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남자도 여자도 아닌 히즈라 Neither Man Nor Woman: The Hijras of India
저자: 세레나 난다 Serena Nanda /김경학 옮김
발행처: 서울: 한계레신문사
발행일: 1998년 09월 04일
교보의 책 소개(출처는
여기):
여장을 하고 여성처럼 행동하는 남성들로 구성된 인도의 종교적 색채를 띤 공동체인 히즈라를 설명한 책. 4명의 히즈라의 인생사를 소개하여 히즈라 집단에 가 입하게 된 동기, 집단의 사회와 문화적 규범과 가족관계 등을 문화인류학적 관점에서 조명했다.
#루인의 설명
대개 “여성”과 “남성”이 전부가 아니라는 설명을 할 때, 주로 드는 예(!)가 트랜스/젠더, 사방지, 간성(흔히 “양성구유”란 표현을 쓰는데 상당히 문제가 많은 표현이다), 인도의 히즈라 등이다. 이들 존재는 젠더 다양성을 위한 도구로서 환원하는 지식의 수단이지만 그렇다고 기존의 설명 방식 자체를 바꾸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이 자리엔 없겠지만 동성애 문제도 있죠”란 말처럼 자신의 지식을 자랑하기 위해 끌어들이지만 언제나 자신의 주변엔 없는 “저 멀리 어딘가”에 있는 존재들이다.
물론 “그들”은 당신 바로 옆에 있다.
이 책은 바로 이런 지식의 도구로 주로 소환하는 히즈라에 대해 쓴 인류학적 보고서이다. 물론 저자 역시 히즈라들을 대상화하는 경향에 불편함을 안겨준다. 그런 점에서 저자의 말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위험하다고느낀다.
더 심각한 문제는 바로 이 책을 분류한 루인의 방식. 루인은 이 책을 “트랜스”로 분류했지만 이 책을 이런 식으로 분류할 수는 없다. 히즈라는 엄연히 트랜스/젠더와 다르다. 트랜스 자체가 미국 등의 서구에서 발생한 의미이고 한국에서 트랜스를 소비하는 이미지 또한 다른데 히즈라를 트랜스로 분류한다는 건, 폭력적인 만행이다. 그렇다고 젠더나 퀴어(이반)로 분류하기도 애매에서 ‘임시적 분류’란 측면에서 그냥 두기로 한다. 하지만 분명한 점은 다양한 젠더 정체성의 하나로 상상할 순 있어도 히즈라를 트랜스/젠더로 환원해서 설명해선 안 된다는 점.
이런 점을 유의한다면, 이 책은 또 다른 상상력을 줄 수도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