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분투냐 크런치뱅 리눅스냐: 오래된 노트북을 활용하기

오래된, 무척 오래되었지만 화면은 꽤 넓은 노트북이 생겼다. 윈도우가 설치되어 있었지만 혹시나 해서 윈도우7을 설치했다. 제대로 작동만 하면 막 사용하기에 무난하니까. 그런데 몇 가지 드라이버를 못 잡는지 제대로 작동을 안 한다(이를 테면 무선 인터넷을 못 잡는다). 그래서 그냥 리눅스민트 xfce를 설치했다. 기본적인 것은 다 잘 작동한다. 하지만 노트북 자체 메모리가 512MB여서 그 자체로 좀 버벅거리긴 했다. 여기에 크롬 웹브라우저를 설치했는데, 가벼운 웹서핑엔 별 무리가 없다. 그럼에도 적당한 수준에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어서 메모리를 업그레이드 했다. 최대 1GB로 올리고 싶었는데, 워낙 구형이라 맞는 제품을 찾다보니 768MB로 업그레이드!
메모리 업그레이드를 하고 웹브라우저를 사용하면 큰 문제는 없는데, 구글 드라이브의 문서도구로 글을 쓰면 지연현상이 나타났다. 키보드에 글자를 입력하면 잠깐 아무런 반응이 없다가 화면에 글자가 뒤늦게 나타나는 현상 말이다. 가끔 사용할 노트북이라 큰 문제가 안 될 수도 있겠지만, 이게 은근히 그리고 상당히 거슬리는 문제다. 여기서 또 다른 해결 방안은 메모리 추가 업그레이드일까? 아니다. 애당초 이 노트북은 2-3년만 더 사용할 수 있어도 충분하기 때문에(지금 폐기해도 이상할 것 없기도 하고) 하드웨어 업그레이드 많은 돈을 들일 이유는 없다. 그럼 그냥 사용할까? 불편한데 그냥 사용할 이유가 없잖아.
그리하여 오랜 만에 더 가벼운 리눅스로, 어떤 걸 설치하면 좋을까 혼자서 신나게 상상하고 있다. 그러니까 리눅스는 저사양 노트북이나 컴퓨터가 있을 때 본격, 그 재미가 있는 것인가 싶기도 하다. 리눅스를 처음 사용할 때도, 늘 버벅거리고 전원 켜고 한~~~~~~~~~~참 지나야 바탕화면이 나오는 데스크탑을 조금이라도 가볍게 사용하려고 설치했으니까. 그 당시, 정말 다양한 리눅스를 설치하고 지우기를 반복했다. 물론 이번엔 루분투(Lubuntu)나 크런치뱅 리눅스(CrunchBang Linux) 둘 중 하나를 선택하겠지. 크런치뱅이 상당히 끌리지만 이런 저런 걸 감안하면 결국 루분투가 무난하겠지? 이 기회에 둘 다 설치해서 사용해볼까? 이히히.
아무려나 뭔가 신나게 놀 수 있는 꺼리가 생겼다. 키득키득.

김치

2013년 12월 즈음이었나, 러빙헛에서 김치를 구매했다. 러빙헛 자체(라고 추정하는) 김치는 맛있는 편이 아닌데, 다른 곳에서 담은 김치를 판매대행한다고 해서 구매했다. 그 김치가 상당히 맛있었다. 채식김치가 이렇게 맛있을 수 있음을 알았고, 러빙헛 신촌점의 김치가 별로란 걸 깨달았다. 그래서 그 김치를 몇 번 더 사먹었다. 그리고 지금은 국물만 남았는데 그 국물도 맛나서 라면 끓일 때 같이 넣고 끓이면 맛이 일품이다. 츄릎…(김치 국물로 끓인 라면 먹고 싶다.)
몇 번을 더 사먹었지만 양이 많지 않아서 상당히 아껴 먹었고, 얼마전 결국 다 먹었다. 그러면서 가장 아쉬웠던 게 맛난 김치로 만드는 음식이었다. 김치전, 김치찌개 같은 것들. 김치의 양이 넉넉해야 만들어 먹을 수 있고 김치가 맛있어야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음식인데, 양이 부족해서 아쉬웠다. 뭐, 이거야 그러려니 하는데 문제는 요즘 김치찌개가 상당히 끌린달까. 어쩐지 따끈하게 맛난 김치찌개를 먹으면 좋겠는데 그걸 파는 곳이 없다. 러빙헛 계의 김밥천국인 신촌점에도 김치찌개는 안 팔고, 러빙헛 계의 전문식당인 티엔당점에도 김치찌개는 없다. 신촌점에서 제공하는 김치로는 맛난 김치찌개를 만들기 힘들 테니 그럴 수 있고, 티엔당점은 밑반찬으로도 김치를 제공하지 않는 곳이라 어쩔 수 없긴 하다. 아무려나 몇 년 만에 다시 김치찌개를 먹고 싶어서 아쉬워하고 있다.
그나저나 어째서 나는 어떤 시기엔 김치찌개가 유난히 끌리는 걸까. 김치찌개와 관련해서 기억할 만한 사건도 없는데, 어느 순간 김치찌개가 유난히 끌릴 때가 있다. 그래서 열심히 검색하지만 검색으로는 비건 김치찌개를 파는 곳을 찾을 수가 없다. 비건 김치찌개를 파는 곳이 있다면 매일은 아니어도 상당히 자주 갈 텐데, 아쉽네.

