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멋대로 써라]

저자: 데릭 젠슨
옮긴이: 김정훈
출판사: 삼인
가격: 12,000원
루인이 좋아하는 선생님이 추천해준 책. 서평을 쓰고자 하는 건 아니니 간단한 느낌을 쓰자면:

근대국민교육제도가 다른 행복을 차단하고 획일화된 노예를 찍어내는 제도임을 비판하면서 그런 교육이 글쓰기 또한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말한다. 책 홍보 리본에 “선생님, 선생님, 난 이걸 할 때는 괴로워요.” “그럼, 그걸 하지 말려무나.”라고 적혀 있는데 이 대화 내용이 책 내용을 함축한다. 덧붙이면 책의 영어 제목이 [물 위로 걷기Walking On Water]인데, 물 위를 걷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정말 불가능 한 것이 아니라 불가능하다는 자기 믿음, 일전에 루인이 쓴 벼룩과 코끼리 이야기처럼 하기도 전에 “난 할 수 없을 거야”란 믿음이 불가능하도록 만든다는 것이다. 저자는 하고 싶은 것으로 즐겁고 행복한 글쓰기를 지향하는데, 어떤 글을 쓰다가 고통스러우면 쓰지 말고 그 글이 즐거울 수 있을 때 까지 기다리라고 말한다. 개인은 누구나 자기만의 언어가 있기에 뭔가를 가르칠 필요 없이 개개인의 언어를 끄집어 낼 수 있는 환경만 제공한다면 누구나 멋진 글을 쓸 수 있다는 것. 교육(education)이란 단어 자체가 끌어내다(e-ducere)란 산파의 언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그렇기에 글쓰기 수업 강사임에도 글쓰기 수업 시간에 숨바꼭질을 한다거나 금기시 하는 언어를 사용하기도 한다.

읽으면서 익숙한 세계관(조한혜정 선생님의 [글 읽기와 삶 읽기]를 떠올렸다)이면서도 갈증을 해결하는 내용이 많이 좋았다.

“정열, 사랑, 미움, 두려움, 희망. 가장 좋은 글쓰기는 이런 원천들에서 솟아 나와요. 삶 자체가 이런 원천들에서 나오죠.” (p.19)

“누가 나한테 말해줬더라면 좋았을 셋째 얘기는, 난 그렇게 겁쟁이가 아니니까 앞으로 밀고 나아가고, 다른 사람들은 꺼지라고 요구하라는 겁니다.” (p.60)

핵심은, ―힘주어 말하건대― 그들을 딴죽 거는 사람으로 바꿔놓고는 서로서로 주장들을 찢어발기도록 하는 게 아니라, 앞뒤가 안 맞고 약한 지점들을 상냥하게 함께 찾아내고, 생각을 넓혀 앞뒤 안 맞는 구석을 건둥그리도록 돕고, 생각을 갈고 닦아 허술함을 깎아내도록 돕는 것이다.
진짜 핵심은, 늘 그렇듯, 재밌게 즐기는 것이다. (p.138)

“(…) 우리는 실제로는 관계와 경험들로 짠 망입니다. 나는, 내가 여태까지 겪은 모든 일, 내가 들이마신 모든 숨, 내가 여태까지 한 모든 말, 내가 여태까지 먹은 모든 음식 한 조각 한 조각과 더불어, 바로 지금 교실에 있는 모든 사람들의 가로지름입니다. 난 전혀 어떤 이 아닙니다. 나는 과정입니다. 아니 심지어 그것조차 아닙니다. 우리 언어로는 나를 기술할 수 없는데요. 문장은 명사와 동사를 요구하게 마련이니까요. 자, 봐요. 번갯불이 번쩍하고 칩니다. 그러나 번갯불은 뭡니까? 번갯불이 따로 있다가 번쩍하고 치는 그런 건 아니죠. 그것은 번쩍하는 어떤 과정입니다. 나도 그렇습니다.” (p.212)

※저자의 글도 재밌지만 번역도 성실해서 괜찮다.

클래식 설치하고 사라진 두 편의 글

그러니까, 두 편을 글을 썼다. 태터툴즈 클래식을 설치했다가 스킨 문제로 다시 0.961로 바꿨다는 글과 “다시: MBTI와 별자리”란 글, 이렇게 두 편. 두 번째 글을 쓰고 나서 클래식 버전과 관련한 글에 리플이 두 개 있었고 그 분들의 말에 따라 어떻게 했고 스킨도 다시 올렸다. 그러고 난 결과, 클래식 버전과 스킨은 잘 호환하는데.

