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입하기

개입할수록 취약해진다. 루인이 아는 모두에게 동일한 정도로 개입하는 것은 아니지만, 개입하고 있는 상대의 감정, 상황 하나하나에 예민해지고 민감하게 반응해서, 상대의 고통을 루인의 고통으로 반응하고 상대의 고통의 원인이 루인 때문이라고 인식한다.

아는 사람이, 친구라고 부르는 사람이 적은 이유가 이 때문인지도 모른다. 말은 하지 않지만 상대의 상황과 접하면 아픔이 전혀 져서 그 고민을 루인이 하기 때문이다.

“쿨~”하고 싶어 안달하기도 한다. 쿨하고 싶기도 하다. 하지만, 개입하고 더 많은 상처에 더 민감하게 노출된다는 것. 결국 이것이 살아가는 힘이다.

[네 멋대로 써라]

저자: 데릭 젠슨
옮긴이: 김정훈
출판사: 삼인
가격: 12,000원
루인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 서평을 쓰고자 하는 건 아니니 간단한 느낌을 쓰자면:

근대국민교육제도가 다른 행복을 차단하고 획일화된 노예를 찍어내는 제도임을 비판하면서 그런 교육이 글쓰기 또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책 홍보 리본에 “선생님, 선생님, 난 이걸 할 때는 괴로워요.” “그럼, 그걸 하지 말려무나.”라고 적혀 있는데 이 대화 내용이 책 내용을 함축한다. 덧붙이면 책의 영어 제목이 [물 위로 걷기Walking On Water]인데, 물 위를 걷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정말 불가능 한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자기 믿음, 일전에 루인이 쓴 벼룩과 코끼리 이야기처럼 하기도 전에 “난 할 수 없을 거야”란 믿음이 불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고 싶은 것으로 즐겁고 행복한 글쓰기를 지향하는데, 어떤 글을 쓰다가 고통스러우면 쓰지 말고 그 글이 즐거울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리라고 말한다. 개인은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가 있기에 뭔가를 가르칠 필요 없이 개개인의 언어를 끄집어 낼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한다면 누구나 멋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교육(education)이란 단어 자체가 끌어내다(e-ducere)란 산파의 언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글쓰기 수업 강사임에도 글쓰기 수업 시간에 숨바꼭질을 한다거나 금기시 하는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읽으면서 익숙한 세계관(조한혜정 선생님의 [글 읽기와 삶 읽기]를 떠올렸다)이면서도 갈증을 해결하는 내용이 많이 좋았다.

“정열, 사랑, 미움, 두려움, 희망. 가장 좋은 글쓰기는 이런 원천들에서 솟아 나와요. 삶 자체가 이런 원천들에서 나오죠.” (p.19)

“누가 나한테 말해줬더라면 좋았을 셋째 얘기는, 난 그렇게 겁쟁이가 아니니까 앞으로 밀고 나아가고, 다른 사람들은 꺼지라고 요구하라는 겁니다.” (p.60)

핵심은, ―힘주어 말하건대― 그들을 딴죽 거는 사람으로 바꿔놓고는 서로서로 주장들을 찢어발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앞뒤가 안 맞고 약한 지점들을 상냥하게 함께 찾아내고, 생각을 넓혀 앞뒤 안 맞는 구석을 건둥그리도록 돕고, 생각을 갈고 닦아 허술함을 깎아내도록 돕는 것이다.
진짜 핵심은, 늘 그렇듯, 재밌게 즐기는 것이다. (p.138)

“(…) 우리는 실제로는 관계와 경험들로 짠 망입니다. 나는, 내가 여태까지 겪은 모든 일, 내가 들이마신 모든 숨, 내가 여태까지 한 모든 말, 내가 여태까지 먹은 모든 음식 한 조각 한 조각과 더불어, 바로 지금 교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로지름입니다. 난 전혀 어떤 이 아닙니다. 나는 과정입니다. 아니 심지어 그것조차 아닙니다. 우리 언어로는 나를 기술할 수 없는데요. 문장은 명사와 동사를 요구하게 마련이니까요. 자, 봐요. 번갯불이 번쩍하고 칩니다. 그러나 번갯불은 뭡니까? 번갯불이 따로 있다가 번쩍하고 치는 그런 건 아니죠. 그것은 번쩍하는 어떤 과정입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p.212)

※저자의 글도 재밌지만 번역도 성실해서 괜찮다.

클래식 설치하고 사라진 두 편의 글

그러니까, 두 편을 글을 썼다. 태터툴즈 클래식을 설치했다가 스킨 문제로 다시 0.961로 바꿨다는 글과 “다시: MBTI와 별자리”란 글, 이렇게 두 편. 두 번째 글을 쓰고 나서 클래식 버전과 관련한 글에 리플이 두 개 있었고 그 분들의 말에 따라 어떻게 했고 스킨도 다시 올렸다. 그러고 난 결과, 클래식 버전과 스킨은 잘 호환하는데.

그 두 편의 글이 없어졌다.ㅠ_ㅠ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이냐. 어떻게 된 거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잉잉. 뭔가 백업하라고 나와 있던데 그거였나. 흑. 컴맹임을 탓할 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