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나빠져도..

듣는 사람은 그냥 가볍게 듣겠지만 나로선 좀 심각한 고민 중 하나가 기억력이다. 갈 수록 기억력이 약해지고 대명사 중심으로 기억이 나질 않는다. 예전엔 손쉽게 기억하던 것이 기억나지 않고 한참을 헤맨다. 바로 직전에 기억하고 말하려는 순간 기억이 나지 않기도 한다. 비염으로 잠을 제대로 못 잔 효과라고 주장하고 싶지만 나이가 들어서 생긴 현상이기도 할 것이다. 무슨 이유건 기억력이 예전과 같지 않아 신경이 많이 쓰인다. 그냥 ‘기억이 안 나네?’ 정도가 아니라 ‘이래서 괜찮을까?’ 수준이다
하지만 오늘 도서관에 다녀오다가 문득, ‘그래 기억력이 좀 나빠지면 어때’라고 중얼거렸다. 기억력이 나쁘다면 이제 사고라는 것, 생각이라는 것을 배우고 그것을 하려고 애쓰면 되지 않겠는가. 그래 생각한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려나 그런 걸 배워볼 필요는 있으니까. 하지만 지금까지 그랬듯 내가 느끼는 걸 어떻게든 밀어붙이고 싶다. 느낌으로 글을 써왔듯 그렇게.
아무려나 기억력이 나빠져도 괜찮아. 뭐, 어떻게 되겠지.

부담스럽지만 즐거운 시간

그 사람이 퀴어건 아니건 상관없이 절대 다수가 어떤 퀴어 행위를 범죄거나 그에 준하는 문제라고 인식할 때, 해당 이슈를 적극 사유하는 글을 쓰기란 참 부담스럽다. 해당 이슈를 적극 사유할 뿐만 아니라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글을 쓰기란 더 부담스럽다. 가벼운 예를 들면, 퀴어 범죄자 이슈, 퀴어와 정신병 이슈 같은 게 그렇다. 물론 이 이슈는 그나마 가벼운 축에 속한다. 아직은 말 할 수 없는, 12월 즈음에나 공개할 수 있는 이슈는 정말 말하기 부담스럽다. 그렇다고 부담을 갖느냐면 딱히 그렇지는 않다. 부담스러워하진 않지만 어떤 형태로건 곤란한 느낌이 드는 건 사실이다.
조금 다른 이야기지만 한국 정치인에게 ‘국민 대통합’은 왜 그렇게 자주 인용되는 구절일까? 그리고 이 수사는 왜 적잖은 사람을 유혹할까? 정말 끔찍한 논의인데 왜 이런 수사가 여전히 의미 있는 가치로 통용될까? 슬퍼야 할 이유가 없지만 슬픈 건, 이런 분위기가 LGBT/퀴어 커뮤니티 혹은 사람들 사이에서도 종종 통용된다는 점이다. 동성결혼 이슈에서 비판적 목소리를 적대하는 분위기와 같은 방식으로. 혹은 어떤 이슈에 확 몰려가는 어떤 분위기처럼.
아무려나 즐거우면서 부담스러운 시간이다.

심란한데 기억나지 않는 꿈

요즘 심란한 꿈을 꾸고 있다. 꿈을 꿀 땐 생생하고 심란한데 깨고 나면 기억이 안 난다. 관련 이야기를 하려고 해도 할 수가 없다. 꿈을 잘 안 꾸는 편이라, 더 정확하게는 내가 꿈을 꾸고 있음을 인지하는 그런 꿈은 잘 안 꾸는 편이라 요즘 계속해서 꿈을 꾸는 상황이 낯설다. 뭐, 이것도 적응하면 그냥 지나가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