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희준 군 입대 단상

문희준이 현역 입대한다는 기사를 보며, 기사도 기사거니와 리플들이 상당히 흥미롭다.

인기 ‘남성’ 연예인이 군 입대 한다는 사실이 기사거리가 될 수 있는 사회라는 것과 그 기사의 리플들이 대체로 호의적이라는 사실은 한국이기 때문에 가능하지 않을까. 역설적으로 ‘남성’연예인들(비단 연예인뿐이랴)이 군대에 얼마나 가기 싫어하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면서 군대에 입대한다는 것과 면제 받거나 ‘기피’하는 것에 어떤 감정을 가지는지 여실히 드러난다.

한땐 문희준 관련 기사엔 리플 자체를 달 수 없게 했던 적도 있었다. 인신공격 수준을 넘어서는 악성리플이 너무도 많았기에 포털사이트 측에서 취한 궁여지책이었으리라. 하지만 문희준이 현역 입대한다는 기사에 달린 리플들은 유승준과 비교하며 상당히 호의적이고 심지어 ‘지지’ 한다.

[#M_ 잠깐!! | 계속~ | 악플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 악플의 대부분은 소위 “빠순이”라고 불리는 ‘여성’팬들을 향해있다. 그리고 이 현상이 더 ‘흥미’롭다. 악플러들의 공격 방향이 사실상 문희준이 아니라 문희준의 팬들에게 향해 있다는 것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아마 예전에 있었던, 외국인 영어 학원 강사 “사건”때 보여준 리플들과 같은 맥락이겠지. 피해의식 말야._M#]

입대한다는 사실에 억울해하면서도 자랑하는 이중적인 감정은 남성연대 통과의례라는 점에서의 자부심과 “신의 아들”에 대한 열등감, 억울함, 그리고 피해의식이 뒤섞여 있는 감정일 테지. (이렇게 ‘단순화’ 하는 이유는 군대 내 성폭력/구타 문제와 이 문제는 섬세한 결을 따라 구분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군대 내 성폭력/구타 문제는 국가나 국방부 같은 곳 혹은 구타 당사자/제도에게 문제제기할 지점들이지 비’남성’에게 징징거리며 보살펴달라고 할 문제가 아니다.) 인기 ‘남성’연예인이 군입대하는 것이 커다란 기사거리가 될 수 있는 것은 군대에 간다는 것이 ‘손해’라는 지점을 강조함(그것이 특권임을 비가시화 시킴)과 동시에 그 만큼 국방의 의무가 신성함을 다시 한 번 강조하기 위해서겠지. 리플을 통해 드러나는 것도 이런 지점들이다. 군대가 얼마나 힘든지 다시 한 번 상기하고 문희준도 이제 군대에 가니 “어른이 되었다”는 ‘남성’연대의 확인. 그리하여 누구도 군대 제도가 가지는 폭력성과 군 입대 자체를 문제제기 할 수 없고 병역기피와 양심적 병역 거부가 같은 것으로 환원된다.

이런 지점들이 결국 군대 없는 나라를 상상할 수 없게 한다. 24시간 전시 상태를 시뮬레이션하고 있기에 군대는 영원한 성역이고 군 입대 여부를 통해서만이 발화권리/시민권을 획득할 수 있는 나라.

권인숙씨가 쓴 최근의 책 제목이 떠오른다. “대한민국은 군대다.”

지름신이란 허상(혹은 폭력)

공간/사물과 자신과의 관계에 관한 글을 읽다가 어째서 지름신이란 단어가 그렇게 불편하고 쓰기 싫었는지 깨달았다.

무언가를 구매한다는 것은 그것을 소유한다는 의미일까, 새로운 관계에 들어간다는 의미일까. 루인이 살고 있는 집을 玄牝이라 이름을 붙이고 부르는 것, 사용하는 컴퓨터에 나스타샤란 닉을 붙여 부르는 일 등은 흔히 사물이라고 부르는 ‘소유’물이 아니라 루인과 관계를 맺으며(상호작용하며) 함께 살아가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공간이라는 존재, 항상 만나는 ‘물건’들은 무미건조한 고정물이 아니라 항상 루인과 관계 속에서 상호작용하며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키워드 “玄牝”을 설명하는 내용으로 “몸이 아프면 먼지가 쌓인다”도 그런 의미이다.

지름신이란 말은, 소비자본주의적 행동을 어쩔 수 없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태도로 다가온다. 그리하여 구매하는 물건을 관계 맺는 대상이 아니라 소유물로 여기는 관점을 내포하고, 바로 그것이 불편하다.

물론 사람마다 공간이나 ‘물건’과 관계 맺기 방식은 다르겠지만, 지름신이란 용어가 불편한 건 소비가 단순히 일순간의 행위가 아니라 그 행위를 전후해 고민과 긴장이 발생하고 소비를 통해 새로운 환경/몸/관계에 들어가기 때문이다.