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담 이것저것: 바람, 보리 고양이 / 입이 쓰다

며칠 전엔 우바람, 좌보리로 잠에서 깨어났다. 오오, 이것은 집사의 로망!
이것이 우연일지 지속될지는 좀 더 지켜보기로 하고, 아무려나 때론 폭주하고 때론 잠만 자는 보리 고양이는, 사람의 음식을 엄청 탐하는 보리는 발랄하게 잘 지내고 있다. 너무 발랄해서 때론 당혹스럽고, 때론 엄청 귀엽달까. 으흐흐.
바람과 보리의 관계는 아직 관망 중.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아닌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애매하다. 뭐, 어쨌거나 서로의 존재는 (부정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인식하고 있는 듯하니 어떻게 되겠지.
몸 상태가 묘한데. 얼추 한 달 전부터 저녁이면 속이 쓰리다. 위가 약한 편이어서 매실액 희석한 걸 물처럼 마시는데 그래도 저녁이면 속이 좀 쓰리다. 그리고 얼추 보름 혹은 그 전부터 입에서 쓴맛이 난다. 입에서 쓴맛이 나는 경우를 찾아보니 피곤함이 일정 정도를 넘어서거나 역류성 위염이라고 하는데 어느 쪽일진 모르는 것. 나는 일단 피곤함이 일정 정도를 넘어서라고 판단하기로 했다. 요즘 계속 피곤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고 있으니. 그나저나 내가 인지 못 하는 수준에서, 정말 많이 피곤했는가보다.
그래도 시간은 흐른다. 시간은 흐른다. 이것이 버틸 수 있는 힘이기도 하고 아니기도 한데, 요즘은 힘이다.

부산행

부산에 갈 때마다 듣는 말이 있다. 살이 지난 번보다 더 빠졌다, 큰일이다. 글쎄, 나는 잘 모르겠다. 살이 빠졌는지 어떤지. 나의 체감에 살이 빠진 것 같지는 않다. 그냥 몸무게는 대충 비슷한 것 같은데도 그런 말을 듣는다. 물론 집에 체중계가 없어서 정확한 몸무게는 나도 모른다. 대충 비슷하겠거니 하면서 얼추 20년 가까이 비슷한 몸무게겠거니 하며 지낼 뿐이다.
부산에 갔다가 다음날 아침 알바에 출근하기 위해선 첫 기차를 타야 하는 건 아니지만 5시 30분 기차는 타야 한다. 그래야 안전하게 알바하는 곳에 출근할 수 있다. 5시 30분 기차를 타기 위해선 3시 30분엔 일어나야 한다. 당연하지 않은가. 씻고 이것저것 준비하고 차를 타고 기차역까지 가는 시간을 고려하면 최소 두 시간 전엔 일어나서 준비를 해야 한다. 3시 30분이란 시간은 평소엔 결코 일어나지 않는 시간이다. 새벽, 고양이가 우다다 혹은 야아아아아아아옹 하는 일이 생기지 않는다면 일어날 일도 없다. 하지만 일어나야 하고, 차를 놓치면 큰일일 땐 또 절로 일어난다. 알람 소리에 몸이 벌떡. 물론 요즘은 많이 피곤하니 약간의 뒤척임도 있다. 어쩌겠는가. 살다보면 내가 원하지 않을 때 원하지 않은 일정을 치뤄야 하는 날도 있으니까.
피곤하지만, 사실 이렇게 새벽 기차를 타고 오가는 일을 하면 그 주는 주말까지 계속 피로와 졸엄에 시달린다. 그리고 적응은 안 된다. 그래도 어쩌겠는가. 이렇게 살다보면 다른 날도 있을 테니까.
무엇보다 밑반찬 몇 개 얻었으니 다 괜찮다. 으흐흐. ;;;

바람과 보리, 두 고양이의 일주일

이제 얼추 일주일 지난 바람과 보리의 관계는 애매합니다.
이를 테면 어제 저녁 바람과 보리는 얼결인지 얼굴을 부비부비하며 뽀뽀를 했습니다. 하지만 곧 뭔가 어색한지 서로에게서 떨어졌죠. 보리는 간혹 바람의 엉덩이 냄새를 킁킁 맡을 때가 있고, 바람에게 하악하며 앞발로 공격하려 할 때가 있습니다. 바람은 보리가 곁에 오면 하악하지만, 어떤 순간엔 하악하다가 바람의 냄새를 킁킁 맡을 때가 있습니다. 그러니 둘의 관계는 오락가락.
하지만 정말 재밌는 것은, 밤에 잘 때가 아니라면 같이 있을 수 있는 거리가 가까워졌다는 점입니다. 구플에 사진과 움짤을 공유했으니 확인할 수 있겠지만 초기만 해도(사실 지금도 초기지만) 둘이 저 정도 거리에 있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었습니다. 훨씬 먼 거리에서도 하악을 시전했죠. 하지만 지금은 직접 부딪히지 않는 이상, 그리고 매우 가까이 서로 마주보는 상황이 아니라면 그냥 무시하는 수준입니다. 다행이지요.
보리의 행동을 보면, 보리는 바람과 놀고 싶고 바람의 그루밍을 받고 싶어 하는 느낌입니다. 바람의 행동을 보면, 바람은 보리가 귀여운 것 같고 하는 짓이 걱정은 되지만 아직 그렇게 가까이 있고 싶지는 않은 느낌입니다. 바람의 입장에서, 영역 동물인 고양이의 입장으로 추정한다면, 보리는 바람의 영역에 침입한 존재니 그럴 수밖에 없겠지요. 아무려나 조금씩 안정감을 찾는 것도 같으니 다행입니다. 물론 아직 더 지나야 알 수 있지만요.
그나저나 어쩐지 제가 없으면 둘이 애정애정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그냥 이건 저의 망상이자 바람이자 추정. 근거는 없습니다.
+
가급적 매일 보리(와 때때로 바람)의 사진을 구글플러스에 올리고 있으니 사진이 궁금한 분은 참고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