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깰바사서야 혹은 껠바사서야.

이렇게 깰바사 혹은 껠바사서야 어떡하나 싶다. 너무도 껠바슨/깰바슨 인간이라, 매일 아침 나는 내가 어쩜 이렇게도 깰바슨지/껠바슨지를 탓한다. 아침마다 겪는 자학의 시간. 혹은 내 껠바슴/깰바슴이 야기하는 촉박한 삶.
주중 5일, 알바를 가는 매일 아침 5시 50분 즈음 눈을 뜬다. 이제 나는 8시 10분 즈음엔 집에서 나서야 여유롭게 지하철을 탈 수 있다. 눈을 뜨면 10분 정도 눈을 뜬 것도 감은 것도 아닌 상태로 누워 있는다. 그런 다음 자리에 앉아선 5분 정도 바람을 쓰다듬으며 골골거리는 시간을 갖는다. (각각의 시간은 알람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이제 이불에서 빠져나와 아침을 준비한다. 반찬은 이미 만들어뒀으니 경우에 따라 전자레인지에 뜨사주기만 하면 된다. 밥은 퍼서 그릇에 담거나 햇반을 데파주면 된다. 어떤 날은 라면을 끓이니 대충 그 정도 시간이 걸린다. 전자레인지가 돌아가거나 라면이끓는 동안 도시락을 대충 챙긴다(도시락 역시 얼추 준비되어 있다). 아침을 후루룩 먹고 나면 이제 전날 먹은 도시락통, 몇 개의 컵, 그리고 아침에 사용한 그릇을 설거지한다. 다만 수요일이나 목요일이면 세탁기를 돌린다. 설거지를 다 하고 나서 이제 씻는다. 샤워를 하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린다. 화장실에서 나와 ㅅㅈㅊㅇ을 하고 나면 도시락을 챙기고, 물을 챙긴다. 이제 옷을 입고 가방을 챙긴다. 수요일 혹은 목요일이라면 이 즈음 빨래를 넌다. 그리고 바람과 인사를 하고 출발한다.
아침에 많은 일을 하는 게 아니다. 밥 먹고, 설거지 하고, 경우에 따라 빨래를 하고, 샤워하고, 준비해서 나온다. 그냥 누구나 할 법한 일이다. 그런데 이걸 얼추 두 시간에 다 못 한다. 그래서 가방을 챙길 즈음이면 늘 8시 5분이거나 그 즈음이다. 제대로 나가려면 이 즈음 가방을 다 챙겼어야 한다. 그런데 이제 가방을 챙긴다. 그러니 8시 15분에야 간신히 집에서 나간다. 물론 바람과 인사하는데 2-3분은 걸린다. 이젠 정말 미친 듯이 걷는 수밖에 없다. 뛰는 건지 걷는 건지 모를 속도로 걸으면(뛰지는 않는다) 한숨 돌리고 나서 지하철을 탈 수 있다.
요즘 들어 매일 아침, 이렇게 깰바슨/껠바슨 내가 원망스럽다. 딱 5분만 더 일찍 움직여도 헥헥거리며 걷지 않을테고 그렇게 조급하지 않을테고 바람과 더 길게 인사할 수 있는데 그러지 못 하고 껠바사서/깰바사서 문제다. 계속 늦으니 마음은 조급하고 짜증도 나고 나의 껠바슴/깰바슴을 탓한다.
나는 왜 이렇게 깰바슨/껠바슨 걸까. 나는 언제까지 이렇게 살아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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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 내가 너무 껠바사서/깰바사서 문제라고 E에게 행아웃을 했더니, 이게 뭐냐고 물었다. 구글링하니 구글에도 없다. 물론 좀 더 검색하면 나오긴 한다. 하지만 이 말을 이렇게 안 쓴다니 이게 더 충격이다. 난 ‘껠바사서’/‘깰바사서’란 말을 ‘뜨사주다’, ‘데파주다’ 정도로 널리 아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어째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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깰바사와 껠바사를 병기하는 이유는 정확한 표기법을 모르겠어서..;;

구글 용량 추가에 따른 비용 정책 변경

구글 계정의 용량을 추가하는 비용이 대폭 인하되었다. 100GB 추가에 $4.99였는데 $1.99로, 1TB에 $49.99에서 $9.99로. 더 많은 선택지가 있는데 아무려나 가격 인하.
그동안 구글드라이브에 업로드할 자료가 좀 많아서 지난 달에 100GB를 추가했었다. 그리고 100GB도 부족하다 싶어서 추가로 더 구매할까 어쩔까를 고민했다. 문제는 이틀 전까지만 해도 200GB에 $9.99였고, 내게 이 선택지는 매력적이지 않았다. 그런데 이번의 변경은 딱 내가 원하는 수준이다. 아침에 일어나 가격 정책 변경 소식을 읽고선 ‘딱, 이거야!’라고 중얼거렸다.
무슨 말이냐면 소식을 듣고 별다른 망설임 없이 용량을 1TB로 변경했다는 뜻이다. 이런저런 자료를 백업하기엔 이 정도 용량이 필요하니까. 그리고 1TB도 부족할 때 즈음이면, 10TB에 $9.99로 가격 정책에 변화가 있겠지. 그나저나 내가 추가 용량을 구매하는 날이 올줄 정말 몰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