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는 근친상간금기가 가장 근원적 금기라고 주장했다. 이에 버틀러는 눙치듯 근친상간금기 이전에 동성애금기가 먼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다시 눙치듯 말하면, 동성애금기 이전에 트랜스금기가 먼저 존재한다.
[카테고리:] 몸을 타고 노는 감정들
태국 휴가 간단 메모
ㄱ
휴가 끝나고 집에 왔더니 모뎀이 고장나 있다… 금요일에 기사님이 방문한다니 얄짤없이 금요일에 휴가 내게 생겼다… ㅠㅠㅠ 어쩐지 오늘 출근하고 싶더라니…
ㄴ
한국이 아닌 나라는 고작 두 곳 가봤지만, 한국을 벗어나면 먹을 게 많다. 비건은 아닐지라도 채식인이라면 먹을 게 정말 많다. 어제 아침 귀국해서 공항의 푸드코트에서 아침 식사를 하려는데 나의 선택지는 비빔밥 뿐이었다. 그것도 별도의 요청 사항을 추가한 것으로.
태국은 어땠냐면 버거킹에 베지와퍼가 있다. 채식인이라도 먹을 수 있는 와퍼 메뉴가 있다.
태국 서브웨이엔 베지딜라이트 뿐만 아니라 베지페티도 있다.
길에서 파는 팟타이의 경우, 모든 노점이 베지터블 팟타이를 팔지는 않지만 판다면 먹을 수 있는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 사용하는 소스를 봤는데 제(齋, เจ)라는 글씨가 적혀 있었다. 제는 무오신채 비건채식을 뜻한다.
한국처럼 채식하기 어려운 나라도 드물다. 물론 내가 현지인이 아니기 때문에 이런 평가는 태국에 부당할 수도 있지만.
ㄷ
방콕과 파타야에 다녀왔더니 고속도로에서도 무단횡단을 할 수 있을 거 같다. … 하하하. 길을 건너려는데 횡단보도 표시를 찾기 어렵거나 있어도 신호등이 없는 경우가 많았다. 무엇보다 횡단보도에서 건너려고 해도 차가 무시하고 밀고 들어왔고 대부분의 사람들이 차가 적당히 밀리거나 속도를 줄인다 싶으면 건너더라. 첫 며칠은 적응하기 어려웠는데 나중엔 이것도 익숙해지더라는.. 하하.. 참고로 12차선 도로를 그냥 건너는 사람도 봤다.
처음엔 한국의 보행자신호 시스템이 좋은거구나 싶었는데 시간이 지나니 태국엔 보행자신호가 없는 상태에서의 어떤 질서 혹은 규칙이 있음이 느껴지기도 했다. 고작 며칠로 알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ㄹ.
한국의 식당이나 호텔에선, 특히나 나름 고급을 지향한다고 할 수록 직원의 젠더표현과 실천을 규제하기 마련이다. 그래서 모두가 같거나 유사한 젠더표현을 하고 있다. 방콕이나 파타야에선 꼭 그렇지는 않았다. 톰보이 스타일로 서빙을 하는 등 다른 젠더표현이 공존하고 있었다.
태국은 젠더표현에 관대하다는 뜻은 아니다.
여홍을 하자가 어느 순간부터 면도를 하지 않았다. 수염 흔적이 뚜렷해질 수록 나를 집요하게 쳐다보거나 훔쳐보는 사람이 늘었다. 저 인간 도대체 뭐냐는 눈빛으로, 상투어로(그러니까 안 좋은 표현방식으로) 남녀노소 현지인 관광객 구분할 것 없이 정말 많은 사람이 나를 보았다. 어떤 꼬마는 숙덕거리기도 했다.
개개인이 복잡다단한 젠더표현을 잘 받아들이느냐와 채용에 문제가 없느냐는 다른 문제다. 그리고 적어도 채용에 있어 이원젠더규범에 부합하지 않은 방식도 가능하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모든 곳이 이렇지는 않을 것이다).
ㅁ.
한국이 안 더운 건 아닌데 태국 갔다왔더니 한국이 덜 더운 느낌이다. 참고로 발에 선크림 안 발랐다가 화상입었다. 하하하.
태국에선 꼭 전신으로 선크림 바르고 양산 꼭 쓰세요. ㅠㅠㅠ
태국
태국 병원은, 대형병원이어서 그렇겠지만 정말 크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