하지 않을 때면 스프레이 정도로 해결할 수 있을 듯하니 이것도 나름 괜찮다.

슈다페드는 슈도에페드린이 포함된 약을 내가 원해서 처방받았다. 다만 120mg은 많다는 의사의 판단에 따라 60mg로 받았고, 한 번에 두 알을 먹기보다 가급적 하루 한 알, 두 알을 먹어야 한다면 두 번에 나눠 먹길 권했다. 며칠 전 비염 증상이 심해질 것 같아서 한 알 먹었고, 코감S보다는 좀 약한 듯하지만 그래도 비염을 진정시켰으니 코감S 대체제로 괜찮은 듯하다. 물론 난 여전히 코감S를 원하지만…;;;

씨잘 역시 실험할 일이 있었다. 스프레이 정도로 괜찮을 듯해서 버티다가 비염이 상대적으로 심해져서 씨잘을 먹었다. (두 약을 따로 먹는 건 슈도에페드린을 지양하고 다른 성분에도 효과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세리티진이 내게 효과가 있는가를 테스트하는 작업인데, 음.. 조금 애매하다.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닌데 있다고 할 수도 없다. 슈다페드나 코감S는 비염을 확실히 잡았다. 코감S의 경우, 심지어 비염이 이미 터진 상황에서도 약을 먹고 한두 시간을 버티면 비염이 잡혔다. 내가 코감S에 반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이제까지 먹은 비염약 중 비염이 이미 터진 상황에선 다 무효했다. 약을 아무리 먹어도 소용이 없었다(전설의 콘택600은 효과가 있었던 듯.. 크크크. 하지만 사람을 거의 코마 상태로 내모는 이 약이 비염을 못 잡는 게 더 이상할 듯, 근데 나 한땐 이 약을 한 번에 두세 알을 먹고 그랬는데.. 후후). 그런데 코감S만이 비염이 이미 심하게 터진 상황에서도 효과를 발휘했다. 오오, 대단해. 비염을 못 잡은 경우가 단 한 번 있는데 펙소페나딘 120mg의 알레그라 120mg을 먹어도 아무런 효과가 없어서 코감S를 먹었을 때였다. 내게 알레그라 혹은 펙소페나딘은 별 효과가 없음을 확인한 순간. 암튼 씨잘은 비염을 어느 정도 잡긴 했는데 뭔가 계속 콧물은 났다. 심하지 않고 좀 미약했지만, 미약해도 신경은 쓰이는 법. 결국 스프레이를 한 번 더 뿌리고 나서야 어느 정도 잡혔다.

자가 임상 실험(?)을 통해 확인한 바,
내가 원하는 약: 코감S
나와 의사가 협의할 수 있는 한계치: 슈다페드
의사가 권할 법한 약: 스프레이+씨잘
코감S 60mg이 나왔는지 찾아볼까?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