Man vs. Wild 베어그릴스

약간의 심리적 여유가 생겨서, E가 관심이 많은 베어그릴스(Man vs. Wild)를 몇 편 봤다. 경기버스를 타면 단편적 모습만 볼 수 있어서 어떤 내용인지 궁금하기도 했다. 그래서 국내 방영분 몇 편을 머리 식히고 싶을 때 조금씩 봤는데… 아아, 나는 결코 저런 삶을 살고 싶지 않지만 그래도 언젠가 한 번 정도는 저런 경험을 해봐도 재밌지 않을까라는 다소 진부한 감상.
그러니까 이를 테면 물뱀을 잡아서 이빨로 머리를 떼어 낸 후 꿈틀거리는 몸을 날로 야금야금 먹고 난 다음, 아침을 먹었으니 걷겠다고 한다거나. 고목을 해체하며 벌레를 찾다가 안 나오니까 밥을 먹는데 실패했다고 말한다거나. 죽은 동물의 몸에서 기어다니는 구더기를 보며 좋은 단백질이라고 먹는다거나. 이미 아는 사람은 알고 있는 그런 내용을 아무렇지 않게 하지만 떠들고 싶은 감정으로 봤다.
그런데 이 프로그램의 가장 큰 특징은 카메라촬영인을 가장 많이 의식하도록 한다는 점이다. 어떤 의미에선 그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주인공과 동일한 환경을 다닌다는 점에서 더 대단하기도 하다. 때론 더 고생이기도 하고. 그래서 베어그릴스보다 카메라촬영인이 더 대단하고 카메라를 가장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다.
카메라촬영인을 가장 분명하게 인식할 수 있지만, 그럼에도 주인공은 베어그릴스일 수밖에 없다는 느낌도 든다. 이유는 단 하나. 이 프로그램은 방송이고, 어떤 상황에서도 마구마구 떠들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테면 그 어떤 상황에서도 속사포처럼 얘기하는 노홍철처럼. 흐흐흐. 베어그릴스 역시 밤에 자다 말고 일어나 셀프 카멜라를 켜고 떠드는 식으로 현재 상황을 적절히 설명하고 긴장감을 줄 말을 끊임없이 한다. 방송이란 측면에선 이것이 중요하다. 베어그릴스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사람이 왜 없겠는가. 많지는 않아도 분명 여럿일 테다. 하지만 그 모든 상황에서도 방송을 위해 적절한 대화를 칠 수 있는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이것이 카메라촬영인과 베어그릴스의 차이가 아닐까 싶다.
그리하여 베어그릴스는 생존 방식을 알려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하겠지만, 방송의 역할이나 방송 구조를 알려주는 프로그램이기도 하다.
아무려나 꽤나 재밌다. 어릴 땐 늘 집을 나가서 떠도는 상상을 하며 살았기에, 그 시절의 상상을 자극하기도 해서 흥미롭기도 하고. 물론 집을 나가 떠돌아다니는 삶이 결코 편하지 않다는 것을 이제는 알기에 더 이상 그런 꿈을 꾸진 않는다. 그럼에도 언젠가 한 번 정도는 너무 위험하지 않은 상황에서 베어그릴스의 가벼운 판본으로 비슷한 경험을 해보고 싶기는 하다. 물론 몇 시간 안 지나 후회하겠지만. 흐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