그 두 편의 글이 없어졌다.ㅠ_ㅠ 이건 또 무슨 일이란 말이냐. 어떻게 된 거냐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잉잉. 뭔가 백업하라고 나와 있던데 그거였나. 흑. 컴맹임을 탓할 밖에.

MBTI와 별자리

어제 밤, 한 블로그를 통해 MBTI를 검사할 수 있는 사이트를 발견했다(검사는 여기). 실제 MBTI 검사가 어떤 식으로 이루어지는지는 모르겠지만, 돈 주고 이렇게 간단하겐 하지 않을 것 같으니 약식인 것 같다. E-I, S-N은 별 갈등 없이 지나갔지만, T-F, J-P는 꽤나 갈등했다. 이성과 감정은 구분할 수 없다는 루인의 입장에서 T-F의 구분은 어려웠다. J-P는 상황에 따라 다른 경우가 많아 가장 하기 힘들었다. 어제 밤에 하고 오늘 다시 몇 번 했는데, J-P의 비율이 할 때 마다 차이가 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결과는 일관적으로 나왔다.

우선적으로 MBTI 결과를 (신뢰할 수 있든 아니든) 알아서 좋아하는 이유는(비공개로 3개의 글을 썼다) 그간 이를 몰랐다는 사실에 얼마간의 소외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인터넷에서 놀다보면 종종 어떤 글에서 자신의 MBTI는 뭐라고 말하는 글을 접하는데, 루인은 모른다는 이 ‘사소한’ 사실에 소외감을 느끼다니. 루인의 소심함이 드러나는 순간이랄까. 큭큭.

서핑을 하며 찾은 곳에서 결과에 대한 설명을 읽으며 가장 먼저 느낀 점은 별자리로 읽는 성격과 많이 닮았구나, 였다. 12가지로 읽는 별자리 말고 48가지로 읽는 별자리(궁금한 분은 여기). 여기에 태양의 별자리 뿐 아니라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의 별자리까지 총 6개(원래는 총 10개: 태양, 달, 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 천왕성, 해왕성, 명왕성을 다 하지만 토성부터는 알 수가 없어서)를 통해 조합하는 성격이 MBTI와 비슷하다.

그것은 호기심과 언어 때문이다. MBTI도 별자리도 루인을 설명하는 키워드는 풍부한 호기심과 사적인 언어를 직조하는 능력으로 나온다. (마찬가지의 공통점으로 일을 잔뜩 벌이고선 마무리를 못한다는 점이랄까.)

풍부한 호기심은 한때 거의 모든 영역이 루인의 흥미영역이었다는 사실이 이를 반증한다. 도서관 10진 분류표로 모든 분류의 책을 가지고 있거나 읽었으니까-_-;; 역설적으로 그만큼 앎이 얇다는 뜻이다. 쿠헹. 낯선 곳엘 가면 아무도 흥미를 안 가지는 그런 곳/것에 혼자 흥미를 가지고 놀고 있기도 한다. 어릴 땐, 두부를 콕콕 찔러서 결국 팔 수 없게 된 두부를 집에서 다 사야 했다던가, 조개나 홍합에게 장난치다가 물려서 동네 떠나가라 울었다던가 하는 (루인은 기억하지 못하는) 일화들이 있다.

언어도 그렇다. 사적인 언어 혹은 언어의 직조는 [Run To 루인]에서도 잘 나타나는 편이다(라고 루인은 착각 한다;;). 다른 사람들과는 다른 식의 의미를 부여해서 쓴다든가 루인만 알 법한 ‘이상’한 언어를 만들어 쓴다던가. 몸언어로 쓸 수 있다면 그에 따른 고통은 쾌락이라고 느끼니까. 일전에 수업 시간에 페미니즘 ‘전위’ 예술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를 본 후, 감상으로 발랄하다고 말했다가, 수업 분위기가 싸~해졌던 기억이 있다. 루인은 발랄하다를 몸을 자극하는 흥미로움이 있다, 쾌감을 유발한다는 의미로 사용하는데, 그 수업을 들은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가 보다, 했다.

이런 키워드 말고도 많은 설명들이 닮아 있었다. 내밀한 편이다, 집(루인에겐 玄牝)에 머물며 지내길 좋아한다, 분위기에 예민하다, 모든 상황을 감각하기에 자기 일처럼 상처받는다, 자뻑기질이 있다, 등등.

재밌다. 이런 걸 좋아하니까. 헤헤.

[#M_ +.. | -.. |과연 루인의 MBTI와 별자리는 뭘까~요? 흐흐흐._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